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리스크에 관한 과제, 함께 풀어야 할 때”
핵심가치, ‘대부분의 손실은 예방이 가능하다’
고객사의 실현가능한 리스크 관리… 멤버십 크레딧 제도

심용주 FM글로벌(Factory Mutual Global) 한국지점 대표 (사진=FM Global 제공)
심용주 FM글로벌(Factory Mutual Global) 한국지점 대표 (사진=FM Global 제공)

[금융경제신문=이지현 기자] “모든 재물 손실에 대해서는 예방이 가능하다” 심용주 FM글로벌(Factory Mutual Global) 한국지점 대표가 기업의 핵심가치를 전한 말이다.

이번 집중호우로 주택가, 농지, 목장뿐 아니라, 기업의 피해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기업을 운영하는 경영자들은 이런 시기에 더욱 고심하고 있을 것이다. 지난 2월 한국지점 그랜드 오프닝 행사를 진행한 재보험사 FM글로벌(FM Global) 한국지점 대표를 만나 기업의 회복탄력성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심용주 FM글로벌 한국지점 대표가 회사의 200년간 축적된 과학적 연구 능력, 엔지니어링 전문 지식을 고객 자산 위험 관리와 임직원의 업무공간에 반영하는 등 손실 예방(Loss Prevention)면에서 기후변화에 따른 대처 방안을 제시했다.

심 대표는 2004년에 회사에 입사해서 2008년에는 싱가포르로 가서 필드 엔지니어로서 일했고, 그전에는 미국계 화학회사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 그는 싱가포르에서 필드 엔지니어링 분야 그룹 매니저로서 역임했고, 클라이언트 컨설팅 담당, 시니어 어카운트 엔지니어, 보험 관련해서 시니어 어카운트 매니저 및 어시스턴트 부사장으로서 언더라이팅 관련 업무를 했다. 작년 한국지점 대표를 맡아 작년 7월말에 본허가를 획득했고, 한국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FM글로벌은 1835년 설립자 자카리아 앨런(Zachariah Allen)이 미국에서 섬유공장 소유주를 모아 리스크가 낮은 공장만 보장하는 공장공제조합으로 시작됐다. 1987년까지 42개 보험사에서 3개 회사로 통합됐고, 1999년 3개 회사가 합병돼 현재의 모습으로 탄생했다. 전 세계 5600여명의 직원들 중 약 1900여 명 이상이 엔지니어들로, 엔지니어 비율이 약 35% 가량 된다. 주기적인 엔지니어링 방문으로 고객사와 유기적으로 소통하며, 지속적이고 계획된 위험성 경감 활동 등을 통해 가장 높은 안전 등급과 리스크의 기준을 재정의 하고 있다.

◇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에 '회복탄력성' 갖도록

"고객과 같이 일하면서 ‘어떻게 하면 화재, 폭발, 자연재해의 위험을 낮출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고 심 대표는 말했다. 기후 변화와 같이 전 세계의 기업들이 새롭게 직면할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고객들의 회복 탄력성을 지켜나갈 수 있다고 한다.

정부는 지진·태풍·대설 등 9가지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보상을 위해 시민들에게 정책보험인 풍수해보험 가입을 유도하고 보험료의 70~92%를 지원하고 있다. 재산 피해가 발생했지만, 피해보상을 받기는 시일이 걸리고, 쉽지 않아 보인다. 산불은 풍수해보험 보장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데, 이는 자연재난이 아닌 사회재난으로 구분하기 때문이다. 관세청은 이번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수출입 기업을 대상으로 특별 행정지원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기업체는 여러모로 어떻게든 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고자 애쓰고 있다. 피해보상과 수습이 급선무다.

게다가 기후변화로 예기치 못한 상황과 미래의 일들에 대한 예방차원이 더 시급해 보인다. 예를 들어 화재, 폭발, 자연재해 등 손실을 미리 예방해서 사건이 발생하더라도 견딜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회복탄력성(Resilience)’의 경우 심 대표는 "어떤 기업이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얼마나 빨리 회복을 할 수 있느냐가 주된 문제이며, 손실과 관련해 미리 예방을 해서 사건이 생기더라도 견딜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회복력"이고, "첫째는 기업이 힘을 가지고 사건으로부터 자유로워지도록 만드는 것, 둘째는 예상 못한 어떤 물리적 힘이 왔을 때 회복력에는 경영이나 인적 요소와 관련해 비상 대응 교육 등으로 종업원들의 의식 개선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고객의 비즈니스 회복탄력성 개선을 위해 먼저 해당 분야의 전문 엔지니어가 방문해 리스크를 확인한다. 이로써 건축 소재의 화재 특성, 스프링쿨러 시스템, 자연재해 리스크, 점유물로 인한 리스크에 대해 충분한 이해를 거친 후 파악된 리스크를 토대로 비용 효율이 높은 재물손실 예방 대책을 제공한다. 또한 비즈니스 리스크 컨설팅(BRC)을 통해 재물 손실이 고객의 사업에 미치는 정성적·정량적 영향을 통합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토탈 파이낸셜 로스모델링(Total Financial Loss Modeling)과 이를 기반으로 각 사업장의 영업 중단 리스크 및 상호 관계를 분석하는 비즈니스 임팩트 분석(Business Impact Analysis)도 제공하고 있다.

FM글로벌은 고객들의 사업 확장 및 신규투자 또는 해외 진출로 신설되는 시설이 있다면 초기 설계 단계에서부터 공사 완료 시점까지 손실 예방 자문을 해 해당 사업장의 최고 수준의 '리스크 퀄리티'를 운영단계에서부터 갖출 수 있게 하고 있다. 언더라이팅과 엔지니어링의 시너지를 통해 이러한 통찰력 덕분에 더 큰 담보 능력을 제공할 수 있고 위험 개선 기회를 만들어 줄 수 있다.

또한 원활한 복구를 위한 가지급보험금을 필요시 이를 적기에 제안하고 조속한 보험금 지급을 위해 적극적인 의사소통 채널을 유지한다. 보험 담보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정책 워크샵(Policy Workshop)을 진행해 사고 발생 시 기업 고객의 보험 적용에 대한 내부 의사결정 프로세스도 지원한다.

지난 6월 발표한 ‘FM글로벌 회복탄력성 지수(Resilience Index)'는 경제, 리스크 퀄리티 및 공급망에 대한 회복탄력성을 기반으로 한 15개 지표를 바탕으로 국가별 순위를 결정한다. FM글로벌의 고객사를 지원하기 위해 설계된 독점 제품군으로 개인이나 기업에 무료로 제공된다. 회복탄력성 강화, 리스크 경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목표 달성의 참조 자료로 제약, 반도체, 철강 제조업 등 다수의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들이 참고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리스크 관리용 소프트웨어에 해당 지수를 통합하기도 했다.

이 지수를 통해 한국에 있는 회사가 해외 공장 확장을 위해 어느 나라에 진출할지를 고민할 때 참고해 볼 수 있다. 나라별 경제적인 면, 위험도, 사회적 안전도, 공급업체는 어떻게 되는지 등 카테고리별, 항목별 순위를 볼 수 있다.

◆ 예방이 피해 수습보다 낫다

국내기업 중 손실 예방 차원의 투자를 한다면 받게 되는 것은 무엇인지에 관심을 가지는 고객이 있다. 심 대표는 “상장된 회사인 경우 사건 사고로 인해 주식이나 평판 등 시장에 큰 영향을 받게 될 수 있는데 회복탄력성을 잘 대비했을 때 이런 것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며 “예를 들어 화재 위험성이 높은 곳에서는 스프링쿨러를 적재적소에 설치해서 화재가 나더라도 확산이 나기 전에 진압을 해서 더 진행되지 않도록 할 수 있다”고 말했다.

FM글로벌 엔지니어들은 사업장에 방문해서 이 위험성이 발생했을 때 얼마 정도의 손실이 날지를 계산한다. A회사에 1000억 손해의 위험성이 발생한다고 가정할 때 이것을 줄이기 위해 어느 정도 투자를 하면 1000억 손실을 줄일 수 있을지 설명한다. 손실 예방면에서 보여줄 수 있는 것과 보이지 않는 면을 평판, 기업의 휴지, 리스크 등을 설명한다.

홍수‧태풍 등에 대해 손실 예방 엔지니어들이 사업장에 방문해서 실제 홍수 발생시 어떻게 예방을 할지 해결책을 제시한다. 엔지니어 출신인 그는 한 예로 "태국에 심한 홍수로 방콕이 물바다가 됐을 때 새로운 고객사들이 차수벽을 홍수 레벨보다 더 높이 올려서 전기 설비 등 홍수가 나더라도 문제 없도록 개선을 했다"며 "그 이후 홍수가 났을 때 전혀 문제가 없는 경우가 있었다"고 말했다.

엔지니어들은 태풍에 대비해 "B라는 태풍이 지나갈 때 과연 견딜 수 있느냐"를 직접 도면을 확인하고 측정한다. 태풍을 막는데 무언가 부족하다면 추가적으로 어떻게 보강할 수 있을지 컨설팅 한다.

심 대표는 “FM글로벌은 ESG 측면에서 기업을 운영하는 사장에게는 환경의 변화에 대비하는 안전장치가 될 수 있다"라며 "우리는 기업의 안전문화나 사고를 예방해 안전하게 기업을 경영할 수 있도록 배경을 만들어 ESG에 좀 더 부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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