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점포 통폐합' 구조조정 신호탄
증권업계 '점포 통폐합' 구조조정 신호탄
  • 이도희 기자
  • 승인 2018.12.06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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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S 보편화 등 영향 증권사 지점 수 처음 1000곳↓ 줄어
희망퇴직 불가피...KB증권, 12일까지 '희망퇴직' 신청 받아
증권업 IB 사업 재편 추세 '인력 감축' 필연적 수순 의견도

[FE금융경제신문=이도희 기자] 증권업계들이 점포 통폐합에 나서면서 구조조정 신호탄이 터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희망퇴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지난 2016년 말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 합병 이후 처음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노사 합의안에서는 이번 희망퇴직의 대상이 만 43세(1975년생) 이상 직원이다. 희망퇴직금은 근속연수에 따라 다르지만 최대 31개월치 급여에 생활지원금 2000만원과 전직 지원금 1000만원을 추가 지급하기로 했다.

최근 증권사들은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 사용이 보편화되는 추세에 맞춰 운영비 절감 차원에서 잇달아 지점 통폐합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주식 거래 등 단순 업무를 보기 위해 지점을 찾는 고객이 줄어드는 반면 자산관리 등을 원하는 고객들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증권사들마다 소규모 지점을 폐쇄하고 인근 점포와 합쳐 대형점포 또는 복합점포 출점을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19곳의 점포를 통폐합했다. 지난달 울산과 대구지점 2곳 통폐합을 결정한 대신증권에 이어 합병 후 첫 희망퇴직을 추진 중인 KB증권도 3곳의 점포 통폐합을 추진 중이다.

미래에셋대우 노조는 지난달 20일 컨테이너 농성을 진행했다. 미래에셋대우 노조가 거리로 나선 선 건 합병 후 처음이다. 노조 조합원들의 구성원이 대부분 리테일 인력이라는 점에서 점포 통폐합을 더욱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도 노사갈등 '일촉즉발'인 상황이다. 대신증권 노조는 점포 통폐합과 관련해 대표이사와의 교섭을 요구했으나, 회사측은 "회사 고유의 경영권"이라며 교섭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신증권 노조는 미래에셋대우와 마찬가지로 '컨테이너 농성'을 예고했다.

최근 미래에셋대우가 노조와 임금협상 중 내년 지점 통폐합을 통해 30% 지점을 감축하겠다는 안을 내놨다. 미래에셋대우는 2016년 말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이 합쳐진 뒤 점포를 통합해 대형화하는 전략을 펼쳐왔다. 합병 전 180여곳이던 점포는 현재 148곳(9월 말 기준)으로 줄었다. 여기에 사용자 측 안이 통과돼 30%를 더 줄이면 내년엔 40곳 넘는 지점이 문을 닫을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대형 증권사의 잇따른 지점 축소나 희망퇴직은 증권가의 구조조정 신호탄이 될 것으로 우려한다. 대우증권을 인수하면서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은 미래에셋대우의 임직원은 2년 사이 233명이 빠져나갔다.

고객의 주식거래 패턴이 바뀐 것도 구조조정의 요인으로 지목된다. 지점을 가지 않고 개인용 컴퓨터(PC)나 스마트폰으로 주식 투자를 하는 투자자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피 시장에서 영업점 단말기를 이용한 거래는 14%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PC를 이용한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스마트폰을 통한 모바일트레이딩(MTS)에서 이뤄졌다. 증권사 지점과 직원을 통하지 않은 비대면 증권 거래가 전체의 80%에 달하면서 지점을 유지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쪼그라든 실적도 구조조정 불안감을 부추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55곳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9576억원으로 2분기보다 23.1%(2882억원) 급감했다. 1분기 1조4507억원을 기록한 이후 두 분기 연속 감소세다. 미·중 무역 전쟁·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 등으로 증시가 크게 휘청이면서 거래대금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여전히 전체 수익 중 수탁수수료가 40~50%를 차지하기 때문에 증시 환경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결국 증권사들은  2~3개의 지점을 합쳐 대형점포로 키운 뒤 주식 중개 대신 자산관리(WM)사업을 키우고 있다. 고액자산가를 유치해 자금을 운용하고 관리하는 WM이 새로운 수익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점이 줄면서 증권사 직원의 설 곳은 사라지고 있다. 증권사 임직원 수는 2011년 말 4만4055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점차 줄면서 현재 3만6220명으로 집계된다.

올해 하반기부터 증시가 조정장에 진입했고, 내년 역시 녹록치 않다는 전망이 많은 만큼 리테일을 중심으로 조직 효율화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3분기 국내 증권사 55곳의 당기순이익은 9576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23.1% 급감했다. 오진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에도 브로커리지(Brokerage) 이익은 늘어나기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증권업의 추세가 금융투자(IB) 사업으로 재편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불가피한 흐름이라는 의견이 많다. 온라인 거래 비중이 크게 늘면서 지점을 찾는 수요가 줄어든 점도 지점 통폐합을 가속화 시키는 요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국내 증권사 지점 수는 사상 처음으로 1000곳 아래로 떨어졌다. 2011년 1779개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이는 지점 통폐합을 결정한 증권사들이 "구조조정이 아니다"라고 일축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점포 폐쇄라기 보다는, 복수의 지점을 합쳐 대형점포로 개편한 뒤 자산관리(WM) 사업을 강화하는 경영전략의 차원이라는 것.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의 실적은 시황에 따라 변동이 크기 때문에, 내년을 준비하는 데 있어 최대한 보수적으로 비용을 가져가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증권사들이 브로커리지 등 수수료 비즈니스에서 이자와 투자수익 비즈니스로 탈피하려는 그림을 그리는 상황에서 불가피한 수순"이라고 덧붙였다.

이도희 기자  dohee@f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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