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경제신문=김다운 기자]여행업계 1위 기업 하나투어가 직원들에게 지급된 성과급 일부를 상납받아온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CBS노컷뉴스 보도에 따르면 하나투어 일부 부서에서 분기별로 성과급을 직원들에게 지급한 뒤 이 중 5~10%의 금액을 걷어온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 돈은 주로 부서장 개인 계좌로 송금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사실은 하나투어 직원 익명게시판에 “성과급 십일조 법적으로 문제 없나요”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내용에는 성과급 받고 3~4일 뒤 다 써 돈이 없는데 10%를 개인통장으로 입금하라는 통보를 받았다며, 어디 쓰이는 건지 아무도 모르는 회사차원의 십일조가 정당한거냐며 회사의 갑질 의혹을 제기해 알려졌다.

하나투어 직원들은 분기별 또는 연말에 지급되는 성과급에서 5~10%를 부서장의 개인계좌 등으로 송금해 왔고 규모는 30만~10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직원들은 이를 ‘십일조’라 부르고 있으며, 2000명이 넘는 하나투어의 직원수를 감안하면 그 금액은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하나투어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은 CBS노컷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예전부터 해오던 관행지만 정작 그 돈이 어디로 흘러 들어가는지는 모른다. 그 돈을 받음으로서 세금에 대한 문제는 개인이 떠안고 있다”며 “엄연히 법규위반이고 이러한 사실을 종업원이라는 힘없는 지위 때문에 쉬쉬하며 회사를 다니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입금 지시는 사내메신저 쪽지로 통보되며, 이유는 따로 설명하지 않는다”며 “몇 년 동안 이루어진 상납 관행은 회사 전체에 퍼져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직원은 성과급 상납에 대해 그동안 침묵하고 있던 것은 신변 불이익 우려 때문이라며 “그동안 암암리에 해오던 일을 고용노동부에 신고하려면 실명으로 해야 하는데 그 후폭풍을 감내할 수 있는 직원은 없을 것”이며 “또 이러한 제보에 회사는 인맥을 총동원해 제보자를 색출했고, 그렇게 해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하나투어 측은 “확인 결과 일부 부서에서 그렇게 진행된 것은 맞다”며 “각 부서별 회식, 공동물품 구입 등 팀웍 도모 비용으로 충당하기 위해 관행처럼 해왔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전체 부서 가운데 10% 정도가 실제 성과급의 5~10%를 각출했고, 그것이 큰 비용은 아니지만 각출을 했다는 부분은 맞다. 되돌려 주기로 했다”며 “회사 차원에서 조사를 하고 있고, 계도하겠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