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 칼럼/나홍선 사이다미디어 대표

 

한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상표권 분쟁 문제가 관심을 끈 적이 있었다. 그 브랜드는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꽤 유명한 브랜드인데, 가맹사업에 사용한 브랜드의 상표권을 기업이 아닌 대표의 가족이 소유하고 있는 관행이 계기가 됐다. 

가족관계가 깨지면서 상표권 소유자가 대표를 상대로 상표권 관련 소송을 제기해 승소한 것인데, 문제는 그 과정에서 가맹점만 애꿎은 피해를 볼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사실이다. 해당 브랜드와 그 상표권을 믿고 가맹사업에 참여한 후 열심히 운영하고 있던 가맹점들에게는 그야말로 마른하늘에 날벼락과 같은 소식이었을 것이다. 

또 다른 브랜드는 최근 더 큰 사회적 문제를 야기시키면서 전국민적 비난을 한 몸에 받은 적도 있었다. 프랜차이즈 가맹본사의 대표가 성희롱 혐의를 받고 있는 것인데, 해당 브랜드를 운영하는 기업은 결국 해당 창업자가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는 선택까지 했음에도 여전히 국민들의 차가운 시선을 받아야 했다. 심지어 불매를 선언하는 고객들도 적지 않아 그 브랜드를 믿고 영업을 하고 있는 전국의 수많은 가맹점이 적잖이 피해를 본 안타까운 상황도 있었다. 

이들 사례뿐 아니라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가맹본사와 관련된 크고 작은 논란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소위 ‘먹튀’라고 일컫는 사례들이다. 

과거에 비해 많이 좋아졌다지만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는 이런 잘못된 행태는 가맹사업을 이른바 돈으로만 생각하기 때문에 근절되지 않고 있다. 여전히 가맹점 모으는 데만 혈안이 되어 있을 뿐 가맹계약 이후에는 나 몰라라 하는 프랜차이즈가 남아있는 이상, 심지어 가맹수익만 챙기고 사라지는 그런 ‘불량’ 프랜차이즈가 있는 이상 앞으로도 가맹사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사실 프랜차이즈에 대한 부정적인 사례들은 대부분 프랜차이즈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요소들에 대해 간과하거나 무지해서 발생된 경우가 많다. 

프랜차이즈는 그 본질상 브랜드에 대한 상표권 및 매뉴얼, 각종 노하우 제공은 가맹본사의 가장 근본적인 역할이다. 따라서 상표권이나 로열티를 확보하는 것은 가맹본사 입장에서는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편의상의 이유로, 또는 창업자 및 그 가족 등 몇몇 개인의 이익을 위해 상표권 등 가맹사업의 기본적인 권리를 확보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심지어 시간과 비용 등의 이유로 아예 상표권 등의 확보는 생각지도 않는 주먹구구식 경영도 종종 보일 정도다. 

개인적으로 프랜차이즈에 대한 각종 부정적 이슈와 사건들을 볼 때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경영자의 마인드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특히 기업가 정신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하고, 프랜차이즈를 돈벌이 수단으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 진정한 비즈니스, 그것도 협업과 네트워크에 의한 플랫폼 비즈니스로 생각하는 자세를 경영자는 반드시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곤 한다. 

필자는 이전부터 대학과 현장에서 강의를 할 때마다 바로 기업가 정신과 협업과 네트워크에 의한 비즈니스가 중요하다고 강조하곤 했다. 그 이유는 창업 및 프랜차이즈 업계에 돈만 벌면 된다는 식의 사고방식이 팽배해 있었던 결과 올바른 경영관이나 인재육성 등 장기적이고 중차대한 과제는 고사하고 제대로 된 고민을 하는 이들도 많지 않은 현실이라는 이야기를 워낙 많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제대로 된 통계조차 없고, 5년 이상 지속되는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많지 않은 현실은 돈 되는 장사만 생각하는 사람들만 많지 진정한 업이나 비즈니스로 생각하는 이들이 없다는 결론으로 이어졌다. 그래서 우수한 역량을 가진 이들이 이 분야에 뛰어들지 않는 현실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학생들, 장차 창업 및 프랜차이즈 업계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는 이들에게 틈나는 대로 이들 두 가지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것이 바로 올바른 프랜차이즈를 만들어 가는 시작이자 프랜차이즈 사업의 핵심이라고 여겼다. 

이 생각은 지금도 변함없다. 아니 갈수록 더욱 강해지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기업가정신과 프랜차이즈의 비즈니스 모델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믿고 있다. 

물론 기업가정신의 중요성과 프랜차이즈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모르는 이들은 없을 것이다. 도전과 위험을 무릅쓰고 열정적이고 헌신적인 노력을 통해 기업을 키워가면서 동시에 사회환원에도 관심을 갖는 기업가정신은 프랜차이즈 산업을 더욱 발전시켜가는 기반이다. 따라서 지금보다 더욱 기업가정신의 중요성과 가치, 실현 사례 등을 가르칠 필요가 있다. 

(사)한국프랜차이즈사업협회가 프랜차이즈 CEO들을 대상으로 윤리준수교육을 시행한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리지만 예비창업자와 창업초기 기업은 물론 많은 중소기업을 상대로 기업가정신에 대해 더욱 강조할 필요가 있다. 올바른 인식과 방향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동시에 프랜차이즈 비즈니스는 협업과 네트워크에 의한 사업이며, 시스템 사업이라는 것도 더욱 강조될 필요가 있다. 창업자 개인의 전횡이 용납·묵인되어서는 안 되며, 무엇보다 가맹점과 협업을 통해 기업(비즈니스)을 키워나가는 것이 프랜차이즈의 본질 중의 본질임을 항상 기억해야 한다. 

가맹점 사업자가 없는 프랜차이즈 가맹본사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따라서 가맹점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그들과 협업하며 동반성장하는데 더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아울러 프랜차이즈 사업은 시스템 사업인 만큼 시스템에 의해 운영되도록 더욱 노력해야 한다. 몇 사람이 좌지우지하거나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해서는 안 되며, 가맹점들이 안정적인 매출을 올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각종 시스템을 구축하고 발전시키는데 좀 더 신경을 써야 한다. 

몇 년 전부터 우리 사회에 화두가 되고 있는 ‘플랫폼’은 프랜차이즈 비즈니스에 최적인 용어라고 생각한다. 좋은 플레이어(사업자)들이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마켓 플레이스를 만들고 시장을 개척·확장시키는 것이 플랫폼 사업자의 역할이다. 

프랜차이즈 가맹본사 역시 이 같은 플랫폼 사업자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 단순히 개설 및 개업을 도와주는 역할이 아니라 체계적인 시스템을 통해 가맹점들이 가맹본사(플랫폼)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경영과 물류 관리, 구매, 마케팅 등 프랜차이즈 사업에 필요한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영하는 것, 파트너와의 협업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 등이 바로 그런 노력들이 될 수 있다. 

프랜차이즈 본사는 무엇보다 가맹점들이 안정적인 매출을 기록할 수 있게 하는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모든 프랜차이즈가 기억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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