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호실적 바탕 ‘대규모 채용’ 나서 큰 관심
정부 일자리 활성화 주문에 화답 고용창출 실천
디지털 맞춤형 인재 위해 다양한 채용방식 도입

보험업계가 호실적을 바탕으로 대규모 채용에 나서 관심을 끈다. 사진은 지난해 8월 열린 ‘2023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에 몰려든 구직자들 모습. (사진=뉴시스 제공)
보험업계가 호실적을 바탕으로 대규모 채용에 나서 관심을 끈다. 사진은 지난해 8월 열린 ‘2023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에 몰려든 구직자들 모습. (사진=뉴시스 제공)

[금융경제신문=이지현 기자] 지난해 국내 보험업계의 양호한 실적에 이어 올해 채용 소식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얼어붙은 고용시장의 활력을 불어넣을지 주목된다.

올초 정부가 청년 일자리 활성화에 적극적 동참을 주문한 가운데 보험사들은 청년 일자리 확대와 신규 고용 창출을 실천 중이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다음달 1일부터 15일까지 하반기 신입사원 60명 내외로 내년 입사자를 미리 채용 확정한다. 이른바 ‘BreakFAST(빠르게 입사를 확정한 뒤 자기를 위한 시간을 가지는)’ 전형이다. 지원자들은 최종 합격을 빠르게 확정 짓고 5개월 간 학교 수업을 듣거나 여행·자기개발 등 자유롭게 시간을 보낸 뒤 입사한다. 채용 직무는 영업마케팅, 상품개발, 보험계리, 투자, IT개발, AI 데이터분석, 보험지원, 경영지원, 글로벌 등 전 부문이다. 다음달 8일 오후 7시 한화생명 유튜브 채널에서 온라인 라이브 채용 설명회를 연다. 8월 중에 최종합격자를 확정할 예정이다.

박성규 한화생명 피플&컬쳐 팀장은 “젊은 세대가 일하고 싶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직원 복지에 힘쓰고 있으며 BreakFAST 전형으로 우수인재 발굴과 직원들의 업무 효율 극대화를 위한 노력을 이어나가고 있다”며 “혁신적 사고와 뛰어난 역량을 지닌 인재들의 많은 관심과 지원을 바란다”고 말했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에서도 영업마케팅 인재를 채용한다. 채용 일정은 한화생명과 동일하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지난 18일까지 입사지원서 접수를 마감했다. 4월 온라인 삼성직무적성검사(GSAT), 5월 면접, 건강검진 순으로 채용 절차가 진행된다. 소프트웨어 개발이나 디자인 등 일부 직군의 경우 역량 테스트와 포트폴리오 심사를 실시한다. 전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두 자릿 수의 인재를 선발할 예정이다.

하나손해보험은 상품계리부문 채용연계형 인턴을 채용을 위해 지난 13일까지 접수를 받았다. 국내외 4년제 학사 이상 또는 오는 8월 졸업예정자로 대상으로 수학과 통계학, 보험관련학과 전공자, 보험계리사 자격증 소지자 및 부분 합격자, SAS, SQL 등 통계 툴 사용 가능자는 우대 공고도 눈에 띄었다. 오는 4~6월 인턴십을 거쳐 정규직 전환 시 8월 입사를 예고했다.

현대해상은 올해에도 지난해와 비슷한 100명 채용 수준으로 8~9월께 하반기 공채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DB손해보험은 하반기 공채(2025년 1월 입사예정자)를 계획하고 있다. 메리츠화재 45명, 롯데손해보험 55명, KB손해보험·서울보증보험 40명, 캐롯 54명 등 총 17개 손해보험사들이 참여해 총 513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 15개 생보사에서도 453명을 신규 채용할 계획을 지난달 밝혔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140여명을 채용했는데, 통상 100여명 이상을 꾸준히 뽑아 온 점에 비춰 볼 때 올해에도 예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농협생명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채용 시기는 지난해와 달리 상반기에 예정이라며 공고 게재를 예고했다. AIA생명과 KB라이프생명이 각각 30명 채용에 나서고 동양생명 20명, ABL·DB생명이 각각 15명 등의 채용이 예정됐다. DGB생명, 신한라이프생명 등은 하반기 채용에 나설 계획이다. 보험업계는 지난해 총 1100여명의 신입직원을 채용했으며, 올해도 비슷한 수준이다. 채용 인원 및 계획은 회사 사정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

손재희·장윤미 보험연구원이 지난 6일 발표한 ‘전자금융업 개편과 보험회사 대응방안’ 보고서에서 “보험산업은 전자지급결제업이 보유한 고객 접점과 이를 통해 얻어지는 데이터를 활용해 채널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신사업 기회를 획득해야 한다”며 “증가하는 전자금융서비스 수요에 대응해 관련 기술의 업데이트를 위한 관련 전문가의 확보 및 전자금융사고에 대비한 관리 시스템 개선, 내부통제 강화 및 전담인력과 리스크 관리 시스템 구축을 위해 상당한 비용이 수반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보험업 디지털화는 “인재 영입 먼저”… 밸류체인 전반의 디지털 전환 속도전

보험 업계가 디지털화로의 전환을 추진하면서 ‘과학기술 인재’ 모집에 열중하는 행보도 눈에 띈다.

메트라이프생명은 국내 보험업계 최초로 채용과 연계된 ‘Hack4Job(핵포잡)’ 해커톤 대회를 열어 두 자릿수의 개발 및 보안 인력 채용을 목표로 지난 23~24일 진행했다.

컴퓨터 공학·정보보호 관련 학위가 있거나 이와 동등한 소프트웨어 응용 프로그램 개발 등 실무 경험을 갖춘 개발자 대상으로 모집했다. 대회 참가자들에게 과제로 주어질 주제와 자세한 대회 진행 방식이 사전 온라인 오리엔테이션에서 공개됐다.

올해로 창립 70주년을 맞은 ABL생명은 10일까지 신입사원 공채 서류를 마감했다. 특히 당사는 100년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도전 정신과 열정을 갖춘 인재들과 발맞춰 선진화된 상품과 스마트한 서비스를 통해 고객에게 ‘더 나은 삶’을 제공하는 글로벌 생명보험사로서 도약을 제시했다. 채용의 모집 분야는 ▲영업마케팅 ▲상품·계리·리스크 ▲경영지원 ▲IT ▲보험지원이다. 최종합격자는 4월 중 입사 예정이다.

앞서 보험연수원은 지난 10일 수학과, 통계학과 등 계리 관련 학과 대학생, 보험계리사 지망생 등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주요 보험사 채용설명회를 개최했다.

보험연수원에 따르면 우수인재의 보험산업 유치를 위해 처음으로 개최한 이번 채용설명회에는 한화생명, 흥국화재 등 총 3개 회사가 참가했다. 회사별 채용담당자의 프레젠테이션과 Q&A 상담으로 진행됐으며 참가자들은 주요 생·손해보험사의 특·장점 청취, 질의·응답 등 업계와의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연수원 측은 “앞으로도 보험사와 교육생의 니즈를 파악, 다양한 방법을 통해 보험산업 발전이라는 산업연수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적극 수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보험계리사 지망생의 경우 계리직군에서 업무를 수행 중인 현직 보험사 직원과의 일대일 상담을 통해 계리사로서 회사 내 역할 등에 대해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었다. 부분합격 이후 회사에 근무하며 최종 합격을 도전하는 방법, 계리직군으로 해외 주재원에 파견되는 경로 등 다양한 가능성에 대한 상담도 이뤄졌다.

김철주 생명보험협회장은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해 생보산업을 둘러싼 경제・사회 환경변화에 대응해 4대 전략, 8개 핵심과제가 포함된 ‘생보산업 성장전략’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생보업계는 손보업계에 비해 설계사(대면) 채널 비중이 상당히 높다는 문제가 계속해서 지적돼 왔다. 이로 인해 최근 판매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일부 생명보험사에서 설계사 영입 경쟁을 벌여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다.

김 회장은 “생보업계도 환경 변화와 소비자의 니즈에 맞춰 밸류체인 전반의 디지털 전환을 추진해야 한다”며 “보장 내용의 세분화·단순화, 고령자 특화 등의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고, 법인보험대리점(GA) 및 온라인, 플랫폼 등 보험 판매 채널의 다변화 시도를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보험업계의 다양한 변화 대응 및 신사업모델 발굴과 신규시장 개척 경쟁의 중심에 인재 확보 필요성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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