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회장 "성과 나오니 더 열심히 공부해야"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이 13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하계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금융투자협회)

[FE금융경제신문=이도희 기자] 권용원 회장의 백팩이 화제다.

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권 회장은 출퇴근 시 큼지막한 백팩을 메고 다니는데, 그 이유는 증권사 CEO 때와는 차원이 다르게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기 때문이다.

지난 1일 금융위는 당정협의를 통해 사모발행 기준 완화 등 혁신기업 자금조달을 골자로 한 '자본시장 혁신과제'를 발표했다. 부동산 값이 폭등하면서 쏠린 자금을 다른 곳으로 분산시키겠다는 의도가 컸지만, 증권거래세 폐지 등 일부를 제외하고 금융투자업계가 원하던 내용이 거의 포함됐다.

자본시장법 등 관련법 개정이라는 험난한 과정이 남아있지만 권 회장이 취임한 지 불과 9개월밖에 안된 시점에 이뤄낸 실적치고는 대단히 크다는 평가다.

우아한 백조의 발이 빠르게 움직이듯, 금융당국의 자본시장 혁신과제 발표 뒤에는 퇴근 후에도 꼼꼼히 업계 과제를 챙기는 권 회장의 열공이 있었던 것이다. 물론, 10년이 넘는 공무원 생활을 통해 관료와의 소통 채널이 두텁다는 점도 강점으로 작용했다.

기술고시 21회 출신인 그는 김용범 금융위원장 등 행정고시 30회와 함께 연수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그만큼 정부와 원활하게 의견을 교환할 수 있다는 얘기다.

사실 증권가인 여의도에서 '백팩'은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메고 출퇴근해 먼저 화제가 됐다. 윤 원장은 지난 9월 금감원 인터넷 방송에 출연해 백팩 내용물을 공개하기도 했다. 백팩 안에는 금감원 보고서와 수첩, 열쇠 등이 들어있었고 윤 원장은 "(집에서도) 보고서를 읽어보려고 챙겨간다"고 전했다.

다른 점이 있다면 권 회장의 백팩이 윤 원장 것보다 훨씬 크다는 점이다. '관치금융'이 그 어느 나라보다 강한 우리나라에서 금융당국을 상대하고 설득하려면 그들보다 더욱 치밀한 논리와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자칫 관료들 심기를 건드릴 수도 있어 조심스러운 접근도 필요하다.

한편 권 회장은 백팩을 멘 이유에 대해 "성과가 나오니 어쩔 수 없이 더 공부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자본시장이 하나하나 발전해 나가는 데 보람을 느낀다"면서 "금융당국에도 고맙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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