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경 보험연구원장 기자간담회… 보험업계 절판마케팅에 쓴소리
공적연금 보완 사적연금 역할도 강조… “단기수익 집착 말 것” 당부

안철경 보험연구원장(왼쪽)이 31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보험연구원 제공)
안철경 보험연구원장(왼쪽)이 31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보험연구원 제공)

[금융경제신문=이지현 기자] 안철경 보험연구원장은 보험업계의 절판마케팅을 경계해 달라고 당부했다. 

보험연구원은 31일 서울 여의도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연구목표로 '보험시장 리스크 관리'와 '보험산업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한 운영방향을 밝혔다. 

안 원장은 "유동성 위기가 닥친 가장 큰 원인은 급격한 금리인상과 절판마케팅이라고 볼 수 있다"며 "최근의 유동성 리스크도 결국 10년 전 절판마케팅으로 판매했던 저축보험의 만기도래로 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절판마케팅은 기존 보험상품이 담보·예정이율·제도 등의 변화를 앞두고 있거나 비과세 요건 강화 등으로 '절판'을 강조하며 단기 판매율을 높이는 영업전략이다. 

보험연구원은 핵심 연구과제로 '공적연금 개혁에 따른 사적연금의 보완적 발전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새정부 출범 이후 공적연금 개혁에 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현재 국민연금의 고갈 시점은 2057년으로 예상된다. 한국보다 연금개혁을 먼저 단행한 북유럽 국가, 독일 등 주요국의 연금개혁을 검토하고, 사적연금이 공적연금을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안 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사적연금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며 국민들의 노후소득 보장을 위해 공적연금뿐만 아니라 개인연금, 퇴직연금 등 다양한 노후자산을 활용해야 하고 무엇보다 사적연금이 그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여러 선진국의 연금개혁을 통해 알 수 있다"며 "보험산업도 단기수익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소비자를 위한 연금수익률 제고, 다양한 상품개발, 적극적 마케팅 등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올해 새로운 회계제도(IFRS17)와 신 지급여력제도(K-ICS·킥스)가 보험사의 자본·손익에 미칠 영향에 대해 분석할 계획이다. 

보험부채에 대한 시가평가뿐만 아니라 수익인식 방법도 변화하기 때문에, 올해 보험사의 자본·손익의 변동성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부터 바뀐 회계기준상 보험사의 성과지표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여, 이로 인한 보험영업과 상품포트폴리오 등의 변화 방향성도 살펴볼 예정이다. 

현재는 성장성 지표로 초회보험료, 수익성 지표로 당기순이익 등이 횔용된다. 올해부터는 수익인식 기준 변화에 따라 보험계약마진(CSM) 금액, 보험계약마진 성장률 등이 성과지표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안철경 보험연구원장은 올해 연구방향에 대해 "미래이익을 희생하고 현재이익을 추구하는 (보험사의) 단기성과주의가 IFRS17의 시행을 계기로 지속가능 가치경영이 정착하는 해가 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보험연구원은 ▲건강보험 정책 변화가 공·사 건강보험 지속성에 미치는 영향 ▲보험사기방지특별법과 관련한 입법 쟁점 ▲고령층 대상의 재산관리시장 전망과 보험사의 역할 ▲전자금융업 개편에 대한 보험사의 대응방안 ▲보험사의 데이터 판매를 통한 새로운 수익원 확보 방안 ▲보험모집 수수료 등과 관련한 연구에도 올해 힘쓸 예정이다.

안 원장은 무엇보다 "연구 결과가 시장과 괴리되지 않고 정책 효과를 높이는 방향으로 연구의 실용성과 기민성을 높이는 데 역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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