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 칼럼/나홍선 열린창업미디어 대표

 

국수 또는 면 요리는 세계적으로 널리 분포돼 있는 식품으로 식재료와 육수 등에 따라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저렴한 가격으로 짧은 시간에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장점으로 인해 남녀노소 모두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최근에는 외식을 할때도 면 요리를 찾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듯 면 요리 전문점은 베트남쌀국수, 국수, 퓨전 짬뽕, 일본식 우동 등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하며 소비자들의 입맛을 충족시키는 중이다.

시장조사전문기업인 마크로밀엠브레인의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밥·빵·면’에 대한 설문조사결과 밥 대신 면과 빵으로 끼니를 때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국내 소비자들은 일주일 평균 10번 식사를 한다고 가정할 때 밥을 찾는 비중은 6.1회, 면 종류의 음식을 먹는 횟수는 2회, 빵은 1.3회였다. 밥을 찾는 이들은 성별로 따졌을 때 남성(6.3회)이 여성(5.9회)보다 많았다. 빵은 여성(1.5회)이 남성(1.1회)보다 소비가 더 많았으며, 면류는 남성(2.1회)과 여성(2.0회) 차이가 크지 않았다. 성별에 관계없이 성인남녀가 주 2회 가까이 찾는 면은 식재료와 육수 그리고 고명에 의해 그 기능성과 다양성이 구분된다.

외식업의 면류 시장은 크게 국수, 칼국수 등으로 대변되는 한국형 면시장과 파스타 등의 양식면, 짜장면의 중식면, 우동의 일식면, 그리고 쌀국수의 동남아식면으로 나눌 수 있다.

◇베트남쌀국수 출현으로 면 요리 전문점 세분화 

짜장면과 라면, 파스타, 국수, 칼국수 등으로 구분되던 면류 시장은 1998년 포호아가 삼성1호점을 오픈하면서 더욱 세분화되기 시작했다. 베트남쌀국수와 월남쌈을 주 메뉴로 선보인 베트남쌀국수 전문점은 ‘쌀로 만든 면’ 때문에 웰빙 식품으로 각광받으며 포베이, 포메인, 호아빈 등 많은 브랜드들이 생겨났다. 이어 비빔국수 등을 내세운 국수전문점이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면을 대표하는 국수는 이전에도 많은 사랑을 받는 음식이었으나 ‘국수전문점’이라는 인식이 생겨난 건 이때부터였다고 할 수 있다. 오랜 기간 사랑받아온 국수였기에 전문점의 인기 역시 지속될 것처럼 보였지만 현재는 닐니리 맘보, 명동할머니국수, 국수나무, 만복국수집 등이 국수전문점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3~4년 전부터는 짬뽕전문점이 유행을 타면서 교동짬뽕, 홍콩반점0410, 이비가짬뽕을 비롯해 퓨전 짬뽕전문점인 니뽕내뽕, 뽕신 등의 다양한 브랜드가 생겨났다. 이들은 기존에 소비자들이 갖고 있던 중국집의 이미지를 탈피하고자 깔끔한 인테리어는 물론 짬뽕의 종류를 다양화하고 매운 맛을 선택할 수 있게 하는 등의 차별화 전략을 꾀하며 몸집을 늘렸다.

최근에는 수유리 우동집, 오니기리와이규동, 제일제면소 등 일본식 우동집이 인기를 끌고 있다. 예전에도 용우동,장우동, 한우동 등이 크게 주목을 받았지만 이들의 경우는 일반 분식점과 차별성이 거의 없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늘어나는 일본식 우동집의 경우에는 전문점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일본식 덮밥과 다양한 우동, 튀김류를 선보이고 있다.

◇한가지만으로는 경쟁력 낮아 다양한 메뉴 출시

일반적으로 ‘전문점’이라고 하면 ‘특정 상품만을 파는 소매상점’을 뜻한다. 하지만 면 요리 전문점은 특정 상품만이 아닌 다양한 메뉴 구성으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중이다. 객단가가 낮은 면 요리 하나만으로는 매장운영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트렌드에 맞춘 메뉴 출시는 고객의 입맛은 물론 만족도 역시 높이는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최근 새로운 컨셉으로 인기를 끈 브랜드로는 퓨전 짬뽕전문점 ‘니뽕내뽕’과 ‘뽕신’을 들 수 있다. 두 브랜드는 짬뽕과 피자를 함께 즐긴다는 콘셉트 아래 빨간 국물 마늘짬뽕, 맑은 국물 짬뽕 등을 비롯해 치즈피자, 토마토 소스피자 등의 다양한 메뉴로 유명해졌다. ‘국수나무’는 국수전문점이지만 베트남소고기쌀국수, 해물볶음쌀국수를 비롯해 도토리들깨수제비, 도토리들깨칼국수 등의 메뉴 출시로 다양한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다.

이와는 다른 모습으로 차별화를 두는 면 요리 전문점도 있다. ‘제일제면소’는 비빔, 잔치, 쟁반, 동치미 등의 면 요리를 취향에 따라 우동면, 소면, 쌀면, 메밀면 중 선택해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수유리 우동집’은 강황을 넣은 정통 수제면으로 만든 우동 등의 메뉴를 판매 중이다. ‘월남선생’과 ‘포삼팔(pho38)’은 면 요리 가운데 조금 높은 가격에 속했던 베트남쌀국수를 3900원, 4900원의 저렴한 가격으로 선보이고 있다.

◇매뉴얼 된 레시피 등으로 최소 인원 운영

비교적 시장진입이 쉬운 분야로 손꼽히는 면 요리 전문점의 강점으로는 매장운영의 간편성을 들 수 있다. 본사가 식재료를 각 가맹점에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레시피가 매뉴얼화 돼 있어 전문 인력이 없어도 누구나 쉽게 조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반찬과 물 등은 셀프로 해 최소의 인원으로 운영할 수 있으며,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인테리어 역시 장점이다. 일반 외식업에 비해 매장규모가 크지 않아도 되므로 초기 창업비용 역시 저렴한 축에 속한다. 여기에 ‘간편하게 즐기는 한 끼’라는 말에 걸 맞는 짧은 식사시간은 테이블 회전율을 높여준다.

하지만 시장진입이 쉽다는 것은 그만큼 경쟁력이 높아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이에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특히 프랜차이즈 생존주기가 15개월로 짧아짐에 따라 그 브랜드가 갖는 시장경쟁력에 대한 철저한 검증은 필수다. 브랜드 수가 많아지면서 과다 경쟁에 따른 폐해와 식자재 공급 등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으며, 저렴한 가격으로 인해 매장 객단가의 한계 등에 직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면 종류에 따라 상권 역시 다르게 선택해야 한다는 점도 명심해야 된다. 일반적으로 가족 등의 고객이 많이 찾는 칼국수의 경우는 주택가 상권과 밀접해 있어야 하며 우동이나 파스타, 일본라멘 전문점은 젊은 층이 많은 상권에서 높은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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