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제조판매 비상장 계열사 트라이본즈·파스텔세상 설립 오너일가 사익추구 의혹
김상조 공정위원장 배출 경제개혁연대 “트라이본즈·파스텔세상 회사기회유용” 비판

[금융경제신문=최윤식 기자]서울 강남구 역삼동 MTU빌딩에는 LF그룹 계열사들이 입주해있다. 비상장사인 LF네트웍스와 트라이본즈, 파스텔세상 등 3개사다.

한 지붕 아래 모여 있는 이 3곳의 회사는 긴밀한 관계를 지닌다. LF네트웍스→트라이본즈→파스텔세상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 연결고리를 형성하고 있어서다.

LF네트웍스는 트라이본즈 지분 100%를 갖고 있으며, 트라이본즈는 파스텔세상 지분 57.12%를 보유 중이다. LF네트웍스가 모회사, 트라이본즈가 자회사, 파스텔세상이 손자회사가 되는 셈이다.

주목할 부분은 LF네트웍스를 그룹 오너인 구본걸 회장 일가가 지배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대주주 구본걸 회장(15.6%)을 비롯한 오너일가의 지분율이 77.8%에 달한다. 나머지 22.2%는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다. 오너일가가 어떤 장애물도 없이 LF네트웍스를 좌지우지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앞서 언급했던 LF네트웍스→트라이본즈→파스텔세상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의 최정점에 자리한 것은 다름 아닌 구본걸 회장 일가다. 오너일가는 파스텔세상 지분 42.88%도 보유하고 있다. 사실상 3개 회사를 완벽하게 장악하고 있다 해도 무방하다.

지난해 11월 지배구조 연결고리의 아래쪽에 위치한 트라이본즈와 파스텔세상은 같은 수장의 지휘를 받게 됐다. 박연 파스텔세상 대표가 트라이본즈의 대표이사 직을 겸임하게 된 것이다.

겸임 CEO를 맡게 된 박연 대표는 양사 공통 부서의 단일화를 통해 조직의 변화를 꾀했다. 양사의 영업부를 영업1본부와 영업2본부로 나눠서 통합관리하고, 마케팅팀도 통합 운영에 들어갔다. 일각에서는 이 두 회사의 합병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치는 모습이다.

트라이본즈와 파스텔세상 합병설이 나오고 있는 이유는 두 회사 모두 의류 제조 및 판매를 주력사업으로 영위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라이본즈는 ‘닥스셔츠’, ‘질바이질스튜어트셔츠’ 등 셔츠 브랜드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파스텔세상은 ‘닥스리틀’, ‘헤지스키즈’, ‘봉통’ 등 아동복 브랜드로 유명하다.

그런데 트라이본즈와 파스텔세상을 회사기회유용으로 판단하는 시각이 존재한다. 대표적인 곳이 경제전문단체인 경제개혁연대다. 경제개혁연대 1대 소장이 바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다. 회사기회유용이란 경영진, 지배주주 등이 회사에 이익이 될 수 있는 사업기회를 빼돌려 사익을 추구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경제개혁연대는 보고서를 통해 트라이본즈와 파스텔세상의 브랜드 중 상당수가 이미 LF에서 보유하고 있던 브랜드라는 점을 들어 회사기회유용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오너일가가 지배하고 있는 두 회사가 원래 LF에서 가져갔어야할 이익을 가로챘다는 주장이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김상조 위원장이 경제개혁연대 출신인 만큼 경제개혁연대 보고서의 분석을 무시하기는 어렵다”면서 “더욱이 구본걸 회장 일가 소유나 다름없는 트라이본즈와 파스텔세상은 최근 김 위원장이 지배주주 일가에 지분 매각을 요구한 비상장사여서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으나 LF에 흡수 합병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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