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강한 중소기업을 집중적으로 발굴•육성해야만 위기에 쉽게 흔들이지 않는 국가경제의 디딤돌이 된다.

2000년 대 중반까지만 해도 '유럽의 병자' 취급을 받던 독일경제가 돌연 '유럽의 신성장 엔진'으로 주목을 받게 된데에는 '히든챔피언(Hidden Champions)'이라는 열쇠를 손에 쥐었기 때문이다.

독일은 히든챔피언(세계시장의 1~3위이고 매출액 40억불 이하의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파워로 세계 수출 1위의 견실한 국가경쟁력을 키웠다.

 0.45%의 대기업이 69.50%의 수출을 책임지고 있는 우리나라의 기형적인 수출구조와 대비되는 일이다.

우리는 대기업 의존도가 너무 강해 경제체질이 허술한 편이다.

그동안 성장위주의 정책에 치중하다보니 대기업 의존도가 높을 수 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고용없는 성장'이라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산업의 허리인 중소기업의 국제경쟁력을 키워야 고용도 늘고 미래먹거리도 확보할 수 있다. 지금처럼 중소기업들이 대기업의 납품업체 수준에만 머물러 있다면 우리에게 희망은 없다.

규모는 작지만 그 분야에서는 세계적인 기술력을 갖춘 기업이 많을수록 균형있는 경제력을 갖춘 나라가 될 수 있다.

실력있는 중소기업이 나오면 어김없이 대기업이 침범해버리는, 그래서 싹을 잘라버리는 우리의 기업관행은 강소(强小)기업이 자랄 수 있는 토양을 짓뭉개는 일이다.

틈새시장을 찾아내 집요하게 공략, 세계 최강자의 반열에 올라서는 것은 중소기업의 도전정신에 적합하다.

또 그런 알짜배기 강소기업을 키우는 것이 국격을 높이는 일이다. 한국수출입은행이 올해부터 매년 100개씩의 중소기업을 선정하여 한국형 히든챔히언을 육성키로 한 것은 시의적절하게 방향을 잘 잡았다.

향후 10년간 연평균 2조원씩 총20조원 이상을 투입하고, 금융• 비금융 분야에서 전방위적인 지원체계 구축에 나서 기대를 모은다. 그러나 어떠한 지원도 관련기업의 부단한 노력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무위로 끝나게 된다.

과거 IT붐을 타고 벤처열풍이 일었을 때도 끝내 기회를 잡지 못한 것은 스스로의 노력보다는 정책적 지원에만 기대려는 심리가 컸던 탓이라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지원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후관리도 철저하게 이루어져 노력이 따르지 않는 기업은 과감하게 내쫓아야 할 것이다. 중소기업이 세계 시장으로 눈길을 돌려 맹활약하도록 정책적 발판을 만들어줘 수출전선을 확대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새로운 기업가정신을 북돋워 주는 것이다.

예컨데 맥도널드는 단순히 햄버거를 팬매하는데 그치지 않았다는 점을 주시하자. 맥도널드는 햄버거를 팔면서 미국문화를 함께 전달했다. 그리고 그 햄버거를 통해 세계시장에 미국식 라이프 스타일을 심어놓았다. 우리 중소기업이 강소기업이 되어 세계 시장을 누비려면 한류문화를 접목해야 한다.

신 기업가정신은 문화를 상품에 덧씨울줄 아는 지혜에서 나온다.

비록 한류는 연예계에서 물꼬를 텄지만 이제는 세계 구석구석에서 '한국상품은 믿을 만 하다'는 인지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흘러가야 한다. 틈새시장을 파고들어 한국을 전파하는 강소기업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져 나오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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