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릴 베이비 드릴(Drill, baby, drill)’ 캐치프레이즈
바이든의 'IRA' 폐지 공언 및 석유 시추 확대 필요성 주장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사진=뉴시스 제공)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사진=뉴시스 제공)

[금융경제신문=송진우 기자] 올해 11월 미국 대선은 공화당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 바이든 대통령의 대결 구도가 확정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주주환원이 높은 주식과 반도체, IT, 헬스케어가 수혜를 받을 전망이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7일 보고서에서 “트럼프의 저물가, 저금리, 저세율 정책은 주식시장 입장에서 호재”며 “미국 주식시장에는 금융·필수소비재·건설·방산·에너지·테크에 긍정적, 한국 주식시장에는 반도체·IT ·인터넷·헬스케어·기계 등에 긍정적이다”라고 밝혔다.

미국 공화당의 대선 후보 경선에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6일(현지시간) 후보 사퇴를 선언했다. 이로써 오는 11월 미국 대선은 공화당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 바이든 대통령의 대결 구도가 형성됐다.

트럼프와 바이든 대결에서 두 후보자의 지지율은 트럼프가 최근 앞서가는 모습을 보인다. 올해 미국 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로 꼽는 물가, 경제 정책에서는 민주당 보다 공화당의 정책이 더 선호된다는 의미다.

올해 대선 공약인 트럼프 2기 정책은 세금 인하, 관세 정책, 규제 완화, 투자 확대, 낮은 금리 등 트럼프 1기 때와 방향성은 비슷하다. 하지만 ▲법인세율 15%로 추가 인하 ▲중국에 대한 관세율을 60%로 인상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지 ▲뉴시티 10곳 건설 등 1기 때보다 더 강력하다.

조 연구원은 “2016년 트럼프의 최우선 정책이 감세정책이었다면 2024년 정책의 핵심은 에너지 정책 변화를 통한 물가 완화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트럼프는 유세현장에서 물가 완화 방안을 제시하며 ‘드릴 베이비 드릴(Drill, baby, drill)’ 캐치프레이즈를 사용한다. 이는 물가를 오히려 높이고 있는 바이든의 그린 에너지 전환 법안 IRA를 폐지하고 석유 시추를 늘리겠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한편 트럼프는 “당선되면 현재 높은 기준금리를 유지 중인 제롬 파월을 연준(Fed) 의장에 재임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의장 교체를 통해 미국 중앙은행의 저금리 기조 정책에 압박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조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시 감세 기조는 불가피하다”며 “법인세율 인하는 기업에 긍정적인데 최근 대형주 중심의 쏠림 현상은 트럼프 당선에 따른 세금 인하 정책 기대감이 작용되면 중소형주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한다. 통상 수출주의 경우 해외 세율이 낮은 곳에 법인을 설립해 절세 효과를 누리고 있어 수혜는 내수주 중심으로 나타나는 것이 보편적이다. 실제로 트럼프 감세 정책에 따른 실적 상향 조정이 S&P500 전체 기업 평균 대비 컸던 섹터는 통신, 경기소비재, 소재, 금융, 산업재 순이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의 최대 리스크는 외교 정책에서 비롯된다. 외교 정책은 의회 동의 없이 대통령 독단으로 진행이 가능하기에 금융시장의 리스크가 높아질 수 있다. 다만 트럼의 외교 정책은 행동보다는 말이 앞서는 경향이 있고 실제로는 마지막에 극단적인 타협을 통해 리스크를 방지했다는 점을 유념해야한다.

 ◇ 트럼프 2기 정책 시행 시 주주환원 높은 주식이 유리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에 세금을 부과했던 바이든과 비교해, 배당주 및 자사주 매입 관련 바스켓은 트럼프 집권 시기 우상향 흐름을 보였다”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의 ‘드릴 베이비 드릴(Drill, baby, drill)’ 정책으로 유가가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이 에너지 기업에 중장기적으로 부정적일 수 있으나 (원유 시추를 위한 연방 정부 소유 토지 리스 제한을 풀어준다면) 원유 산업 가운데 업스트림에 해당되는 산업의 즉각적인 수혜가 예상된다. 또한 트럼프 에너지 정책으로 러시아 및 사우디 등 OPEC 회원국과 외교 마찰이 빚어질수 있는데 이는 외교적 고립에 따른 지정학적 불안이 커질수록 ‘방산주’ 주가는 상승한다.

이어 조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시 주주환원 정책에 적극적이며 내수 중심의 법인세 인하 효과를 볼 수 있는 기업들이 안정정인데 오일·가스, 방산, 금융, 필수소비재, 건설 등이 이에 해당하며 일부 대형 파마 기업 및 테크 기업들도 포함된다”며 “반면 중국 익스포저가 높고 글로벌 무역 거래에 민감한 화학, 운송, 자동차와 신재생 에너지 관련주들의 경우 보수적 접근을 권고한다”고 전했다.

관련 기업으로 엑슨 모빌, RTX, 코카콜라, JPM, 볼칸머티리얼즈, 일라이 릴리, 아마존와 배당 상장지수펀드(ETF)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 한국 주식시장 ‘반도체, IT, 인터넷, 헬스케어, 기계’ 등에 긍정적

조 연구원은 “과거 트럼프 재임 기간 동안 주도주였던 IT와 성장주인 인터넷, 헬스케어의 주가 흐름이 양호했다”며 “현 시점의 주도주는 인공지능(AI) 관련주인 반도체와 IT 업종”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동시에 성장주에 우호적인 미 연준의 금리 인하가 기대된다는 점에서 반도체, IT, 인터넷과 헬스케어 업종은 긍정적 시각을 유지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조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 시, 신재생 에너지 업종은 추가적인 정부 지원 정책이 부재하다는 점에서 투자 심리는 부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정부 출범 이후 인프라 정책 기대감에 따른 기계 등 산업재 종목의 수혜도 예상되나, 과거 유사한 사례에서는 주가 모멘텀이 단기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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