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투리 시간이라도 책 읽으면 어느새 성장해 있어”‘
인생 최고 책... 조직관리ㆍ리더십 다룬 '위대한 기업, 로마에서 배운다’

박종명 대표 (사진=원앤원북스 제공)
박종명 대표 (사진=원앤원북스 제공)

[금융경제신문=민경미 기자] 사람이 책을 만들지만 또한 책이 사람을 만든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책을 안 읽기로 유명한 나라다. 4차산업혁명시대에 디지털로 가는 세상에서 무슨 종이책이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책을 읽지 않는 국민에겐 미래가 없다”라는 무서운 말까지 있다. 아직도 오피니언 리더들은 종이책과 종이신문을 읽는다. 책을 읽어주는 유튜버들도 많다.

인류와 함께 성장해온 책, 이제는 종이책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책들이 더 많이 펼쳐질 것 같다. 그러나 본질은 변하지 않는 법이다. 책을 만드는데 진심인 박종명 원앤원북스 대표를 만나 책을 읽어야만 하는 이유 등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박종명 원앤원북스 대표와의 일문일답

1.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발표하는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성인들의 독서량이 계속 감소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 시대에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책을 읽는 사람들이 늘었다는 말도 있는데 정말로 그런지 궁금하다.

많은 미디어에서 독서인구가 감소했다는 기사를 많이 봤다. 그래서 업계에서도 “독서인구 감소가 아니라 독서량이 줄었다”와 “아니다 독서량이 감소한 것 보다 독서인구가 감소했다”라고 갑론을박을 종종하곤 한다.

여기서 독서인구 감소냐 독서량 감소냐는 따로 구분할 시기는 아닌 것 같다. 10년 전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독서 인구 보다 독서량 감소가 더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현재는 독서 인구와 독서량 모두 감소했다고 생각한다. 일반단행본의 핵심 독자층을 30대 후반부터 50대 중반으로 보편적으로 본다. 10년 전 핵심독자층이 이제는 50대 후반에서 60대로 이동했다. 그리고 20대와 30대였던 세대가 현재의 핵심독자층으로 이동했다.

독서 인구수도 줄었고, 독서량도 줄었다. 더욱이 디지털기기에 익숙해져 책읽기 보다는 디지털콘텐츠를 소비하는 데 더 재미를 느끼고 즐기기 때문에 책 읽는 사람들이 늘었다는 말에는 동의할 수 없다.

2. 성인이 되면서 책과 멀어지는 이유를 분석해본다면?

책과 멀어지는 것은 성인이 되어서라기보다 빠르면 초등 고학년 때부터 늦어도 중학교 2학년 때라고 생각한다. 책을 멀리하는 이유는 유아기와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유아기 때 엄마들의 보여주기식 과시용 책전시가 잘못된 첫 단추가 아닐까? 올바른 독서 습관이 아니라 많은 책을 읽어야 다른 엄마들에게 자랑할 수 있는 엄마의 욕심이 문제다.

또한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친구보다 암기를 얼마나 더 했는지 시험하는 독서골든벨 같은 책 읽기에 대한 교육문제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성인이 되어선 “넌 책도 안보냐”라는 비판과 비아냥이 자존심을 무참하게 무너트려 책을 증오의 대상으로 인지하게 돼 멀리하게 되는 것 같다.

3. 인플루언서가 마케팅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로 인한 문제점과 책 읽어주는 유투버, 핵심 정리를 해서 공개하는 인플루언서가 인기를 얻고 있다. 출판계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나?

온라인에 다양한 형태로 트렌드를 이끌어 출판 기획은 물론 마케팅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힘은 늘 있어왔다. 최근 몇 년간 유튜브가 가장 강력한 힘을 보여주고 있다.

2000년대 초반에는 포털의 다음카페가 가장 큰 영향력을 보여줬다. 그 후 파워 블러거들이 주도했다. 그 다음이 소위 sns라는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 틱톡으로 이어진 후 유튜브가 바통을 이어받은 것이다.

그런데 작용이 있으면 반드시 반작용이 있듯이 인플루언서들의 영향력이 강해지면서 출판 콘텐츠 기획부터 마케팅까지 압도적 쏠림현상이 생겼다. 이를 바탕으로 마케팅 파이를 가진 커뮤니티나 인플루언서들이 출판사까지 창업하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런 현상은 한창 주식과 부동산 열기가 뜨거웠던 시기에 집중적으로 나타났다. 베스트셀러 잠식, 다양성의 훼손, 출판사와 저자 간 계약 관행 파괴 등등 긍정적인 부분 보다 부정적인 영향이 더 많은 것 같다. 이는 저의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4. ‘포노사피엔스’라는 신생어가 생길 정도로 지금 아이들은 디지털기기와 친하다. 그러나 그로 인한 단점도 계속 부각되고 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아이들이 책과 친해지려면 부모들은 어떤 노력을 해야 하나?

먼저 부모님들이 아이들의 책 읽기를 텍스트만 읽고 독서목록 채우기에만 집중하는 것을 자제했으면 좋겠다. 10권의 책을 읽는 것 보다 한 권의 책을 10번 읽는 것이 더 큰 효과가 있을 수도 있다. 물론 저는 후자가 더 효과가 크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거실벽면에 책장으로 도배를 하고 칸칸이 전집으로 장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책장에 꽂인 저 많은 책을 언제 다 읽어야 하나?”라는 중압감이 생겨서 읽을 시도조차 못할 것 같다.

책장 중간 중간에 책을 빼고 가족사진이나 아이와 추억이 있는 물건을 놓거나 아이가 직접 그린 그림을 액자로 만들어 넣어 두면 어떨까? 위압적인 책장처럼 느껴지지 않는다면 아이가 좀 더 편하게 책에게 다가가지 않을까?

5. 웹툰, 웹소설 등 디지털 콘텐츠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이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종이책은 어떤 장점을 가지고 있나?

2022년 7월에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서 ‘2021 출판산업실태조사’를 발표했다. 웹소설 분야의 성장세가 압도적으로 컸다. 그리고 장르문학이 뒤를 이었다. 일반단행본은 웹소설과 장르문학에 비해 절반도 안 되는 성장률을 보였다.

디지털콘텐츠 시장에서 일반단행본분야가 성장하기에는 굉장히 어려운 곳이다. 저렴한 가격에 시간 때우기 좋고 부담 없이 소비하고 버릴 수 있는 콘텐츠에 더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지속적으로 언급했던 ‘가독성이 좋다’, ‘종이 질감이 주는 아날로그적 감성이 있다’, ‘눈의 피로가 없다’ 등의 장점은 너무 진부한 것 같다. 물론 저도 동의한다.

요즘 주목받는 것에 익숙한 SNS 세대들에 맞는 장점을 말하자면 전철에서 대부분이 스마트폰을 보고 있을 때 종이책을 읽고 있으면 오히려 눈에 띠고 그 사람이 멋있어 보인다. 무슨 책인가 궁금해지기도 한다. 이들에겐 이런 관심도 종이책이 주는 장점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6. 자신의 이름으로 된 책을 내고 싶어 하는 사람들도 꽤 있다. 책이 출판되는 과정이 궁금하다.

요즘 비용을 들여 글쓰기 수업을 듣고 책을 출간하고자 하는 분들이 굉장히 많다. 용기 있게 직접 출판사에 투고하는 분들도 많다. 이젠 책을 출간하는 것이 어렵고 두려운 것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출판사마다 출간 유무를 결정하는 기준들이 있다. 그 기준에는 출판사도 회사이니 시장성이 있는지가 가장 크다.

대부분의 출판사는 기획회의를 거쳐 통과된 기획안에 적합한 저자를 찾고 제안서를 보내 섭외를 하고 계약서를 작성하고 원고 집필에 들어간다. 초고가 완성되면 3회에 걸쳐 교정교열과 윤문을 하는 편집 과정에 들어가게 된다.

표지와 본문디자인과 조판을 동시에 진행한다. 마지막으로 저자교정을 마치면 제작에 들어간다. 초고가 편집담당자에게 전달된 후 인쇄와 제본까지 마치고 책이라는 상품으로 완성되는데 8주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7. 원앤원북스는 부동산 같은 실용서나 자기계발서가 많은 것 같다. 그리고 다른 브랜드(믹스커피, 페이스메이커)가 있는 것으로 안다. 회사가 추구하는 출판관은?

대부분의 출판사들의 홈페이지나 책의 판권, 회사 소개 자료의 메시지를 보면 ‘독자의 꿈을 사랑한다’, ‘독자를 위한 책을 출판한다’, ‘세상에 이로운 메시지를 내 놓는다’ 등 이상적이고 추상적이고 당연한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물론 훌륭한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저는 제일 우선이 “우리 직원들이 행복해야 한다”이다. 좋은 출판 콘텐츠를 기획하고 만들고 마케팅 하는 저희 직원들이 행복해야 정말 좋은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마음으로 만들어야 저자와 독자들에도 진정 좋은 콘텐츠를 담은 책을 소개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8. 내 인생 최고의 책이 있다면?

본인 회사 책을 소개하는 것이 쑥스럽긴 하지만 많은 책 중에 왜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냐면 짧은 출판 경력과 어린 나이에 겁 없이 불나방처럼 창업에 뛰어 들었을 때, 그리고 사업 초기에 베스트셀러가 터지는 복이 준비 돼 있지 않은 저에게 모든 것이 무겁게 다가 왔을 때 회사의 경영기법과 철학을 일깨워준 책이다.

바로 ‘위대한 기업, 로마에서 배운다’라는 책이다. 저처럼 초보 경영자는 물론이고 중견기업, 대기업의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조직관리와 리더십에 요즘말로 ‘뼈 때리는 메시지’를 주는 책이다. 물론 기업 오피니언리더들과 일반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으며 베스트셀러가 된 책 이기도하다.

9. 금융경제신문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오프라인 서점에 자주 들렸으면 좋겠다. 약속을 잡을 때 서점 근처로 잡고, 약속 시간보다 30분 먼저 가서 책 표지라도 보고 종이를 만져 보셨으면 좋겠다.

책을 정독할 필요는 없다. 짧은 시간이지만 앞뒤 표지 텍스트를 보고, 궁금해지면 저자 머리말과 목차라도 보고, 시간이 더 되면 목차 중에 가장 궁금해 하는 소제목을 찾아 읽어 봤으면 좋겠다.

그 시간이 쌓이면 어느 순간 자신의 성장함에 짜릿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렇게 책 읽기, 책과 친해지기는 시작되는 것이다. 그것이 금융경제신문 독자와 출판계가 같이 성장하는 동력이 될 것이다.

저작권자 © 금융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