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익 58억에 배당금은 158억 달해…총수일가 44억 챙겨

(금융경제신문 김사선 기자)오리온이 지난해 수익성 악화에도 불구하고 담철곤 회장을 비롯한 주주들에게 순이익을 초과하는 배당을 실시해 눈총을 받고 있다.

이 회사 임원들은 주가가 급등한 데 힘입어 스톡옵션을 행사하며 수억원대의 차익을 남기는 돈잔치를 벌이고 있다.

특히 국내 실적만 반영된 오리온 개별기준 매출(8207억원)은 7.9% 증가에 그쳤고 영업이익(619억원)은 오히려 14%나 감소하는 등 순이익이 급감하고 국내 여건이 심상치 않은데도 오너 일가와 소수의 임원들만 주머니를 불리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18일 재벌 및 CEO, 기업경영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에 따르면 오리온은 지난해 157억7천3백만 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이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58억원을 훨씬 초과하는 금액으로 배당성향이 무려 270%나 된다. 회사가 한해 동안 남긴 이익을 주주들이 몽땅 가져가고도 모자라 100억원이 넘는 돈을 추가로 챙긴 것이다.

지난해 당기 순이익이 전년 459억8800만원 보다 400억원 이상 줄어들었는데도 전년도와 비슷한 규모로 현금배당을 하는 바람에 생긴 일이다.

이에 따라 오리온 지분 28.48%를 보유하고 있는 담철곤 회장 등 총수일가는 총 44억원의 현금을 손에 쥐었다. 담 회장의 부인인 이화경 오리온 부회장이 22억8700만원으로 가장 많은 금액을 수령했고, 담회장은 20억3800만원, 자녀인 경선씨(28)와 서원씨(24)도 각각 8400만원을 받았다.

여기에 담 회장과 이 부회장은 지난해 오리온 등기이사 급여로 최소 15억4400만원을 각기 챙긴 것을 더 하면 담 회장 일가가 지난해 오리온으로부터 벌어들인 금액은 75억원이 넘는다.

임원들도 잭팟을 터뜨렸다. 영업부문장인 최필규 이사 등 오리온 임원들은 주가 급등을 이용해 올초부터 잇따라 스톡옵션을 행사한 뒤 주식을 팔아 수억원대의 차익을 실현했다.

최 이사는 2006년부터 2009년까지 매년 4차례 부여받은 오리온 스톡옵션 670주를 지난해 12월 평균 단가 19만4000원에 모두 행사했다. 그리고 한달 후인 지난 1월 11일부터 4차례 걸쳐 모두 매도해 총 5억9641만원의 차익을 실현했다.

이상윤 감사도 지난 1월 스톡옵션 413주를 평균 단가 16만5592원에 행사해 한달여 후인 3월 5일 주당 106만3000원에 모두 팔아 3억7059만원의 차익을 남겼다.

장세칠 익산공장장 상무는 지난 1월 평균 단가 15만원에 스톡옵션 131주를 행사하고 석달 뒤인 이 달 9일과 11일 두차례에 걸쳐 나눠 팔아 1억7269만원을 챙겼다.

오리온은 지금까지 부여한 스톡옵션 가운데 미행사 물량이 전체 물량(2만3933주)의 42.4%(10만146주)나 되기 때문에 앞으로도 스톡옵션을 통한 임원들의 돈잔치가 줄을 이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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