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경제신문 김사선 기자)KT가 민영화 이후 유선사업부의 정체로 자산 규모가 감소하다가 2010년 금융사업 강화 이후 자산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재계 순위 10위권 재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14일 CEO스코어가 2004년부터 2013년까지 10년간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대기업 그룹를 대상을 조사한 결과, KT의 공정자산은 지난해 34조8000억원을 기록해 재계순위 11위에 올랐다.

KT는 2004년 자산 28조2700억원으로 삼성, LG, 현대자동차, SK에 이어 재계 5위를 차지했지만 통신사업에 묶여 외형성장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2010년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하지만 2011년 이후 KT가 ‘탈(脫) 통신기업’을 표방하며 비통신기업들을 인수하기 시작하면서 자산규모가 빠르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BC카드를 인수한 KT캐피탈의 매출이 2011년 1조원에서 2012년 3조4000억원으로 늘어났고 KT렌탈도 금호렌터카를 인수하며 몸집을 불렸다. 이에 힘입어 2004년부터 2011년까지 7년여 동안 28조원대를 머물던 KT 총자산은 2012년 32조원으로 수직상승했고 지난해에는 34조8000억원을 기록, 재계 10위인 한화(35조9000억원)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2004년 7개 업종 11개 계열사만 거느리고 있던 KT는 지난해에는 16개 업종 53개 계열사를 거느린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으며 이 중 BC카드를 인수하며 자산규모만 5조원대에 이르는 KT캐피탈을 비롯한 금융 계열사만 10개에 이른다. 이에 2004년 91.5%에 달했던 매출 중 통신업 의존 비중도 2012년에는 70%까지 낮아졌고 대신 12.7%를 차지한 금융업이 제2의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KT는 현재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한진이 자산 매각으로 인해 10대 그룹에서 탈락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10위권 재진입이 유력시되고 있다. 재계순위 9위인 한진이 매각예정인 총 4조원 가치의 S-oil 지분과 부동산을 예정대로 처리하면 한화와 KT가 한 계단씩 올라서며 2008년 이후 처음으로 10대 그룹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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