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 금융공학컨설팅연구소 소장
김영철 금융공학컨설팅연구소 소장

2주전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이 2001년 911테러 수준만큼이나 급작스러웠고, 이스라엘 총리는 전혀 몰랐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이집트는 3일 전에 미리 이스라엘에 경고를 전달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진실게임처럼 보였지만, 미 하원 외교위원장이 “우리는 이집트가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경고를 했다는 것을 안다”라고 기자들에게 언급함으로써 이스라엘 총리는 거짓말쟁이가 되었다. 그게 아니라면 사법부 권한축소를 밀어붙임으로써 이스라엘 군과 정보관계부서와 총리의 불화로 이들 정보부서로부터 전달받지 못한 바보가 되든지 둘 중 하나로 결론이 난다.

그런데 이스라엘, 혹은 유대인 사회는 정보를 가장 중요시하는 민족으로 유명하다. 영국과 프랑스의 워털루전쟁에서 공식 정보보다 2일 앞서 전쟁정보를 전달받아 로스차일드 가문의 네이션이라는 셋째 아들은 ‘영국이 패배했다’라는 가짜정보를 뿌림으로써 주식과 채권가격을 95% 폭락시킨 이후 쓸어담았다. 이를 통해 영국의 국채 62%를 거머쥐어 ‘영국을 샀다’라는 일화는 많은 금융인들이 잘 알고 있는 내용이다.

이렇게 정보를 가지고, 심지어 가짜정보를 이용해 현재의 글로벌 ‘그림자정부’를 형성한 유대사회가 이번 하마스 공격을 몰랐다는 것은 설득력이 별로 없고, 결국 이스라엘 총리는 엉터리가 되었다.

그렇다면 금융시장은 어땠을까? 금융공학 관련 거의 대부분의 이론은 “현재 가격에 모든 현재의, 그리고 관련된 정보가 녹아 있기 때문에 어떤 경우도 시장을 이길 수 없다”는 주장이 진리처럼 여겨진다.

필자 역시 이 주장은 ‘일부 사실’이라고 판단한다. “모든 정보가 가격에 녹아 있다”는 점은 사실이지만, “시장을 이기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아니라고 판단한다. 내부정보를 가진 자들은 시장을 이기고 있고, 내부정보는 가격흐름을 분석하면 어느 정도 파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번 하마스의 공격도 금융상품 가격으로 확인이 가능하다. 즉, 하마스의 공격 전에 이미 공격가능성은 금융시장에 알려졌고, 해당 금융상품가격이 급변했다는 점이다.

◇ DCB 시그널과 CDS(신용부도스왑, Credit Default Swap)

가격흐름은 두 가지 상태뿐이다. 박스와 추세가 그것이다. 박스진입시, 그리고 추세진입시 특정한 시그널이 존재한다. 박스를 마무리하고, 추세에 진입할 때의 대표적인 시그널이 ‘DCB’(Dead Cat Bounce) 시그널이다.

부자들이 대부분 투자하고 있는 ‘브라질국채’의 가격을 결정하는 ‘원/헤알화’ 가격흐름을 보면 1헤알에 600~700원 수준이 4년 이상 박스에 갇혀 있다가 2012년 중반에 박스를 벗어났다. 그런데 2013년 초에 다시 박스의 하단까지 상승했다. 이후 급락함으로써 하락추세에 진입했다.

반면 상승추세진입도 있다. 미국다우 분기봉 흐름을 보면 20년간 박스권을 형성하던 주가는 상승 DCB를 나타낸 후 급등추세로 진입했다.

이제 관심사인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과 관련된 가격흐름을 살펴보겠다.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전쟁이 일어나면 어떤 가격이 가장 크게 움직일까? 당연히 CDS라는 금융상품이다. CDS 금융상품을 처음 듣는 사람이 대부분일 듯 하다.

간단하게 말하면 CDS는 보증 상품이다. 개인들도 보증보험회사로부터 보증을 받고 은행대출을 받는 경우가 있다. 이때 은행대출이자도 내야하고, 보증료도 매년 이자처럼 지불해야 한다. 보증회사는 개인들이 부도가 났을 경우 대신 원금을 지불하는 회사다. CDS도 마찬가지다. 국가들도 늘 부도가 난다. 한국도 1998년에 부도가 났다.

외국인 투자자들 입장에서 누군가 국가부도에 대해 보증을 해주면 보증료를 내고자 할 것이다. 국가부도에 대해 보증을 쓰는 금융기관들이 있다. 대부분 글로벌 최대 보험사들이다. 국가채무에 대해 부도가 날 경우 해당 금융기관이 대신 원금을 지불한다. 그렇지만 그만큼 보증료를 받는다. CDS가 바로 특정 국가가 부도날 경우 지불하는 보증료율이다.

이스라엘 CDS가 폭등한 것을 살펴보면, 약 9년간 박스를 만들고 있다가 약 5개월간 DCB 시그널을 만들고, 폭등하며 상승추세에 진입한 듯 하다. 이렇게 한 번 박스를 돌파하면 과거로 돌아가기 쉽지 않다.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에 처음에는 아주 강한 톤으로 언급하던 미국이 갑자기 최근 팔레스타인 전쟁 확전에 대해 우려를 표현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의 CDS가 상승으로 진입한 이상 이-팔 긴장상태가 갑자기 없었던 일처럼 되지는 않을 것이다.

차트분석이 고마운 점은 월봉흐름을 4배 확대해 주봉흐름으로, 20배 엄청 확대해 일봉흐름으로 확인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주봉흐름을 보면 하마스가 2500개의 미사일을 쏜 10월 7일 당일에 해당 주는 갭업하며 폭등한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이미 폭등하기 2주 전에 2개의 장대양봉이 보인다는 점이다. 일봉흐름을 보면 10월 7일 공격일 이전에 9월말, 10월초에 이미 CDS는 급등하며 일봉상으로 정배열을 완성한 상태에서 하마스의 공격이 일어났다.

결론을 말하자면 200년 전 워털루전쟁에서는 진짜 정보를 갖고 가짜뉴스를 만들어 금융시장을 가지고 놀 수 있었다. 그러나 현대에서는 거의 불가능하다. 이미 엄청난 사건을 기획하는 자들은 자신들의 목적도 달성하고, 그들의 엄청난 사건으로부터 금융시장의 변동을 통한 ‘돈벌이’까지도 생각하기 때문이다.

‘돈벌이’를 하기 위해서는 해당 사건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CDS, 선물, 옵션 등의 파생상품 투자와 주식 등 현물투자도 진행하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결국 거대한 사건들이 있기 전에 관련 금융상품들의 가격은 먼저 움직인다.

우리의 할 일은 투자시 가격에 영향을 주는 수백가지의 사유들을 하나 하나 분석하는 것도 요긴하겠지만, 수백가지의 사유들이 녹아서 만들어진 단 한 가지 결정체인 ‘가격흐름’ 분석에 더 가치를 두고 연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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