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입 도중 계약 해지시 신중해야"… 환급금 원금 절반도 안 돼

금융부 이지현 부장
금융부 이지현 부장

[금융경제신문=이지현 기자] 고환급 단기납 종신보험의 환급률이 더 내려갈 전망이다. 금감원이 올해 두 번째로 단기납 종신보험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금감원이 생명보험사에 대한 현장조사에 돌입하자 영업현장에서는 보험 상품의 반짝 마케팅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6일 금융감독원은 최근 생보사들에 단기납 종신보험의 환급률을 낮추는 것을 골자로 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이 상품의 환급률을 현 120%대 초반에서 110%대로 조만간 낮아질 거란 전망에 120%대 환급률을 서둘러 챙기라는 절판마케팅이 고개를 들었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1월 보험사의 자산건전성‧불완전판매에 대한 우려에 생보사 현장 점검에 나선 바 있다. 생보사들이 10년 유지시 낸 보험료의 130% 이상을 환급해주는 단기납 종신보험의 환급률을 지난 2월 120% 초반대로 낮췄다. 기존 상품보다 만기가 짧은 데다가 10년 넘는 시점에 높은 환급률로 은행 예적금보다 많은 돈을 모을 수 있다는 식으로 판매됐다.

이 상품은 트렌드를 반영한 상품이지만 보장성 보험 취지가 퇴색된 데다 나중에 환급금이 한꺼번에 몰려 보험사 건전성이 위험해질 거란 우려가 나오자 금융당국은 환급률 인상 자제령을 내린 것이다.

이같이 각종 제도 변경이나 보장 영역 축소 등 상품 변경을 앞두고 단기납 종신보험을 사실상 저축성보험으로 판매하는 '변종 영업'이 더 활개를 치면서 과다경쟁이 문제가 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종신보험은 설계사 수수료 등 보험료에서 떼는 사업비가 높다는 점을 고려할 때 10년납 상품의 환급률이 110%대로 떨어질 경우 고객이 가져갈 수 있는 실질 환급금이 원금가 크게 차이나지 않아 상품의 장점이 크게 줄 것"이라고 말했다.

KDB생명은 지난달 1일 출시한 ‘(무)무심사 우리모두 버팀목 종신보험’의 판매를 6일만에 중단했다. 생보사들이 판매하는 단기납 종신보험 환급률을 두고 금융당국이 점검에 나서면서 KDB생명이 당국의 제동에 앞서 한발 물러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생명도 지난달 13일 단기납 종신보험 ‘더행복종신보험’ 판매를 중단했다.

단기납 종신보험 환급률 문제가 가시화된 시장 분위기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일부 생보사들이 막판까지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에 집중하는 것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따른 실적 상승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위험 발생 시에만 보험금 지급이 이뤄지는 보장성보험으로 분류돼 미래 수익성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을 확보하는데 도움이 된다.

보험 산업도 소비자를 위한 수익률 제고와 더 나은 보장·혜택을 담은 다양한 상품 개발, 적극적 마케팅 등이 절실해지는 요즘이다. 금융위원회는 보험사의 과당경쟁을 막기 위한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기로 했다. 단기실적에 치중한 보험업계의 과당경쟁과 금융당국의 자제령, 절판 마케팅이 반복되면서 근본적인 제도 개선 작업에 나섰다. 장기적으로는 이런 현상의 반복으로 인해 시장 수요의 급격한 감소로 인한 리스크로 돌아와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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