은행·보험·카드 주요 금융사 기후 대응 차원 … ESG경영 강조해야 투자받기 유리
신한라이프 친환경, KB손보 물건 재사용, 악사손보 탄소중립 플랜 수립 등 적극적 행보

[금융경제신문=장인성 기자] 국내 주요 금융사들이 ESG경영에 집중하는 가운데 특히 친환경 중심의 경영 및 사업 전략이 중점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게다가 사회전반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ESG경영 중 탄소중립으로 나아가고 있어 관심 모아지고 있다.

◇ 보험사 경영전반 ESG 트렌드로 잡아 … 봉사활동도 나서며 ESG경영 강조하기도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ESG경영을 굵직한 자산운용사마다 요구하면서 이를 주요 경영과제로 선택한 보험사들이 등장 중이다. 특히 당장 큰 변화를 주기 어려울 경우 봉사활동이나 캠페인을 통해서라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 오렌지라이프와 신한생명이 통합한 신한라이프는 사회‧환경을 우선시 하는 신한금융그룹 기조에 맞춰 지난 2019년 확보한 국제표준화기구(ISO) 환경 경영 체제 최고 수준에 해당하는 ISO 14001를 먼저 획득해 모든 업무에 환경을 고려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특히 그룹사의 탄소 중립 목표를 위해 제로 카본 드라이브 추진하고 ESG 투자 집행 관련 가이드라인도 마련해 태양광 등 친환경 분야와 사회책임투자(SRI) 펀드 분야에 투자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KB손해보험은 지난 2019년부터 매년 5월 KB희망바자회를 개최하며 자원 재사용을 독려하고 있으며 농협생명은 ESG 애쓰자 캠페인의 일환으로 임직원들에게 환경부 주관의 탄소포인트제 참여 방법을 소개하며 전기‧상수도‧도시가스 등 에너지 사용량을 줄일 것을 독려하고 있다.

악사손해보험은 오는 2025년까지 탄소 발자국 20% 절감 목표를 세우고 자체적인 ESG 플랜을 운영 중이며 올해 환경의 날을 맞아 밀알복지재단이 운영하는 장애인 일터인 굿윌스토어와 협업해 자원 재순환 기부 캠페인을 시행했다.

악사의 경우 ESG경영이 민감한 외국계 대형보험사라는 점에서 아예 그룹사 차원으로 사회공헌 주간을 만들기도 했다. 일명 ‘AXA Week for Good’ 활동으로 500여명의 임직원이 ▲반려나무 기부 캠페인 ▲비대면 플로깅 동참 등 생활 속 탄소저감 활동에 나서고 있다.

◇ 주요 시중은행 탄소 배출 절감 위한 노력 … 카드사 친환경 소비 독려 혜택 넣어놔

해당 활동은 연기금 중 하나인 보험사 뿐 아니라 주요 시중은행들도 적극 나서고 있다. 아예 탄소 배출을 줄이는 징검다리 역할을 자처한 것이다.

하나은행은 올 초 은행권 최초로 1000억원 규모의 그린론(친환경 사업 한정 대출)을 주선했고 KB국민은행은 4월 KB 그린 웨이브(Green Wave) ESG 우수 기업 대출을 우리은행은 한국환경산업기술원과 손잡고 ESG 우수 기업을 위한 금융 상품을 출시했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기업의 온실가스, 오염 물질 배출량, 환경 인증 실적 등을 평가해 제공하는 기업의 환경성 평가 등급을 토대로 대출 금리와 수수료 우대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카드업계는 ESG 관련 상품을 출시하며 카드 사용자들의 친환경 소비를 독려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KB국민카드에서 내놓은 KB국민 그린 웨이브(Green Wave) 1.5℃ 카드는 전기·수소차 충전소 이용, 업사이클 제품 구입 등 탄소 배출 저감을 위한 친환경 소비 시 포인트 적립 혜택을 주기로 했다.

신한카드의 딥 에코 카드의 경우 사용자가 적립한 에코 기부 포인트와 카드사의 기부금을 활용해 도심 내 건강한 공원을 만들어가는 지속가능 ESG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며 이밖에도 카드업계 최초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친환경 소재 카드 플레이트를 도입할 예정이다.

다만 이 같은 금융권의 ESG경영에 대해서 보여주기식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캠페인 면면을 살펴보면 이걸 굳이 ESG라고 볼법한 활동이 있는가 하는 의구심이 들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체투자에서 주요 역할을 하는 기관투자자라는 점에서 수익을 어떻게 하냐는 반발도 있다.

그러나 세계 자산운용사들의 주요 투자방향이 정해지면서 국내 금융사들도 외면하기 어려워졌고 국내는 탄소중립 사회로 나아가겠다는 정책 기조에 맞출 수밖에 없어 보다 적극적인 행동을 사회나 국제 투자자들이 요구하기 시작했다.

더욱이 그동안 금융사들의 획일화 된 성금 전달 등 사회공헌활동이 빤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위해 미래 세대를 위한 지속가능한 사회 구축으로 뜻을 모아 활동이 다양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렇다 보니 기업 자체 혁신을 통해 탄소중립을 목적으로 한 금융 사업을 확장하거나, 저탄소 사회를 위한 임직원 캠페인을 수립하는 등 비즈니스는 물론 탄소중립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는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이에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ESG경영이 보여주기 혹은 가식적으로 보일 순 있지만 사회 변화를 주기 위한 작은 실천”이라며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익숙해지면 탄소중립이라는 국가적 비전을 달성할 수 있어 전 금융사들 방향도 같아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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