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노조 계열사 '매각 1순위' 된다는 얘기 공공연히 흘러나와

[FE금융경제신문=권이향 기자]80년 무노조 경영의 삼성전자에 노조 설립 바람이 불면서 삼성전자는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모습이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방북을 하루 앞두고 검찰이 에버랜드 본사에 대해 압수수색을 단행하며 전방위적으로 압박을 하고 있어 삼성의 고민은 깊어만 가고 있다.

지난 3월 삼성전자 한국총괄 소속 영업직 직원 2명이 노조를 처음 결성한 이후 지난달에는 삼성전자 구미지부 네트워크 사업부 직원 3명이 구미지부 사업부 직원 410명의 수원이전을 반대하면서 노조를 결성했다.

이처럼 곳곳에서 노조 설립 바람이 불자 삼성전자는 곤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이 해체되면서 그룹 차원의 대응도 어려운 상황 속에서 그룹의 핵심인 삼성전자에 노조가 설립된다는 것에 따른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삼성 노조 공작 와해’ 의혹을 받던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 구속영장 기각 후에도 검찰은 지난 17일 에버랜드 본사를 압수수색 하는 등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와해 의혹을 조사 하면서도  다른 삼성 계열사들의 노조활동 방해 의혹까지 수사를 확대·진행할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게다가 친 노동 성향의 문재인 정부 출범 덕에 사회 안팎에서 노조 조직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가운데 지난달 22일 서울동부지방법원 민사 14부에서 삼성물산의 노조 탄압은 불법이므로 노조원들에게 손해를 배상하라고 판결을 나오면서 향후 삼성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노조를 바라보는 경영진의 시선이 이전과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여전히 기업 경쟁력에 노조가 어깃장을 놓는다고 생각해 노조를 탐탁지 않게 여기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노조설립이 본격화된다면 여러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노조설립 움직임과 그룹의 인수합병 방향이 무관치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비주력 사업 정리와 더불어 노조 설립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계열사나 사업부는 매각 1순위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돌면서 향후 노조와의 관계에서 삼성이 어떤 제스처를 취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노조 불모지였던 기업 내에 노조가 설립되는 것은 좋은 현상이지만 이에 만족하기보다는 근로자들이 노조 가입과 활동에 따른 인사상 불이익 등을 보호할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며 “기업이 처음부터 과도하게 노조에 대한 편견과 우려를 하고 노조와의 관계를 시작하기보다는 열린 자세로 노사 간 대화를 시도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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