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현대차그룹 지배구조개편 '캐스팅보트' 역할 주목
국민연금, 현대차그룹 지배구조개편 '캐스팅보트' 역할 주목
  • 정순애 기자
  • 승인 2018.05.16 07: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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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지분 9.82%로 기아차 다음 '2대 주주' ....주총 표대결에 막대한 영향
지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찬성표로 논란에 현재 철저히 함구
반대표 던질 가능성 높지 않다는 관측 지배적.... 정부, 현대차 시나리오 긍정적

[금융경제신문= 정순애 기자] 국민연금은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 어떤 역할을 할까? 현대모비스의 2대 주주로서 국민연금의 '캐스팅보트' 선택에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모비스 지분은 9.82%로 기아차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특히 국민연금의 선택은 다른 연기금과 기관투자자들에게도 상당한 영향을 준다. 국민연금이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현대차그룹은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현대모비스의 모듈 및 AS 부품 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해 글로비스와 합병하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미국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이 지배구조 개편에 공식적인 반대입장을 밝히며 현대차그룹과 충돌하고 있어 이번 주총에서 표 대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이 통과되려면 의결권 주식을 가진 주주가 3분의 1 이상 주총에 참석하고 참석 지분의 3분의 2가 찬성해야 한다.

현대차그룹의 현대모비스 보유 지분은 기아차 16.88%, 정몽구 회장 6.96%, 현대제철 5.66%, 현대글로비스 0.67% 등 총 30.17%로 국민연금이 우군으로 합류한다면 엘리엇과의 표대결에서 승리를 거둘 가능성이 크다.

현재 국민연금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철저히 함구하고 있다. 앞서 지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찬성표를 던졌다가 논란의 중심에 섰던 트라우마 탓인지 국민연금의 선택이 주목을 받는 게 부담스러운 눈치다.

국민연금은 독립적이고 투명한 의사결정을 위해 기금운용본부의 자체 투자위원회가 아닌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의결권 행사 전문위원회에서 결정토록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서는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조심스런 관측이 나오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현대차 기업집단이 시장의 요구에 부응해 지배구조를 개선하려는 노력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본다"며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때는 합병비율의 공정성과 시너지에 대한 의문 등 여러 논란에도 외압 때문에 찬성표를 던졌으나 이번 지배구조 개편안은 상대적으로 잡음이 적고 정부의 정책기조와도 들어맞아 국민연금의 부담이 적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1%대 밖에 안되는 지분으로 국내 기업 경영을 흔드는 엘리엇의 행태를 막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엘리엇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합병을 통한 지주사 전환을 요구하는 등  노골적 개입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과거 론스타와 칼라일의 '먹튀' 사례를 기억하고 있는 이들은 엘리엇 역시 같은 의도로 현대차그룹을 흔들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할 때 국민연금이 자체 판단을 내리기보다는 의결권 자문사의 권고를 참고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 때문에 ISS나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등 의결권 자문사들이 어떤 권고를 내놓을지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현대모비스의 주가가 국민연금 결정에 변수가 될 수도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글로비스와의 분할합병 반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을 23만3429원으로 설정했다.

주식매수청구권이란 분할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이 회사에 보유중인 주식을 행사가격에 사달라고 요청할 수 있는 권리다. 만일 주총 전 주가가 23만3429원을 하회할 경우 국민연금 등의 주주들이 주식 매수를 회사에 요청하면서 반대표를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현대모비스 주가는 15일 23만8500원에 거래를 마쳐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을 소폭 웃돌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현대모비스 주가는 분할합병 관련 주식매수청구권 가격과 유사한 수준으로 이번 지배구조 개편의 불확실성을 이미 반영 중"이라며 "회사에서 5번에 걸친 설명회가 있었으나 합병 비율 및 목적에 대한 논란이 해소되고 있지 않아 ISS 등 의결권 자문사의 의견이 중요해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정순애 기자  jsa2120@f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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