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부동산, 서울보다 10배 이상 공부해야”

[금융경제신문=민경미 기자] 다이어트를 하려면 운동화 끈을 묶고 밖으로 나가 걷기라도 해야 하듯 부동산 시장을 공부하기 위해선 집을 사봐야 한다. 하지만 부동산을 사려면 재산의 상당부분을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두렵다. 혹시나 내가 집을 사고 부동산이 떨어지는 것은 아닌지 망설여질 수밖에 없다. 부동산 시장은 장기적으로 봤을 땐 우상향이지만 지역에 따라 편차가 있어왔다. 어떻게 해야 할지 갈팡질팡하면서 벤치에만 앉아 있다 경기가 끝날 수도 있다.

대한민국 최고의 입지 전문가 ‘빠숑’ 김학열 스마트튜브 소장이 최근 ‘김학렬의 부동산 투자 절대 원칙’을 출간했다. 수십 년간 부동산 수요 조사를 해왔던 김 소장에게 혼란스러운 지금의 부동산 시장의 향방에 대해 물었다. 그가 말하는 부동산의 기본 원칙은 무엇인지 들어보자.

<다음은 김학렬 소장과의 일문일답>

Q. 부동산 전문가들 중에 해마다 책을 출간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부지런하게 사는 비결이 있다면?

할 줄 아는 게 글 쓰고 연구하는 것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투자를 하고 다른 사업들을 많이 하는데 저는 매일 아침에 일어나면 글 쓰고 책 읽는 게 일이다. 글 쓰는 게 다른 사람들보단 조금 더 적성이 맞았던 것 같다. 미라클 모닝을 실천할 수 있었던 비결은 일찍 자면 된다. 그리고 술을 마시지 못한다.

조용한 데서 글 쓰는 걸 좋아하는데 새벽에 쓰기 좋다. 새벽에 일어나서 글을 쓸려다 보니까 일찍 자게 됐고 그 루틴이 40년 된 것 같다.

Q. '김학렬의 부동산투자절대원칙' 책에서 기본에 충실하라고 강조했는데, 부동산에서의 기본은 무엇인가?

부동산을 체크하거나 평가할 수 있는 요인들이 굉장히 많다. 시장, 정책, 상품가격, 그 안에 있는 사람들 등 여러 가지 요인들이 있을 텐데 부동산은 입지가 제일 중요하다. 또한 입지 안에 누가 살고 있는지 이 두 가지만 파악한다고 하더라도 여러분들이 궁금해 할 부동산의 대부분의 의문이 풀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Q. 짧은 시간 동안 집값이 많이 올라 2030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많이 느끼고 있다. 2030에게 부동산에 대해 조언해준다면?

2030은 종자돈을 모으는 것부터 시작해야 될 것 같다. 직장생활 하는 제일 좋은 이유 중의 하나가 생활비가 나오고 경제력도 나오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전업투자를 할 수는 없다. 무조건 고정적인 수입을 만들어야 한다.

종자돈으로 만드는 과정들을 병행하면서 투자를 병행해야 시너지가 나지, 투자만 해서는 안 된다. 돈이 없었기 때문에, 직업이 없었기 때문에 부동산 투자를 했다는 말은 거짓말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김학렬 소장 (사진=스마트튜브 제공)
김학렬 소장 (사진=스마트튜브 제공)

Q. 요즘 서울수도권 시세가 높으니까 2030에게 지방 갭투자를 하라고 조언하는 부동산 전문가들이 많이 늘었다. 2030들이 지방 갭투자를 하는 게 나을까? 아니면 청약에 도전하는 게 좋을까?

정답이 있는 건 아니다. 지방 갭투자를 추천하는 이들도 이유가 있을 것이다. 무조건 하라는 것은 아니었을 것이고, 공부를 하라고 조언해줬을 것 같다. 서울은 지금 제대로 공부를 하더라도 돈이 많이 필요하다. ‘상대적으로 경제력이 좀 부족한 2030들은 소액투자가 가능한 지역부터 시작하라’는 것이 골자일 것 같다. 

문제는 저렴한 지역들은 살 것은 많지만 가격이 안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어떤 집들이 올라갈 가능성이 높은지는 확률게임이기 때문에 그것들을 찾고 공부하는 것이 바로 부동산 공부가 아닐까 싶다.

청약이 좋은지 지방 갭투자가 좋은지는 사람마다 다르다. 예를 들어서 난 서울을 노리고 있다면 돈이 좀 있고, 청약가점이 높아야 된다. 2030 중에서 서울의 인기 있는 아파트에 청약으로 당첨될 가능성은 추첨제가 아닌 이상 제로다.

가끔씩 미계약분이 나오는 것은 해도 된다. 하지만 생각하는 것들보다 아주 좋진 않을 것 같다. 미분양이 났다는 것은 비싸거나 입지가 나쁘거나 둘 중 하나였을 것이다. 그런데 서울은 시간이 지나면 오르긴 한다.

당첨이 되는 순간 10억‧20억 로또가 되는 강남구나 서초구 같은 좋은 지역을 기대하면 안 된다. 2030은 재건축 재개발을 하라고 제가 5년 전에 추천을 드렸었는데 지금은 안 된다. 더 비싸기 때문이다. 한남 뉴타운 프리미엄이 30평대 당첨되려면 25억원이다. 이게 원가가 아니라 원가가 있고 지분가격이 있고 거기에 25억을 더 줘야지 살 수 있다. 노량진 뉴타운 프리미엄이 15억원이다.

그래서 지금은 (사람들이) 완전히 극 초기 구역으로 갔다. 극 초기 구역은 아직 구역 지정이 안 됐기 때문에 취소될 수도 있다. 재개발의 경우, 아직까지 구역지정이 안됐다고 하는 것은 무엇인가 문제가 있는 것들이다. 그런데 그런 지역 중에서도 한두 건 성공 사례가 나오니까 그 성공사례만 보고 들어간 사람들이 있다.

결론은 입지가 좋고 가격이 비싼 곳들은 가격이 비싼 것 자체가 리스크가 없다는 얘기다. 내가 돈이 없으면 리스크를 질 수밖에 없다. 지방 갭투자나 청약을 해도 되는데 청약은 서울은 불가능하니까 경기도나 인천을 하고, 경기도나 인천도 여력이 안 된다면 지방 청약 물건을 봐야 한다.

지방은 수요가 서울과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적다. 10배 이상 차이날 것이다. 지방 부동산 공부를 서울 부동산보다 10배 이상 해야 하는 이유는 리스크를 낮추기 위해서다. 돈이 없는 대신 공부를 해야 되는 것이다. 그런데 그 과정을 생략하고 “지방 갭투자해라, 지방청약해라”는 아닌 것 같다.

서울 같은 경우는 아무 데나 던져도 대충 맞는다. 꽝이 없다. 본전을 찾을 수 있는데 지방은 던지면 대부분 꽝이다. 10%에 대한 과녁에다가 꽂을 수 있을 정도로 공부를 해야지 지방 가라고 말하고 싶다.

공부만 해서는 안 되고 적당히 의사결정을 하면 그냥 들어가라. 공부하면 되는지 안 되는지 알게 된다. 주저하지 말고 들어라.

Q. 무주택자뿐만 아니라 유주택자들도 지금 시장이 거품인지 실수요인지 판단하기 힘들다. 거품인지 판단하려면 무슨 공부부터 시작해야 하나?

‘김학렬의 부동산 투자 절대 원칙’에도 잘 나와 있다. 투자자들은 싸다는 인식이 들어 있어야 산다. 실수요자들은 비싸도 산다. 기본적으로 부동산 공부 입지‧가격‧상품공부가 돼 있다는 조건에서다. 이게 싼지 비싼지에 대해서 ‘절대 가격이 높다, 낮다’의 차원이 아니다.

예를 들어서 지금 서초구 반포동에 3.3m²가 5000만원이면 싼 것이다. 그런데 경기도 연천군이 3.3m²가 800만원이라면 비싼 것이다. 서초구 5000만원이 싼 것이고, 연천은 800만원이 비싼 것인데 거꾸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800만원이 싼 거니까 들어가야지”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제가 말씀드리는 ‘싸다 비싸다’의 기준이 이것이다.

2021년도에 분양했던 상품 중에서 래미안원베일리가 있었다. 분양가가 5600만원이었다. 당시 사람들이 비싸다고 했다. 그 사람들은 부동산 공부가 전혀 안 된 것이다. 5600만원이 비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실거주자냐 투자자냐를 따지기 전에 공부가 안 된 사람들이다.

그 지역 시세를 봐야 한다. 옆에 있는 아크로리버파크 보다 래미안원베일리가 월등히 좋은 상품이다. 아크로리버파크가 3.3m²당 1억3000만원이다. 래미안원베일리의 분양가가 반값도 안 된다. 원베일리를 3.3m²당 5600만원에 산 사람들은 투자자일 가능성이 높다. 가격을 알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크로리버파크를 지금 46억6000만원에 산 사람들은 실수요자다. 그만한 아파트가 없기 때문이다. 연천군에서 3.3m²당 800만원짜리 아파트가 나왔다면 실수요자는 사도된다. 그런데 투자자라면 사면 안 된다. 이 두 차이를 비교할 수 있어야 한다. 책에는 더 많은 사례들이 나와 있다.

Q. 수도권·광역시 1209개 구역 재건축 재개발 리스트를 부록으로 수록했는데 어떻게 활용하면 되나?

적은 돈으로 몸테크나 시간테크를 할 수 있다면 1단계로 가고, 조금 더 리스크가 낮고 시간이 적게 드는 게 좋다면 2단계, 3단계, 4단계로 가면 된다. 그런 아파트 단지나 구역들을 1100개를 넣어 놓은 것이다. 이 자체가 120페이지인데 이것을 가지고 강의하시는 사람들이 많기에 원성을 들을 것 같다. (웃음)

구글이나 네이버에서 검색하면 다 부분적으로 나와 있는 것을 엑셀로 정리만 한 것이다. 특별한 자료가 아니고 인터넷에 나온 자료기 때문에 부담 없이 오픈한 것이지, 저만 아는 정보가 아니다.

한 개만 아파트를 사라고 하면 래미안원베일리에 당첨될 가점이 있고 계약금을 내고 중도금을 낼 수 있는 경제력이 있다면 고민할 필요가 없다. 강남구, 서초구, 용산구 등에 있는 아파트를 사면된다. 왜냐하면 지난 5년 동안 분양가상한제를 해서 주변 아파트 시세보다 싸니까 당첨이 되는 순간 로또가 된다. 바로 팔아도 10억이 남다보니까 일단 당첨되고 본다.

그러다 보니 최근에 전국에서 서울로 이사를 온다. 서울에 있는 강남권 빼고 웬만한 지역들은 불과 5년 전만 하더라도 프리미엄이 2000만원~3000만원이었다. 그런데 지금청약이 과열되다 보니 청약에 몰려왔던 수요층들이 가점 때문에 안 된다는 걸 알고 재건축과 재개발로 갔다.

프리미엄이 계속 올라가다 보니 초기 단계로 간다. 초기 단계로 가면 갈수록 시세는 급감한다. 중요한 것은 초기 단계가 뭔 줄 알아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단계를 나눈 것이다. 최소한 5단계 안엔 들어와야 안전하다고 할 수 있다. 이 리스트는 5단계 각 구간에 들어온 리스트다.

5단계로 나눈 이유는 1단계도 아닌데도 사고 있다. 낡은 다세대 빌라가 많다고 들어가면 안 된다. 단계를 보면 가능성과 시간이 어느 정도 남았는지를 추측해볼 수 있다. 여러분들이 실패할까봐 구체적으로 다 짚어 드렸다. 여기에 안 나오는 초기 단계는 구역이 지정될지 안 될지도 알 수 없다.

Q. 지금 서울에 내 집 마련을 못한 무주택자들을 위한 조언을 해준다면?

2017년까지는 똑같은 조건이었는데 지난 5년 동안에 집을 산 사람과 사지 않은 사람들의 격차가 많이 벌어졌다. 굉장히 안타깝다. 포기하는 사람들도 많고 리스크가 많은 무리한 투자를 하는 사람들도 많다.

내 집 마련은 했으면 좋겠다. 서울에 내집 마련하기가 지금 힘들다고 하면 올해 경기도와 인천에 분양물량들이 꽤 많다. 입주 물량도 많다. 분양 물량과 입주 물량이 동시에 많다고 하는 것은 시세가 약세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 지역들을 먼저 진입하면 좋다. 입지가 좋고 새 아파트인 물건 중에서 특히 서울과 연계성이 좋은 지역들은 지금 들어가면 5년 정도 후에는 굉장히 많이 올라가 있을 거 같다. 그때 그 집을 정리하면 서울에 좀 괜찮은 구축으로 갈수 있다.

그때도 신축은 못 가지만 징검다리 전략으로 간다면 올해가 굉장히 좋은 기회다. 특히 인천은입주 물량이 지금 막 폭발하려한다. 입주물량이 많으면 새 아파트들은 가격이 안 떨어지고 구축들만 떨어진다. 그런데 더 좋은 건 새 아파트 시세도 잘 안 오른다. 그러면 사는 게 맞다. 입주장이 끝나면 올라가기 때문이다. 사면 안 되는 물건도 많긴 하다. 잘 선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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