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 높은 기초자산 위주 쏠림현상 심해져 투자손실 우려
올 상반기 ELS발행액 48조1000억원... 역대 최고치인 작년 하반기 발행액(45조5000억원) 넘어서
금감원 상시모니터링 강화... 발행단계부터 파생결합증권 리스크 등을 체계적 관리

[금융경제신문=이도희 기자] ELS(주가연계증권)투자에 비상등이 켜졌다.  국민 재테크 수단으로 자리매김한 ELS가 최근 변동성 높은 기초자산 위주의 쏠림현상이 짙어지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이라 자칫 투자자 손실로 이어질까 우려된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ELS발행액은 48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하반기 발행액(45조5000억원)을 넘어서는 수치다.

그중에서도 변동성이 높은 유로스톡스50과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인 H지수(HSCEI) 쏠림현상이 짙다. 올 상반기 발행된 ELS 기초자산으로 유로스톡스50이 78.6%, H지수 71.1%에 달했다. 

ELS 등 파생결합증권은 기초자산지수 등에 연동해 사전에 정해진 조건에 따라 손익이 결정되는 금융투자상품이다. 이에 특정지수로 쏠림이 심화하거나 해당 지수가 급락하면 투자자가 만기에 손실을 볼 수 있는 가능성(Knock-in)이 확대될 수 있다.

특히 'H지수 쏠림현상'이 눈에 띈다. H지수 기초 ELS 등 파생결합증권 발행잔액 비중은 35.0%로 집계됐다. 지난해말(14.5%)대비 크게 늘어난 수치다. 올 상반기 H지수 기초 발행액은 급증한 반면 H지수 대체지수였던 HSI지수 활용은 급감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H지수 기초 파생결합증권의 과잉쏠림 현상으로 촉발된 발행감축 자율규제가 지난해 종료됐다"면서 "올들어 H지수 상승세가 일정기간 계속됐고 조기상환도 증가하면서 재투자가 증가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유로스톡스50 쏠림도 낮지 않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말 기준 유로스톡스50 기초 ELS 등 파생결합증권 발행잔액 비중은 40.6%로 집계됐다. 올들어 40%를 계속 상회하고 있다. H지수 기초 파생결합증권에 대한 발행감축 자율규제의 풍선효과로 지난해 3월말에 최고치인 62.5%를 기록한 바 있다.

유로스톡스50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선진국 지수다. 이머징지수인 H지수와 달리 급변할 가능성이 적기 때문이다. 이에 H지수보다는 쏠림에 대한 시장 우려는 낮은 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증권사와 은행이 ELS를 통해 수수료 수입을 극대화하려고 변동성 높은 기초자산 ELS를 적극 발행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들 ELS가 주로 은행을 통해 판매된다는 점이다. 이에 불완전판매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 1분기 발행된 ELS의 58.5%(13조7000억원)가 은행신탁을 통해 판매됐다. 증권회사 일반공모(4조6000억원), 자산운용(2조3000억원)대비 판매비중이 높은 편이다.

은행신탁을 통한 ELS투자자는 증권사 공모와 비교할때 상대적으로 신규투자자(32.6%)나 고령투자자(39.2%)비중이 높다.

금감원 관계자는 "예·적금 등 금융상품을 취급하는 창구에서 투자권유가 쉽게 이루어지고 비자발적 투자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파생결합증권을 원리금보장상품으로 오인할 수 있다"고 불완전판매를 우려했다.

이에따라 금감원은 투자자 손실을 막기 위해 상시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다. 발행단계부터 파생결합증권 리스크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미·중 통상마찰 등으로 H지수 하락 가능성이 제기된다"며 "판매경쟁이 심화하면서 불완전판매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라며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시장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며 "투자자 손실 등을 막기 위해 모니터링 강화와 감독방안이 필요할 때"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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