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의 거센 문제 제기에 적극 방어... 청와대, 민주당은 엄호사격
금감원 개혁TF팀 구성, 삼성증권 사태 대처 등 현안 묵묵히 소화
야당, 일부 언론 공세 더욱 심각... 혹여 돌발 변수에 '주목'

[금융경제신문= 손규미 기자] 현재 금융권은 물론 정치권에서 까지 최대 관심사는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과연 자진 사퇴할 것인가에 있다. 결론은 '사퇴는 없다'이다. 김 원장 본인의 의지와 행보, 청와대의 반응, 더불어민주당의 대처를 보면 야당의 문제 제기와 상관없이 김 원장은 꿋꿋하게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김 원장은 지난 11일 오전에 열린 간부회의에서 경영 전반에 대한 혁신을 추진하기 위해 TF를 꾸리는 등 적극적인 개혁의지를 밝혔다. 이는 김 원장이 취임사에서 금융감독기구로서 금감원 정체성 확립을 중요한 과제로 천명한데 따른 조치다. 그는 TF의 목표와 구성, 향후 계획 등을 구체화하며 금감원 수장으로서 개혁의 신호탄을 쐈다.

또한 이날 삼성증권 사태에서 촉발된 우리사주조합 배당시스템 문제점을 캐내기 위해 삼성은 물론 15개 상장 증권사 시스템 자체점검도 본격화했다. 그 전날에는 신한금융 채용비리 의혹 관련 조사에 착수할 것도 지시했다.

지난 10일 김 원장이 계속된 사퇴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사퇴발표문을 작성하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하지만 김 원장은 정해진 일정을 착실하게 소화하는 것은 물론 최근 금융투자업계에 불거진 여러 현안들을 해결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김 원장에 대한 야댱과 일부 언론의 공세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외유성 출장'과 '인턴특혜'로 시작된 논란은 '조현문 후원금 의혹'과 '땡처리 출장', '셀프후원'을 넘어 '일감 몰아주기' 등까지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야당에서는 이같은 의혹을 들며 사퇴요구에 이어 검찰고발, 나아가 청와대의 인사 실패로 몰아가고 있다.

하지만 김 원장은 여러 의혹들을 피하기보다 정면돌파하는 양상이다. 브리핑을 하거나 해명자료를 내는 것은 물론 출·퇴근길이나 간담회 장소에서 기자들과 마주쳐도 질문에 하나하나 답하는 식으로 '회피'보다 '반박'을 택하고 있다.

피감기관을 대상으로 외유성 출장을 갔다는 지적엔 근거를 조목조목 들어 해명했다. '목적에 맞는 정당한 출장'이라거나 '관행적 출장'이라고 반박하는 한편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은 점 송구하다'고 사죄했다.

인턴 고속승진과 관련 특혜논란은 채용방식을 설명하며 논란 진화에 나섰다. 유럽·미국 출장에서 비즈니스 클래스를 탔다는 발언에는 '이코노미'라고 정정하고 포스코 지원으로 1년 해외연수 갔다는 문제제기도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또한 조현문 전 효성그룹 부사장 아내에게 후원금을 받은 것과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관련 금감원 조사를 요구한 것 사이에 연관이 있다는 의혹에도 "효성 사안은 저만이 아니라 문제가 있어 국감 때 (다들) 질의했던 사안"이라고 답했다.

이같은 의혹 제기에 맞서는 김 원장에게 여당과 청와대도 힘을 보태고 있다. 여당은 '외유성 출장'을 지적하는 야당에 맞불작전을 놨다. 더불어민주당은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과거 두 차례 한국공항공사를 통해 출장을 간 점을 지적하며 "피감기관을 통해 해외출장을 다녀온 갑질의 최정점에 있었다"고 비판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아니면 말고식 의혹제기는 대단히 문제가 있다. 김 원장 관련 야당 주장이 점입가경"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한국당 의원들의 사례를 전수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김 원장과 관련한 의혹 중 팩트아닌 것도 사실처럼 흘러나오는가 하면 '인턴 불륜설'과 같은 인격모독식 소문이 정계를 중심으로 돌자 이를 진화하는데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역시 이같은 진화에 동참하고 있다. 지난 9일 "해외출장 건은 적법한 것이며 해임에 이를 정도로 심각하지 않다"고 발표했다. '김기식을 택하고 국민을 버렸다'는 야당의 비판에도 "청와대는 해임 의사가 없으며 김 원장 역시 자진사퇴할 의사가 없는 것 같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금융업계에서는 당청과 김 원장의 행보를 통해 그가 전방위적 압박에도 사퇴의사를 밝히기보다 당분간 꿋꿋하게 버틸 것으로 보는 것이 지배적이다. 물론 '현재'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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