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인터넷전문은행 은산분리 규제 완화 의지에 여야 정치권도 환영...특례법 통과 초읽기
지난 번 인가에 도전했던 인터파크, SK텔레콤 등 도전장 던질 가능성 높아
네이버, LG유플러스도 유력 ... 은행권에서는 신한은행에 주목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NH투자증권 등도 관심... 교보생명, BNK 등도 후보군으로 언급

[금융경제신문= 권이향 기자] 케이뱅크, 카카오뱅크에 이어 제3,4 인터넷전문은행이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업계는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인터넷은행에 대한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소유 제한) 완화 의지를 밝히고 정부 당국은 물론 여야 정치권까지 환영을 하면서 새로운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은산분리 규제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진입장벽으로 꼽혀 왔다.  첫번째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가 자본금 증자문제로 영업에 고전을 면치 못했던 사례가 그것이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규제개혁 드라이브를 계기로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은산분리 완화 특례법이 조만간 국회를 통과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제3의 인터넷은행 탄생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9~10월 은행권에 대한 '금융산업 경쟁도평가위원회'의 평가를 실시한 뒤 인터넷전문은행 추가 인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 5월 발표한 '금융업 진입규제 개편방안'에서 평가위의 경쟁도 평가 결과를 토대로 은행·보험·금융투자업·중소금융 등 업권별 진입정책을 결정키로 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현재 보험과 부동산신탁산업에 대해 경쟁도 평가가 진행 중이다.

금융위는 지난해 출범한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은행업에 가져온 긍정적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모바일 기반 금융 서비스가 확대되고 기존 은행들 간 가격경쟁도 촉진하는 등 당초 유도했던 '메기 효과' 측면에서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인터넷전문은행이 가져온 긍정적 변화를 은행권 전반으로 심화·확산시켜야 한다는 게 금융위의 생각인 만큼 추가 인가는 거의 확정적이며 2~3개까지도 인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만일 은산분리 완화와 관련한 특례법이 8월 임시국회 내에 통과된다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께부터 인터넷전문은행 추가 인가 절차가 시작될 전망이다.

아직까지 제3인터넷전문은행을 공식적으로 희망한 곳은 없지만 업계에서는 지난 번 인가에 도전했던 인터파크, SK텔레콤 등이 도전장을 던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터파크는 지난 2015년 '아이뱅크' 컨소시엄을 주도했지만 1차 인가에서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에 밀려 기회를 얻지 못했다. 하지만 인터파크는 인가 발표 직후에도 재도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관심을 보여왔다.

인터파크와 함께 컨소시엄에 참가했던 SK텔레콤도 정치권 분위기를 주시하는 상황이다. SK텔레콤은 인터넷전문은행이 주로 언급되기 이전인 2001년 안랩 등과 '브이뱅크' 설립을 추진하는 등 인터넷전문은행에 꾸준한 관심을 보여왔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정부에서 규제 개혁의 대표 사례로 인터넷전문은행을 언급한 이후 내부에서도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통신사인 LG유플러스도 관심을 받고 있다. 경쟁사인 KT는 케이뱅크 주주이고 SK텔레콤도 인터넷전문은행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이상 3대 통신사로써 빠지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통신사는 고객들의 빅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IT기업 중에서도 인터넷전문은행과 궁합이 잘 맞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LG유플러스가 아니더라도 2015년 당시 LG CNS가 인터넷전문은행 설명회가 참가했던 만큼 LG그룹에서 눈독을 들이고 있으리란 관측이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아직까지 내부적으로 검토되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상황에 따라 진출 여부는 열려 있다"고 말했다.

다음카카오와 포털 양대산맥을 이루고 있는 네이버도 업계에서 꾸준히 언급되고 있다. 인터파크, LG유플러스와 함께 아이뱅크 컨소시엄을 주도했던 만큼 이번 추가 인가에 관심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네이버 측은 아직까진 관련 논의가 없다고 부인하지만 지난 달 미래에셋대우와 디지털 금융사업 공동추진을 위해 업무협약을 맺는 등 인터넷전문은행 조성을 위한 기반이 마련되는 모습이다.

은행권에서는 신한은행이 유력한 주자로 주목받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고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신한은행이 네이버, LG유플러스와 합작을 모색하고 있다는 설도 제기됐다.

한때 KEB하나은행도 거론됐지만 자체 플랫폼에 주력하면서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관심은 한풀 꺾인 모양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이 등장하면서 비대면 계좌 만드는 등 디지털 분야 역량을 자체적으로 강화하고 있다"며 "새롭게 인터넷전문은행에 진출할지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모바일 금융플랫폼 '핀크'를 합작하고 있는 SK텔레콤이 인터넷전문은행의 유력한 주자로 거론되면서 두 기업의 합작 여부가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증권사 중에서는 지난 인가 당시 태스크포스(TF)를 설립하며 경쟁에 뛰어들었던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NH투자증권 등의 움직임이 관심을 끌고 있으며 이밖에 교보생명, BNK 등도 후보군으로 언급되고 있다.

저작권자 © 금융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