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산업의 기후 리스크 관리 구체화 등 제도화 필요하다."

[금융경제신문=이지현 기자] “아직은 기후 관련 장기적 이슈들이 우선순위에서 다소 뒤쳐지는 듯합니다. 하지만 지난주 ISSB에서 지속가능성 재무 공시 기준을 발표했고, 우리나라 금융당국도 2025년부터 이루어질 지속 가능 공시 의무화를 위한 제도 정비를 계획하고 있으므로 세미나에서 나온 내용들이 제도화되는 과정에서 점차 중요성을 가지게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승준 보험연구원 ESG 센터장. (사진=이지현 기자)
이승준 보험연구원 ESG 센터장. (사진=이지현 기자)

이승준 보험연구원 ESG 센터장의 얘기다.

최근 보험제도와 관련해 주요 보험산업의 현안 이슈로는 IFRS17, 예금보험제도,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등을 들 수 있다. 탄소중립이 시대적 과제로 부상함으로써 보험인수를 통해 화석연료에 금융을 제공하고 기업에 직접 투자를 하고 있는 보험산업의 역할 또한 강조되고 있다.

실제로 보험산업은 산불, 홍수 등 기후변화에 따른 재난이 잦아지면서 보험금 지급액이 급증하는 등 기후 위기에 따른 실질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해외 대형 보험사들은 보험금 지급액을 감당하지 못해 신규 가입을 중단하거나 파산을 신청하는 보험사가 늘고 있다.

이에 보험산업의 기후 리스크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기후 위기 시대의 투자자로서 보험산업 역할을 정의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이승준 센터장은 “지속가능 공시제도의 빠르고 효과적인 정책과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며, ”보험업계는 사업모형을 고려한 중요성을 분석하고 중요성에 기반한 기후위기 대응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속가능 공시제도는 오는 2025년부터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는 의무적으로 환경과 사회 관련 기업들의 책임 활동인 ESG를 실천하고 2030년부터는 모든 상장사로 확대하는 제도다.

지속가능 공시제도는 현실화되고 있다. 한국회계기준원에 따르면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는 지난 26일(한국시간) 지속가능성 공시 최종안을 공개했다. ISSB는 지난 2021년 국제회계기준(IFRS)재단이 지속가능성 공시기준 마련을 위해 설립한 단체다.

전문가들은 IFRS의 국제회계기준에 이어 ISSB가 공개한 최종안이 글로벌 ESG 공시 표준으로 통용될 것으로 내다본다.

ISSB 공시는 크게 IFRS S1(일반기준)과 IFRS S2(기후관련공시)로 구성된다. IFRS S1은 기업이 직면하는 지속가능성 관련 위험과 기회에 대한 전반적인 요구 사항을 담았고, IFRS S2는 온실가스 배출량 등 기후 관련 공시를 담고 있다.

◇ “금융배출량 우선으로 자산운용에 탄소중립 위한 배출량 감축 목표 수립” 강조해

이승준 센터장은 보험회사의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인식 제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금융배출량, 촉진배출량, 보험관련 배출량 면에서 실천적인 제안을 했다.

이 센터장은 "보험회사는 보험인수와 자산운용 관련 배출량을 구분해 공시할 필요가 있다"라며, "금융배출량은 보험회사가 자산운용 과정에서 배분하는 포트폴리오의 탄소배출량에 관한 공시이고, 보험관련 배출량은 기업이나 가계의 위험을 보험회사가 인수하는 과정의 탄소배출량으로 GHG 프로토콜의 Scope 3의 15번 투자 항목에 공통으로 속하지만 둘은 다른 개념”이라고 말했다. 이어 “따라서 글로벌 금융기관 탄소배출량 측정 이니셔티브인 ‘PCAF(Partnership for Carbon Accounting Financials, 탄소회계금융연합체)’는 보험인수 관련 배출량을 자산운용 관련 배출량인 금융배출량에서 분리해 주석으로 별도로 공시하도록 권고한다”고 말했다.

이승준 보험연구원 ESG 센터장. (사진)
이승준 보험연구원 ESG 센터장. (사진=이지현 기자)

이와 관련된 논의가 PCAF 등과 같은 기구를 중심으로 활발히 이루어지는 단계이므로 이를 모니터링해 국내 제도에 반영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그는 보험 관련 배출량 공시는 아직 일부 보험 종목에 대한 기준만 나온 상태이므로 보험회사는 우선 금융배출량 우선으로 자산운용에 탄소중립을 위한 배출량 감축 목표를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더불어 판매채널과 손해사정 등 전후방 가치사슬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에 관심을 가지고 이를 어떻게 Scope 3 배출량에 반영할지에 대한 방안을 선제적으로 마련할 필요 또한 주장한다.

◇ 자산운용 사업모형에 있어서 친환경 투자 확대에 장기투자, 단기투자 측면에서 어떻게 기후 대응이 이뤄져야 하는지?

기후 관련 투자는 수익을 얻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따라서 투자를 통한 기후 대응은 시계가 장기에 걸쳐 이루어져야 한다. 보험회사는 장기투자에 특화된 사업모형을 가지므로 장기 시계를 가지고 기후 대응이 가능한 산업이다. 특히 친환경 경제로 전환하기 위한 인프라 투자는 장기투자가 적합하므로 보험회사와 같은 기관투자자의 대체투자 기능을 충분히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이를 촉진하기 위한 각종 세제나 지원 대책이 장기적으로 수립되고 공공과 민간의 파트너쉽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

◇보험회사의 기후 관련 지속 가능한 경영에 있어서 기존 보험회사들이 실천하고 있는 것에 더해 제안은?

보험산업에 기후 관련 지배구조가 정착되고 이를 활용해 조직 전체에 기후 관련 지속가능 경영이 확산될 수 있도록 만들 필요가 있다. 현재 탈석탄 선언을 통한 신규 석탄 관련 신규 인수 및 투자 중지와 마일리지 자동차보험과 탄소중립을 돕는 보험상품을 통한 기후 경영이 제한적으로나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만 우리 보험회사들의 보다 적극적인 기후 관련 지속가능 경영 실천 노력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보험회사는 기후 관련 리스크에 대한 관리가 무엇보다 필요한 만큼 사업모형에 따른 기후 리스크를 인식하고 이에 대한 체계적인 대응을 하면서 더불어 관련 사업기회를 통한 새로운 성장기회를 잡아야 합니다. 그리고 모든 조직에 이러한 기후 경영이 뿌리내리도록 하기 위해 보상체계에 기후 관련 성과가 반영되도록 만들 것을 제안한다.

이승준 센터장은 ESG 경영 조직이 좀더 활성화 되고, 여러 활동면에서 성과를 얻기 위해 뒷받침되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앞서 언급한 임직원 보상체계에 기후 관련 성과를 반영해 조직 전체에서 보다 적극적인 실천을 이끌어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탄소중립을 통한 기후위기 해결은 인류가 마주한 중요한 문제임에도 아직 이에 대한 인식도 실천도 기대만큼 이루어지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이러한 현실 인식에서 기후 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보다 넓고 깊게 확산시킬 필요가 아직도 많다. 이를 위해 금융경제신문과 같은 언론의 역할도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저도 이번과 같은 인터뷰 기회를 통해 기후 위기 해결이 인류에게 갖는 중요성 등을 보다 널리 알리고 기후 관련 연구를 통해 보험회사를 비롯한 금융회사 더 나아가 모든 제주체가 기후 관련 행동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보다 적극적으로 제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센터장으로서 근래 느끼는 변화와 특히 센터에서 하반기 주력하는 면을 나눴다. 이승준 보험연구원 ESG센터장은 “지속가능 공시제도 정비가 예정된 만큼 보험회사가 이를 큰 충격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작업을 도울 수 있는 연구에 보다 공을 들일 생각”이라며, “보험회사가 기후 위기로 인한 리스크에 대비하면서 탄소중립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찾고 이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얻을 수 있도록 돕는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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