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사태 네이트와 IDㆍ비밀번호 동일 고객 피해 우려

최근 발생한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2차 피해 우려로 전 금융권에 비상이 걸렸다.

이에 따라 시중 은행과 카드사, 보험사, 할부금융사들이 피해 방지를 위해 고객들에게 비밀번호를 변경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 하나은행, 현대카드, 삼성생명 등 시중은행을 비롯한 신용카드사 및 할부금융사, 보험사 등 금융권 전체가 최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아이디와 비밀번호 등 개인정보 변경을 권고하는 안내문을 공지했다.

지난달 말에 국내 3대 포털인 SK커뮤니케이션즈의 싸이월드와 네이트에서 3500만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상 최대 규모의 해킹 사고로 인해 자사 고객과 관련된 정보도 유출됐을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고객의 2차 피해를 예방하고자 내린 결정으로 보인다.

앞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도 시중은행을 비롯해 전 금융권에 비밀번호 변경 등 2차 해킹 피해를 차단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금감원 관계자는 "싸이월드와 네이트 개인정보 유출이 금융사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예금조회 등 간접적인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에 이 같은 조치를 취하게 됐다"고 밝혔다.

기업은행은 홈페이지를 통해 최근 대형 포털사이트의 정보 유출 사고로 인해 명의 도용 및 금융사를 사칭한 전화사기(보이스피싱) 등의 시도가 예상된다며 비밀번호가 네이트와 동일한 고객은 홈페이지의 로그인 비밀번호를 변경해 달라고 공지했다.

신한은행은 홈페이지 내 공지를 통해 다른 사이트와 동일한 아이디, 비밀번호를 사용하는 경우 다른 사람이 예측할 수 없는 비밀번호로 변경할 것을 권고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홈페이지에 비밀번호 변경 팝업을 띄웠으며, 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은 전자금융 거래시 유의사항을 홈페이지에 띄웠다.

또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는 주민등록번호와 생일 등 개인정보와 관련성이 높은 문자나 숫자 사용을 자제하고 안전한 개인정보 유지를 위해 3개월에 한번씩 비밀번호를 변경하도록 권고했으며, 현대카드는 8월에만 3차례 고객 서비스를 일시 정지하면서까지 대대적인 시스템 점검 작업을 벌였다.

삼성카드, 비씨카드, 신한카드, 하나SK카드 역시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다른 사이트와 같은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이용하는 고객은 반드시 비밀번호를 바꿀 것을 요청했다.

보험사들도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비밀번호 단속에 나섰다. 동부화재, 대한생명, 삼성생명, 교보생명, 현대해상 등 대부분 생보, 손보사들이 비밀번호 변경을 요청하고 홈페이지를 통해 개인정보 관리에 주의해달라고 공지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같은 아이디와 비밀번호로 각종 사이트에 가입한 고객이 상당수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금융회사에 접속하는 비밀번호를 다르게 설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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