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상황에 따른 시장 민감도 높아져 시장 변동성 술렁일 듯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뉴시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뉴시스)

[금융경제신문=이지현 기자]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로 미국 증시가 급락함과 동시에 국내증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일제히 급락했다. 다우존스 지수는 3.12% 내렸고 S&P500은 3.56%, 나스닥은 4.99% 급락했다. 이 여파로 코스피는 1%대 하락 출발했고, 코스닥 역시 약세를 기록 중이다. ​

이날 오전 9시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1.69포인트(1.18%) 내린 2645.88에 출발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일제히 하락하고 있고, 코스닥 시장에서는 외국인이 홀로 155억 원 사들이는 반면 개인과 기관이 각각 81억 원 순매도하고 있다.

앞서 미연방준비제도(Fed)는 4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5월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0.5%포인트(50bp)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금리인상 폭은 2000년 5월 이후 처음으로 빅스텝 인상 단행을 한 것이다. 이번 결정에 따라 미국의 연방기금 금리 목표 범위는 0.75%에서 1%로 조정될 예정이다.

또한 이번 금리 인상이 다음 두 차례 회의에서 추가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부담 요인 완화시 바닥권에 있는 심리의 영향으로 빠른 반등이 출현할 가능성은 있다"며 "결국 펀더멘털에 대한 기대가 훼손돼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변동성의 심화로 귀결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문제는 연준의 말이 아니라, 핵심은 연준의 낙관적 전망이 실제 현실화될지 여부”라며 “FOMC 하루 만에 시장금리가 재차 급등한 데는 ‘시장 예상보다 완화적인 스탠스로 정말 인플레이션을 잡아낼 수 있을까?’하는 시장의 의구심 반영이며, 현재 연준이 처한 딜레마는 하드랜딩 가능성 부정 및 시장 예상보다 다소 매파적인 긴축을 통해 기대인플레이션을 통제해야하는, 달성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안전 자산 선호 심리 속에 6.20원 오른 1272.70원에 거래되고 있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선진국 전략 담당은 “최근 자산 가격 흐름으로 볼 때, 당분간은 유동성 환경이 악화되는지, 특히 악영향이 크레딧 시장과 자금시장으로 확산되는지 살필 필요가 있다”며 “다만 이러한 위험이 시장 전반의 충격으로 번지지 않는다면 달러 강세는 미국 우위의 환경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불가피”… 기재부 점검회의

기재부는 6일 거시경제금융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미국 FOMC가 기준금리를 0.5%p 올리겠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글로벌 금융시장 동향과 우리 경제·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점검하고 향후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이번 회의에서 이억원 2차관은 거시경제금융 점검회의에서 최근 글로벌 금융·외환시장의 동조성이 매우 높아졌으며, 이에 우리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불가피하게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지금까지 우리 시장의 영향이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 특히 두드러지는 상황은 아니며,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여건)과 대외 신인도, 대외 충격에 대한 대응 능력 등이 견조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미 기준금리 격차…미 연준, 0.5%P 인상 (도표=뉴시스)
한미 기준금리 격차…미 연준, 0.5%P 인상 (도표=뉴시스)

이런 판단에는 금융시장의 주요 지표가 주요국과 유사한 수준이고, 주가는 주요국과 비교해서도 밸류에이션(가치평가) 부담이 낮은 상황인 점, 역대 최고 수준의 국가신용등급, 충분한 외환보유액, 견고한 외채건전성 등을 근거로 들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모든 경제 변수 중에 지속성을 갖는 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라며 "경제성장률 같은 거시경제 변수는 천천히 올라가고 빨리 떨어지는 비대칭성을 갖는데, 인플레이션은 대칭성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한 "미국 인플레이션을 최상의 시나리오로 가정해도 내년 하반기"라며 "우리나라도 인플레이션이 4.8%라서 빅스텝을 해서라도 인플레이션을 잡는 수밖에 없다. 최소한으로 잡아도 내년 하반기까지 고난의 행군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지난달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1.5%로 올린 데 이어 추가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예상된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오는 26일 금융통화위원회가 예정돼 있다.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 공급망 차질 등의 영향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4.8% 뛰었다. 2008년 10월(4.8%) 이후 13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한 위원은 "지난 8월 이후 세차례에 걸친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통화정책은 여전히 완화적인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올 들어 시장금리가 크게 상승하면서 금융 상황의 완화 정도는 축소됐지만 실질기준 금리는 지난해 평균보다 낮아지면서 중립금리 수준을 상당 폭 하회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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