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 칼럼/ 김갑용 이타창업연구소 소장

 

세상이 이런 저런 이유로 시끄럽고 불안하면 창업시장은 얼어붙는다. 경기와 상관없이 우리네 삶 자체가 안정적이고 편안해야 한다. 이른바 태평성대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요즘 세상은 불안의 연속이다. 이런 기운은 소비자들의 소비를 위축시켜 창업 시장을 힘들게 한다. 특히 김영란법이 시행되면서 소비심리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으며, 이런 영향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소비 시장의 규모가 미세하게 줄어들고 소비자들의 소비 성향이 급격하게 변화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도 강자와 약자는 구분된다. 강자는 강자인 이유가 있으며, 약자는 약자인 이유가 있다.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로 출발하는 창업은 창업시장에 진입을 고려하고 있는 예비창업자와 기존 창업자로 구분한다. 이들은 각각 다른 시각으로 창업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예비창업자의 경우 창업은 단순히 돈을 버는 방식이나 구조가 아니라 자신의 일자리를 자신이 만든다는 생각으로 접근을 해야 한다. 시작을 했으면, 최소 10년은 포기하지 않고 버틴다는 각오가 필요하다. 무슨 일이든 10년을 지속한다는 것은 자기가 선택한 일을 사랑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야 어렵더라도 버틸 수 있는 힘이 생긴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전에 충분한 연습과 경험이 중요하다.

그러나 아직도 대다수 창업자들은 돈을 창업의 중요 판단 기준으로 하고 있다. “창업은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일을 버는 것이다. 돈을 벌려면 창업자가 일을 해야 한다. 그것도 아주 많이 오랫동안 말이다.” 이런 생각으로 창업에 대한 인식이나 문화가 바뀌지 않으면 창업 시장은 해마다 같은 문제로 고민해야 할 것이다.

오래 돈버는 방법 터득해야

기존 창업자의 경우는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아니라 오래 버는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 점포의 한계매출을 인지하고 매출의 확장보다는 수익을 보전하는 방법으로 운영 마인드를 재고할 필요가 있다. 매출이 늘지 않더라도 지출을 줄이는 생각으로 점포를 운영할 경우 오래 버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단기간에 많이 벌고 망하는 것보다는 이것이 훨씬 좋은 방법이다. 이 두 가지 관점을 교육을 통해 확산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쉽게 창업해서 빨리 돈을 벌겠다는 생각으로 창업시장은 여전히 혼탁할 것이다.

2016년의 창업시장도 이런 관점에서 보면 지난해 보다 나아진 것이 없다. 불황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면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창업을 하기보다는 돈이 되는 아이템에 몰리는 쏠림현상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특히 불황기에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저가 아이템들이 득세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 할 수 있다. 매출이 많다고 반드시 이익이 많은 것은 아닌데, 자본이 있는 창업자의 경우 자기가 일을 해서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머니게임으로 일은 하지 않고 투기성에 가까운 형태의 창업이 많이 생겨 마치 이것이 올바른 창업인 것처럼 한 것도 특징 중에 하나다.

대표적인 아이템으로 저가형 생과일 주스전문점과 저가형 커피 전문점 그리고 무한 리필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런 아이템은 아이템 자체의 견고성 보다는 외부적인 영향으로 인한 인기에 편승한 경우가 대부분이라 향후 생존에 문제가 될 수 있다.

이와 반대로 아이템이 가지는 본질적인 요소에 충실하면서 한 단계 성장해 가는 아이템과 브랜드도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소비 트렌드의 변화와 1인 가구 증가로 인해 간편식 아이템이 크게 성장한 것도 특징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창업 시장은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기 위해서는 프랜차이즈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러나 아직도 성장 중심의 경영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대부분의 브랜드는 외형적인 성장의 부족으로 혹독한 한해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본사의 갑질 행위나 프랜차이즈 CEO의 비도덕적인 행위들이 노출되면서 시장의 부정적인 영향이 미친 것도 눈여겨 볼만하다.

프랜차이즈는 가맹점 사업자를 통해 본부의 부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가맹점 사업자를 성공시키는 것이 가장 소중한 책무이다. 그 책무에 성실하면 본부의 성공은 저절로 보장되기 때문이다. 외형 성장 보다 내적 성장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그러기 위해서는 프랜차이즈는 본부의 수익구조를 유통이 아니라 로열티로 변경해야 한다. 이것이 상생을 위한 최선의 방법이며, 진정한 프랜차이즈를 실현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가맹점 사업자 역선택 중요

다음은 가맹점 사업자를 역선택 해야 한다. 자신의 브랜드를 성장시킬 수 있는 사업자와 동행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단순하게 가맹점의 확장을 통한 이익에 집중해 성공하기 힘든 가맹점 사업자에게 가맹점을 개설해 주는 실수를 더 이상 범하지 말아야 한다. 상황이 어려울수록 정도를 지켜야 생존 할 수 있다.

예비 창업자는 매출보다 매출 대비 수익성과 투자대비 수익성을 근거로 브랜드를 선택해야 한다. 장사가 잘되는 브랜드 보다 수익성이 좋은 브랜드를 선택해야 한다. 단기간에 큰 성공을 이룰 수는 없기 때문에 수익이 적더라도 장기간 운영이 가능한 것이 진정한 창업이다.

이를 위해서는 창업자마다 적합한 아이템을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프랜차이즈 시스템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 본부의 책임만 강조하고 가맹점이 해야 할 역할을 소홀히 하면결국 피해는 가맹점 사업자의 몫이다.

상생을 위해서는 가맹점 사업자의 역할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해 보아야 한다. 우리나라 창업시장은 경험 없는 예비창업자는 늘어나고 있으며, 이들에게 맞는 창업 방법은 프랜차이즈다.

그러나 우리나라 프랜차이즈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부분은 바로 다브랜드 전략이다. 1브랜드가 잘되면 더 많이 벌기 위해서 그리고 1브랜드가 잘 안되면 살기위해서 또 다른 브랜드를 생각한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 성공한 사례는 드물다. 한 가지 브랜드에 애정과 열정을 쏟아 새로운 모습으로 발전시키고 시대 흐름에 맞게 변화시켜서 성장하는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당한 수준의 노력과 고통이 수반되어야 한다. 이 과정을 이겨내기 힘든 대부분의 프랜차이즈 본부는 1브랜드가 어느 정도 성장을 하면 바로 2, 3브랜드에 관심을 갖는데, 그렇게 되면 1브랜드의 성장마저 담보하기 어렵다.

카페베네가 성장이 멈춘 것도 따지고 보면 2브랜드인 블랙스미스의 실패 때문이다. 그러나 한솥도시락, 호식이두마리치킨, 피자알볼로, 시루향기, 양키캔들과 같은 브랜드는 한 가지 아이템으로 차곡차곡 성장하고 있다.

채선당은 2·3브랜드 실패를 경험한 후 기존 아이템의 컨셉 변화를 통해 성장 동력을 구축한 좋은 사례이다. 양키캔들의 경우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되는 상품의 이익을 가맹점주와 공유하거나 수입비용 절감으로 인한 이익을 가맹점주나 소비자와 공유하는 것은 아주 바람직한 것으로 우리나라 프랜차이즈 CEO들이 눈여겨 볼만한 가치가 있는 부분이다.

외형성장 위주 전략 손실 가능성

2017년 창업과 프랜차이즈 시장의 화두는 바로 생존이다. 성장은 유지성장을 기본으로 삼아야 할 것으로 본다. 외형성장을 통한 경영전략은 더 큰 손실을 가져올 것으로 본다. 대기업들도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집중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외형보다 실속을 중심으로 운영한 본사는 흔들림 없이 성장할 것이고, 외형을 중시하는 브랜드는 더욱더 힘든 길을 가야 할 것이다. 현재 운영 중인 아이템으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연구하는데 더 큰 에너지를 쏟아야 할 것이다.

창업시장의 진입을 준비하고 있는 예비 창업자들의 창업에 대한 인식도 변화해야 한다. 특히 베이비부머 세대들은 큰 돈 보다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면서 장기적으로 운영이 가능한 창업을 계획해야 한다. 이런 부분을 창업시장은 의미 있게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창업은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아니라 돈을 오래 버는 것이 진정한 창업이며, 내가 오랫동안 즐겁게 일 할 수 있는 일자리를 내가 만드는 것이 창업이라는 인식을 확산시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창업교육을 더욱더 강화해야 한다. 이는 정부 차원에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 교육은 단기간에 성과가 나지 않는다고 포기하면 창업시장은 더욱더 혼탁할 것이다.

창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창업자의 마인드라는 사실을 모두가 인지하면서 이를 실행하지 않는 현실을 바꾸지 않으면 창업시장도 변화하지 않을 것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창업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성공에 대한 개념을 우리 스스로 만들어 가지 않으면, 창업시장의 늘 외롭고 힘든 길을 가야 할 것이라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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