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직구 한마디/ 장인성 기자
 

5년 전 울랄라세션의 리더였던 故임윤택씨는 죽기 전 일부 사람들에게 “곧 암으로 죽을 것처럼 오디션 프로그램 하더니 우승 뒤에 죽지 않냐”며 “암이 우승을 위한 감성팔이가 아니었냐”는 비난을 들을 때가 있었다. 

전혀 상식적이지 않은 말들과 상황이었지만 임윤택씨는 개의치 않았다. 이는 좋은 말만 듣기에도 아까운 시간에 굳이 비난까지 들을 여력도 없던 마지막 골든타임이었기 때문이다. 

치열했던 국감이 끝났다. 연말도 점점 다가오고 있지만 보험금 부지급 피해자들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암 보험금, 즉시연금 문제가 처음 금감원에서 회자 될 때만해도 다뤄지기만 하면 단번에 끝나겠다고 생각했지 이렇게 길게 이어올 거라고 생각한 이는 많지 않았다. 가려운 속을 긁어주지 못하는 사회를 대신해 금융문제 만큼은 금감원이 문제를 잘 해결해 줄 거라 믿었던 탓이다. 

그러나 금감원은 만병통치약이 아니었다. 문제가 다뤄지면 다뤄질수록 해결 됐다는 속 시원한 뉴스 대신 소송으로 시시비비를 가리겠다는 말이 더 익숙하게 들리고 있다. 물론 이 때문에 보험업계가 힘든 한 해를 보내고 있다지만 반대로 보험 소비자들 입장에선 올 한해엔 반드시 이 문제를 해결하고 넘어가야 했다. 

그래서 국감장에 나온 암 보험금 부지급 피해자 외침에 일동 숙연해져야 했지만 국회의원이 할 수 있는 일은 설명하고 들어주는 것 말고는 할 게 없었다. 다양한 논리로 빠져나가는 보험사들의 말장난을 또 들어야 했다. 

심지어 서로 공격하는 여야가 보험금 지급 문제 만큼은 한 목소리를 낸 기이한 장면까지 연출 돼 이번엔 해결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도 잠시나마 들었다. 허나 금감원이 무력했던 것처럼 국회도 일회성 이벤트에 머물며 다른 정쟁에 묻혀 보험금 부지급 문제는 다시 수면 아래로 사라지고 있다. 

이들의 골든타임은 지나가고 있다. 좋은 말만 듣기에도 아까운 시간들이 보험금 부지급 피해자들에겐 속절없이 흘러가고 있다. 

한 가지 알아야 할 점은 정치적 수싸움을 생각하는 국회의원과 자신의 안위를 생각하는 금감원, 분기 순이익을 걱정하는 보험사들도 지금이 신뢰의 골든타임이라는 점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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