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채권대신 대출로 선회 지원… 4대은행 2조 대출 준비

9일 서울 중구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위원장-은행장 간담회에 참석한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9일 서울 중구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위원장-은행장 간담회에 참석한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금융경제신문=신주영 기자] 채권시장 불안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회사채 발행은 막히고 기업들이 은행 대출 외에는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흥국생명 콜옵션 논란까지 덮치면서 시장 불안심리가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도 상대적으로 자금 여력이 있는 시중은행들에 대출 '동원령'을 내린 상황이다. 이에 주요 시중은행이 한국전력을 돕기에 나섰다.

지난 9일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은행장 간담회에서 은행권의 시장안정 역할 및 향후 계획, 자금조달·운용 관련 애로사항 및 해소방안 등을 논의했다. 금융시장 경색과 금리인상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예상이 커지면서 기업들이 은행을 통한 유동성 확보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보고 있다.

김 위원장은 "한국전력공사도 자금조달이 필요한데, 한전채를 채권시장에서 조달하면 서로 어려워지는 만큼 발행을 분산시키고 은행 대출 전환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한전채 발행 자제와 은행 대출 전환 권고에 금융권에서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은 최근 한전으로부터 대출 입찰 제안요청서를 받아 이를 검토하고 있다. 4대 은행은 한전에 최소 2조원 이상을 1년 만기 대출로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한전에 대출로 채권시장 안정화 시기까지  자금 조달 시간을 벌어준 뒤 이에 대한 차환 여부를 고민하겠다는 계획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4대 은행 모두 한전 대출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한전이 적자 상황이지만 공기업이라는 점에서 충분히 대출을 집행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전은 현재 막대한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정부 지원 가능성과 별개로 한전의 손익을 좌우하는 전기요금 결정 구조와 생산원가에 대한 현장 실사가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은행들은 제안서 검토 후 대출 규모 등 조건에 따라 참여 여부를 결정하고 지점을 통해 대출을 실행하게 된다.

한편, 한국은행의 '10월 금융시장 동향'은 기업들이 은행 대출로 유지하고 있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기업대출은 지난달(4조7000억원)보다 약 2배 늘어난 9조3000억원으로 10조원에 육박했다. 고금리와 경기 둔화가 본격화된 1월부터 10개월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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