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벼락' 보도 직후 연이어 터지는 부인 등 일가 갑질제보에 '궁여지책' 여론 평가
두 딸 모든 직책에서 사퇴, 외부인사 준법위 구성 등 밝혀 향후 과정 '주목'

[금융경제신문= 김다운 기자]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이 '물벼락' 갑질 논란을 일으킨 조현민 전무의 첫 보도가 나간 직후 연이어 터진 조양호 일가에 대한 잇따른 갑질 제보 있은지 열흘 만에 공식적인 '사과문'을 발표했다.

조 회장은 22일 사과문을 통해 "대한항공의 회장으로서, 또한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제 여식이 일으킨 미숙한 행동에 대해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고, 저의 잘못이다. 국민 여러분께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대한항공의 임직원 여러분께도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아울러 직접 마음의 상처를 입은 피해자 여러분들께도 머리 숙여 다시 한번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조 회장은 최근 광고대행사 직원에게 물컵을 던진 사실이 드러나 갑질 논란에 휩싸인 차녀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를 한진그룹 내 모든 직책에서 사퇴토록 했다고 전했다.

또 지난 2014년 '땅콩회항' 사태를 일으켰던 장녀 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에 대해서도 현재의 모든 직책에서 물러나도록 조치하겠다고 약속했다.

대한항공에 대해서는 전문경영인 도입 요구에 부응해 전문경영인 부회장직을 신설하고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를 보임하겠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또한 차제에 한진그룹 차원에서 이사회 중심의 경영을 강화하고, 특히 외부인사를 포함한 준법위원회를 구성해 유사사태의 재발을 방지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한번 더 이번 사태를 통해 상처를 입은 피해자, 임직원 및 국민 여러분들께 사죄의 말씀을 드리며 대한항공과 한진그룹이 환골탈태해 변화된 모습으로 국민 여러분의 눈높이에 맞는 기업으로서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 드린다"고 전했다.

이같은 조 회장의 사과는 딸의 '물컵 갑질' 의혹에서 끝나지 않고 일가 전체의 갑질과 탈세 의혹으로 번지면서 내놓은 궁여지책으로 해석된다는 게 여론의 평이다.

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던 조현아 사장이 집행유예가 끝나기 전에 논란 속에서도 복귀한 전력이 있는 만큼, 두 자매의 이번 사퇴도 미봉책이 아닌지 의심하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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