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전환시 순환출자 막대한 자금 마련 위해 오일뱅크 상장 시도
지난 8월 지주사 전환 무난히 완료…상장 목적 사라져 철회설 ‘솔솔’

[FE금융경제신문=김다운 기자]하반기 기업공개 최대어로 거론되는 현대오일뱅크의 연내 상장이 물건너가는 분위기인 가운데 아예 상장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마저 나와 향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모기업인 현대중공업그룹의 지주사 전환과 맞물려 상장에 연내 상장에 속도를 내고 있었다. 하지만 상장의 목적이었던 현대중공업그룹의 지주사 전환에 따른 자금 확보가 현대중공업그룹의 지주사 전환 완료로 사실상 필요가 없어졌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2016년부터 염두에 두고 있던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순환출자 해소에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최대주주로 있는 오일뱅크의 구주매출을 통해 대규모 자금을 마련 지주사 전환을 마무리할 복안이었다.

하지만 지난 8월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의 분할 합병에 이어,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중공업의 순환출자를 끊기 위해 현대미포조선이 보유하고 있던 현대중공업 지분 전량을 3000억원에 매입했다. 이에 현대중공업그룹의 지주사 현대중공업지주는 현대중공업(30.9%), 현대오일뱅크(91.1%), 현대일렉트릭(34.6%), 현대건설기계(33%), 현대글로벌서비스(100%)를 자회사로 두는 구조로 재편, 지주사 전환을 완료했다.

지주사 전환이 완료된 현대중공업지주로서는 추가 자금을 확보할 이유가 사라진 상황으로 말많은 오일뱅크 상장을 굳이 강행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현재 공정거래법상 지주사는 부채비율이 200% 이하여야 하는데, 현대중공업지주는 지난 2분기 별도 기준으로 자본 5조6841억원에 부채는 2조2591억원으로 부채비율이 39.7%에 불과하다. 이는 미포조선 보유 현대중공업 지분 매입을 감안해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상황으로 사실상 추가 자본 확충이 필요 없는 상태가 됐다. 

이에 재계에서는 급할 게 없는 현대중공업그룹의 상장 철회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예상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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