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판매고 74% 차지 계열사 펀드 수익률 7% 불과 부진

(금융경제신문 김사선 기자)국내 10대 증권사가 계열 자산운용사 펀드 몰아주기를 막는 ‘계열펀드 판매 50% 제한제도(50%룰)’ 시행으로 올해 들어 계열사 펀드상품 판매 비중이 소폭 감소한 가운데 미래에셋증권과 하나대투증권이 계열사 펀드상품 수익률이 비계열사에서 내놓은 펀드보다 낮았다.

또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계열 자산운용사가 내놓은 펀드상품 판매고가 전체 판매고의 70~80%에 이를 정도로 여전히 높은 비중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증권은 전체 판매고의 74%를 차지하는 계열사 펀드의 수익률이 고작 7.6%에 불과했고, 하나대투증권 역시 계열사 펀드의 평균 수익률이 13.2%에 불과했다.

8일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현재 3년 이상 운용된 주식형 펀드상품 중 액티브펀드 판매잔고를 조사한 결과, 국내 10대 증권사의 총 판매잔고 11조5122억원 가운데 계열사 상품 판매잔고는 6조5169억원이었다.

계열사에서 내놓은 액티브펀드 상품이 전체 판매잔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6.6%로 전년 동기 59%보다 2.4%포인트 낮아졌다.

액티브펀드(Active fund)는 시장수익률을 초과하는 수익을 올리기 위해 펀드매니저들이 적극적인 운용전략을 펴는 펀드로 증권사, 은행 등을 통해 판매된다. 통상 높은 판매수수료ㆍ보수ㆍ거래비용과 펀드 간 수익률 격차가 크다는 특징이 있다.

증권사들은 각 자산운용사가 내놓은 액티브 펀드의 판매를 대행하고 있는데 증권사별로 계열 자산운용사 상품의 판매비중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10대 증권사 가운데 계열사의 액티브펀드 판매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한국투자증권으로 전체 판매잔고의 83%를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이 74%로 2위에 랭크됐고 하나대투증권과 삼성증권이 약 57%로 뒤를 이었다. 또 동양증권이 32%, 신한금융투자가 24%를 기록했다.

10대 증권사 중 6곳은 계열사 펀드의 판매비중은 전년보다 하락했고 4곳은 상승했다. 대신증권은 전년보다 7.3%포인트 줄어 하락폭이 가장 컸고, 미래에셋증권이 4.4%포인트, 대우증권이 3.8%포인트, 하나대투증권이 2.9%포인트, 우리투자증권과 동양증권은 0.5%포인트 낮아졌다.

평균 수익률을 비교할 경우 10대 증권사 가운데 절반은 계열사 펀드의 수익률이 더 높았고, 나머지 5곳은 비계열사 펀드 수익률이 더 높았다.

계열사 펀드 비중이 50% 이상인 4개 증권사 가운데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계열사 펀드가 높은 수익률로 효자노릇을 했다.

반면 미래에셋증권과 하나대투증권은 계열사 펀드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아 일감몰아주기로 수익성을 깎아 먹은 셈이 됐다.

계열사 펀드 비중이 83%에 달하는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평균 수익률이 24.8%로 비계열사 펀드 수익률 21%보다 4.8%포인트나 높다. 삼성증권도 계열사 펀드 수익률이 비계열사 펀드보다 2.3%포인트 높았다.

하지만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전체 판매고의 74%를 차지하는 계열사 펀드의 수익률이 고작 7.6%에 불과해 비계열사 펀드 수익률 25.3%와 큰 격차를 보였다. 하나대투증권 역시 계열사 펀드의 평균 수익률이 13.2%로 비계열사 펀드 수익률 23.9%를 크게 밑돌았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지난 2007년 미래에셋자산운용 펀드가 호황을 누리면서 판매고가 크게 늘었던 탓에 계열사 펀드 비중이 높아졌다”며 “지난 2009년 5월 96.47%에 달했던 것에 비하면 최근 계열사 펀드 비중이 20%포인트 이상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10대 증권사의 평균 수익률은 계열사 펀드가 19.15%, 비계열사 펀드가 23.09%를 기록했다. 계열사 펀드 수익률이 가장 높은 곳은 현대증권으로 32.2%에 달했고 삼성증권이 30.6%로 뒤를 이었다. 신한금융투자가 25.36%, 한국투자증권이 24.83%, 대우증권은 24.55%였다.

이에 비해 대신증권과 동양증권, 미래에셋증권은 계열사 펀드 수익률이 10%에도 못 미쳤다. 대신증권은 계열사 펀드 비중이 32%, 동양증권은 13%로 절반에 크게 못 미쳤다.

비계열사 펀드의 증권사별 수익률은 21~25%로 고른 분포를 보였지만, 계열사 펀드 수익률은 7~30%로 격차가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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