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카드사 올해 하반기 230명 채용 예정…작년 150명에 비해 크게 늘어
정부 일자리 마련 압박 탓 분석…일각에선 정부의 규제 완화 필요성 강조

[FE금융경제신문=권이향 기자]정부의 지속적인 수수료 인하 압박에 따라 경영 실적이 저조했던 주요 카드사들이 올 하반기 채용을 소폭 확대하기로 해 구직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일각에선 올 상반기 초 감원까지 단행한 카드업계가 정부의 일자리 정책 압박 탓에 내놓은 고육지책이라며 정부의 규제 완화도 필요하다고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끌고 있다.

1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KB국민·우리·하나·롯데·현대·삼성·BC·신한카드 등 8개 카드사는 올해 하반기 230명가량을 채용할 예정이다. 이는 작년(150명) 채용 규모와 비교하면 늘어난 수치다. 특히 KB국민, 롯데, 하나, 비씨카드 등 일부 카드사가 지난해보다 채용규모가 늘어나면서 채용 확대를 이끌어냈다.

올 하반기 가장 많은 인력을 채용하는 곳은 우리카드다. 우리카드는 하반기 특성화고 인재 포함 총 100여명을 신규 채용한다. 신규 채용자 중에서 IT와 빅데이터 등 디지털분야 인력 확충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는 최근 국내 간편결제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시장 규모가 커진 영향이다.

국민카드도 디지털분야 인력 채용을 진행한다. 이에 따라 국민카드는 일반 직무 20명과 IT 직무 10명 등 2개 부문에서 총 30명을 채용할 방침이다. 이 외에 롯데카드(30명), 하나(15~20명), 삼성(20~30명), BC카드(15~20명) 등이 하반기 채용에 나선다.

이렇듯 올해 상반기 예상과 다르게 카드사들의 하반기 채용에서 일부 인원이 증가했지만 이를 두고 업계 내에서는 볼멘소리가 터지고 있다. 최근 몇 년째 감원이 이어지면서 카드업계가 바람 잘 날이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 신한카드가 170여명의 희망퇴직을 받은 데 이어 올해 1월에도 구조조정을 시행했고, KB국민카드 역시 올해 1월 처음으로 희망퇴직 카드를 꺼내 드는 등 카드사 감원 바람이 업계 내에서 멈추지 않은 탓이다. 특히 최근 은행계열 카드사를 중심으로 일부 카드사에서는 인수설에 휩싸일 정도로 실적에 직격탄을 맞았다.

게다가 정부의 연이은 규제뿐만 아니라 ‘제로페이’ 등장으로 카드업계 주변이 온통 가시밭길인 상황이 돼버렸다. 이에 업계 일각에선 "일자리 창출을 강조하는 정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어 고육지책으로 하반기 채용인력이 늘어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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