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부진에 정부·여당의 금리인상 압박 오히려 역풍
美 또 금리 인상 가능성…11월엔 금리인상 전망 우세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부진한 경기에 대한 부담으로 금리를 또 동결하기로 했다. 하지만 미국이 금리를 또 올릴 것으로 예상돼 11월엔 금리 인상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실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는 모습.(사진=뉴시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부진한 경기에 대한 부담으로 금리를 또 동결하기로 했다. 하지만 미국이 금리를 또 올릴 것으로 예상돼 11월엔 금리 인상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실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는 모습.(사진=뉴시스)

[FE금융경제신문=권이향 기자]한국은행이 또 다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1.50%로 유지됐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8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이번달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1.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한은 금통위는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1.50%로 6년 5개월 만에 인상한 바 있다. 이후 7회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지난 7월과 8월 두 차례의 금통위에서 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소수 의견이 등장하며 이번달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한미 간 금리차가 0.75%까지 벌어지고 부동산 가격 급등에 따라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부채질 됐다. 하지만 지난 1999년 이후 최악의 고용 쇼크가 이어지면서 경기 부진이 계속 되자 금리 인상 분위기에 다소 찬물을 끼얹었다.

앞서 금융투자협회가 1일부터 5일 국내 채권 시장 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5%가 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기준금리가 인상 될 것이라고 답변한 사람은 33명에 그쳤다.

이와 같이 시장에서 금리 동결을 전망한 이유는 최근 경기지표 부진을 반영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정부가 발표한 경제동향보고서는 1년여 만에 회복세 문구를 삭제하고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내용이 추가하는 등 낙관론을 포기했다.

더욱이 이낙연 총재와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부동산시장과 관련해 한은에 기준금리 인상 압박을 가한 것이 오히려 금리인상에 역풍을 불렀다. 금통위 내부에서도 금리인상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정부와 여당의 주장에 흔들려 금리인상이 이뤄지면 금통위의 독립성에 흠집이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역시 최근 정부와 여당의 금리인상 발언과 관련해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결과인데, 현 시점에서 어느 요인이 주택가격 상승의 주된 요인이냐는 논쟁은 현재로써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외부의 의견을 너무 의식해서 금리 인상이 필요한 데 인상을 하지 않는다든가, 아니면 인상이 적절치 않은데도 인상을 하는 결정은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다음달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바라봤다. 지난 11일 국내유가증권이 4.44% 폭락하며 ‘검은 목요일’을 맞이한 탓이다. 시장에선 이를 미국의 긴축 기조 강화에 따른 외국인의 자금 이탈 조짐으로 바라봤다.

또 최근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의 매파적 발언을 하면서 미국이 12월에도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금통위도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저작권자 © 금융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