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신호 들어왔지만 아직 기회는 있다

베트남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그러나 단기 외환위기 사태로 번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베트남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세계적 경기침체에도 불구, 수출산업 호조와 내수시장 성장에 힘입어 2009년 5.3%의 성적을 냈다.

베트남 경제에 본격적인 적신호가 켜진 것은 10대 국영기업중 하나인 비나신(Vinashin) 국영조선회사가 채무상환을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되면서부터다.

비나신은 지난해 12월 23일 원금 6000만달러를 제외하고 이자 680만달러만 지급하면서 채권 상환의 1년 연장을 요구하는 사실상의 디폴트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무디스는 베트남 신용등급을 ‘Ba3’(부정적)에서 ‘B1’(부정적)으로 낮췄다. 무디스는 이같은 등급 결정 배경으로 수입 확대에 따른 상품수지 적자 확대, 경제불안에 따른 자본 유출 가능성, 동(dong)화에 대한 평가 절하 압력 등을 꼽았다.

또 S&P도 경제위기 발생시 금융기관들의 대응능력 취약성을 지적하며, 베트남 신용등급을 ‘BB’(부정적)에서 ‘BB-’(부정적)로 낮추고 향후 추가적인 하향 조정 가능성까지 시사하기에 이른다. S&P는 베트남 경제의 낮은 생산성, 불안한 금융시스템, 정부 관리능력 부족 등을 지적했다.

또 국영 기업의 부실이 국영 은행 구조조정으로 이어지는 경제위기가 현실화될 경우 정부가 부담해야 될 우발채무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60%에 달하는 59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경고했다.

정부가 비나신의 독자적인 부채 해결방안 원칙을 발표하면서 여타 국영기업의 부실 증대 가능성이 커졌으나, 추가적인 정부 지출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국가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2009년 7월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인 3%포인트까지 상승했다.

경상수지 적자도 GDP 대비 9.8%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재정수지도 에너지·교통 부문 등 정부의 지속적인 인프라 구축 사업으로 인한 확대재정정책으로 적자 규모가 2009년 GDP 대비 6.9%에 이어 2010년에는 7.4%로 확대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그러나 주력 수출상품인 원유, 커피, 쌀 등의 국제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공산품중 의류 및 섬유류 수출이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1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등 당분간 수출산업의 경쟁력은 유지될 전망이다.

이밖에도 외국인 직접투자도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 2010년 1~11월 중 외국인직접투자 규모는 833건 121억달러에 달하고, 투자 분야도 제조업이 전체의 49%를 점유하고 있어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한편 베트남은 개방경제 초기 단계를 막 벗어난 상태로 아직 경제 규모와 체제가 정부 통제를 벗어날 만큼 크지 않고 자유화돼 있지도 않은 편이다.

이는 비나신 사태로 경제 불안이 확대될 경우 정부의 강력한 통제정책이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대외채무 부분도 대부분 양허성 자금인 총외채잔액이 GDP 대비 34%에 그치고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중도 33%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다 외채원리금상환비율도 1.4%에 불과해 단기적인 외환위기 발생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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