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익수 제트캡 대표

[금융경제신문=최진승 기자] 국내에서도 반려동물과 함께 전용기를 타고 자유롭게 여행을 다닐 수 있는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국내는 아직 생소하지만 해외에서 전용기 여행상품은 보편화되어 있다. 글로벌 호텔체인 포시즌스와 내셔널지오그래픽 등이 대표적이다. 해외 전용기 여행상품은 문화체험, 미식체험, 탐험 등의 여행 콘텐츠를 구성해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는 월드투어 형태로 각광받고 있다.

김익수 제트캡 대표는 "2018년부터 팬데믹을 거치면서 국내에도 전용기 여행상품에 대한 인식이 생기면서 전용기 이용이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게 됐다"면서 "제트캡은 전세계 항공사 100여곳과 연계해 개인전세기 1000여기를 수급할 수 있는 네크워크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김익수 제트캡 대표는 2025년 개인전용기 항공시장 점유율 3%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사진=금융경제신문)

제트캡은 국내 최초의 전용기(전세 항공기) 중계 및 공유 플랫폼 기업을 표방하고 있다. 개인전세기(20인승 이하), 여객전세기(500인승 이하), 화물전세기 등 3가지 테마로 항공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제트캡이 공유 플랫폼을 표방하는 이유는 전세계 항공사와 고객을 매칭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 전용기 사업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불과 4~5년 전 일이다. 하지만 전용기 사업을 상품화하려면 전문성이 필요하다. 개인 전용기 상품은 단순히 항공티켓을 파는게 아니다. 항공기가 운항하는데 필요한 운항허가부터 고객의 여행 목적에 맞는 기내 시설 및 서비스를 갖춘 항공기를 섭외할 수 있는 노하우가 중요하다. 김 대표는 "고객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합리적인 금액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운항 중인 전세기의 빈 좌석을 이용할 수 있는 항공상품도 있다. 마치 공차 정보를 이용해 버스를 갈아타듯 전세기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이를 엠프티 레그(EMPTY-LEG)라고 한다. 다만 이 같은 상품은 미국에서 미국, 유럽에서 유럽으로 가는 출발 상품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국은 아직까지 수요가 없다보니 출발 상품은 극소수다. 해외의 경우 1인당 50만원에서 100만원에 이용할 수 있는 저렴한 상품도 종종 있다고 한다. 김 대표는 "미국은 전체 전용기 시장의 55%를 차지할 정도로 전용기 상품이 활성화되어 있다"고 말했다.

◇ 각양각색 테마 여행 가능, 가격도 제각각

그렇다면 보통 전세기 상품 가격은 어느 정도일까. 개인전세기는 고객 맞춤형에 따라 가격이 책정되기 때문에 정해진 금액이 없다. 보편적인 가격 책정은 고객의 여행 목적에 맞는 항공기 기종부터 사용기간, 서비스 이용 유무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면 항공기 기종과 거리, 여행 목적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개인전용기 20인승 기준 4시간 이내 프라이빗 여행패키지의 경우 대략 1억원에서 1억5000만원 정도면 상품 구성이 가능하다. 김 대표는 "해외에서 전용기를 이용한 탐험여행의 경우 1인당 여행 가격이 7000만원~3억원 사이에서 활성화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미지=Gulfstream Aerospace 홈페이지)
(이미지=Gulfstream Aerospace 홈페이지)

물론 이 같은 전용기 상품은 기본적으로 VIP를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일반인들의 이용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비슷한 여행 수요를 가진 이들이 함께 모인다면 1인당 비용을 전체의 1/N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 김 대표는 "총 1억원 한도 내에서도 전용기 상품을 구성할 수 있으며, 여럿이 참여할 경우 개인당 1000~2000만원씩 공동구매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유럽의 전용기 상품은 1000~1500만원 수준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이 같은 전용기 상품 가격이 현실적으로 와닿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아주 비현실적인 것도 아니다. 하나투어 등 대형 여행사들은 전용기 상품은 아니지만 3000만원짜리 테마 상품을 운영 중이기도 하다.

◇ 전용기 여행상품의 장점은? '나만의 특별한 여행 계획 수립'

전용기는 전세계 어디서나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이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여행 목적에 따라 침실과 회의실 등이 갖춰진 항공기도 선택할 수 있다.

복잡한 공항이 아닌 전용터미널을 통해 신속한 출국 및 세관 통과가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아무리 복잡한 공항이라도 출발 30분에서 1시간 전에만 공항에 도착하면 된다.

특히 전용기는 일반여객기와 달리 반려견의 수에 관계없이 항공기 탑승이 가능하다. 기내에서 인터넷, 통신, 영화관람은 물론 취향에 맞는 맞춤형 기내식도 가능하고, 각종 축하 파티 등 이벤트도 자유롭게 가질 수 있다.

중요한 해외 비즈니스 미팅 시 전용기를 이용해 초청하거나 방문할 경우 사업 성사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효과도 있다. 전용기는 개인의 여행정보 유출 방지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유명 연예인의 사생활 보호, 프로구단의 해외 전지 훈련 등에 활용될 수도 있다.

김 대표는 "개인전용기는 전세계 언제 어디서나 노선을 만들어 고객을 태울 수 있다"면서 "무엇보다 전용기 여행은 일반 항공사가 운항하지 않는 특별한 휴양지를 찾아 전세계 어디로든 떠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영국의 프로축구 경기 관람, 아프리카 오지 탐험 등 여행 목적도 자유롭게 세울 수 있다. 골프여행, 가족여행, 허니문 여행, 반려견과 함께하는 해외여행, 의료관광 등 다양한 테마여행이 가능하다. 한-중-일 각국에서 여행객을 모객해 태울 수도 있다.

◇ 전세계 언제 어디서나 전용기 서비스 제공 목표

그동안 전용기는 대기업 총수들과 일부 연예인들의 전유물로 여겨져 왔지만 해외에서는 다양한 목적의 전용기 상품이 활성화되어 있다. 항공 기종도 4인승부터 100인승까지 다양하다. 전세기에 최적화된 기종으로는 '걸프스트림', '에어버스319CJ', '보잉비즈니스제트'(BBJ) 등이 대표적이다.

김익수 대표는 고객의 수요만 있다면 전세계 어디서나 항공노선을 만들어 고객을 태울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금융경제신문)
김익수 대표는 고객의 수요만 있다면 전세계 어디서나 항공노선을 만들어 고객을 태울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금융경제신문)

제트캡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전세계 항공시장은 약 1300조원 규모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개인전용기 시장 규모는 약 40조원으로 지속 성장하고 있다. 제트캡은 2025년 개인전용기 항공시장 점유율 3%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제트캡은 개인전용기를 이용한 국내 여행상품 외에도 전세항공기와 결합된 한류 융복합 관광상품 및 한류 연예인 팬 사인회, 한류 연예인 콘서트 관광상품 등을 개발해 한류 및 한국의 관광자원을 해외에 알릴 계획이다.

김 대표는 "국내에서 개인전용기를 운영하는 항공사는 대한항공이 유일하고 한국에서 출발하는 개인전용기가 많이 없어 해외에 있는 항공기를 제공하다보니 국내 출발 상품은 유럽이나 미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싼 게 현실"이라며 "제트캡은 해외 항공사와 업무협력을 통해 가격이 저렴한 Empty-Leg를 확보해 고객에게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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