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첫 오픈 플랫폼 도입 성공 사례 만들어
맞춤형 API로 ‘혁신적 금융서비스’ 가능토록 해
금융보안원과 공조 철벽보안 지침 만들어 시행

■ 김봉규 NH농협은행 팀장 인터뷰

 

김봉규 NH농협은행 디지털금융부 핀테크사업팀장은 금융권 최초의 오픈 플랫폼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또한 김 팀장은 자신들이 원하는 디지털 인재상의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인성을 꼽고 모든 일에는 기본적인 인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봉규 NH농협은행 디지털금융부 핀테크사업팀장은 금융권 최초의 오픈 플랫폼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또한 김 팀장은 자신들이 원하는 디지털 인재상의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인성을 꼽고 모든 일에는 기본적인 인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FE금융경제신문=권이향 기자]핀테크 시장을 둘러싼 시중은행들의 경쟁이 한껏 달아오르고 있다. 바야흐로 ‘디지털 금융’의 춘추전국시대다. 이런 와중에 지난 2015년 NH농협은행이 금융권 최초로 오픈플랫폼을 개설하며 금융이 새롭게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하지만 보안을 생명처럼 여기는 금융권에선 오픈플랫폼 전략을 선택한 농협은행의 선택에 물음표를 던졌다.

여러 걱정과 우려에도 농협은행은 멈추지 않고 맞춤형 API를 만들며, 오픈플랫폼의 선구자로서 길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게다가 이대훈 농협 은행장이 “핀테크에 기반을 둔 혁신적 콘텐츠와 기술을 확보해 디지털 역량 강화를 통해 다른 업종과의 융·복합을 추진해 인터넷전문은행과 대결에서 승리할 수 있는 ‘디지털부문 선도은행’으로 회사를 키울 것”이라고 밝히며 디지털·핀테크 활성화 지원사격에 나섰다.

이 은행장의 지원에 힘입어 농협은행의 오픈플랫폼이 디지털 금융의 저변확대를 이끌어 냈다. 그 결과 다른 시중은행들의 문의가 급증하면서 문전성시를 이뤄 걱정의 물음표가 성공의 느낌표로 변했다. 지금의 성공까지 농협은행은 많은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었다. 핀테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2015년부터 지금까지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맨 처음 걸어왔기 때문이다. 이에 그동안 노력해왔던 현장의 소리를 듣기 위해 디지털금융부 핀테크사업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봉규 팀장을 만나봤다.

- 핀테크 사업부 직무의 자세한 설명 부탁합니다

핀테크 관련 시장이 급변하는 시장에서의 대외적 대응 및 핀테크 혁신 관련 기업들을 멘토링 하는 업무와 기본 전략을 수립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업팀이 출범하면서 오픈 플랫폼에 관한 이야기를 빠트릴 수 없는데, (오픈플랫폼) 이게 시작되면서 핀테크 사업팀의 성장 동력이 생기면서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 금융권은 정보 노출에 민감한데 농협이 국내 은행권 최초로 오픈 플랫폼을 도입한 배경과 이유는 무엇인가요

우선 저희는 핀테크에 대한 정의를 시작했습니다. 앞으로 산업은 처음 커머스로 출발했던 알리바바 같은 기업이 규제 장벽이 있는 인터넷전문은행까지 확장된 그 과정 안에서 보여준 다양한 스펙트럼을 확인했어요. 즉 산업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는 거예요. 이처럼 빠르게 변해가는 금융환경에서 적응하기 위해서는 일일이 대응하는 수준에서 그치면 안 되며, 근본적인 대응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결론에서 플랫폼 전략이 도출됐어요.

여기서 오픈플랫폼은 2003년 버클리에 있는 대학교수가 만든 ‘오픈 이노베이션’이라는 개념에서 시작했습니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1등 전략에 의존하다 새로운 변화 전략에 대응하지 못하고 함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바깥에 있는 다른 정보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 API에 대한 설명과 농협이 제공하는 API 종류를 알려주신다면

오픈플랫폼의 목표는 금융을 개방해 우리가 가진 금융정보를 주고 (금융정보를) 가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을 API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보면 구글이나 애플도 그렇고 자체적으로 매년 수천개의 API를 공개하죠. 이처럼 공개되는 위치정보와 맛집 정보 관련 API와 농협이 가지고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전국지도에 맛집과 연결된 농협 지점들을 안내하는 새로운 앱을 만들 수 있습니다.

즉 다양한 요리 재료를 바탕으로 새로운 창조적인 요리를 만들 수 있는 거죠. API를 요리 재료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현재 농협은 금융API 89개와 관리 API 36개를 합쳐 총 125개의 API가 있습니다.

- 보안가이드는 어떻게 준비하셨나요

사실 아무리 금융 API를 잘 만들어도 사고가 한 번만 발생하거나 보안에 문제가 생긴다면 모든 것은 끝나요. 그래서 보안이라는 부분에서 어떻게 할지 나름의 절차가 필요한데 저희가 처음 (오픈플랫폼을) 시도하다 보니, 관련 정책이나 제도를 저희가 처음 만들게 됐죠.

그 결과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 내부에는 준법감시(compliance)를 담당하는 부서와 정보보호를 관리하는 부서가 각각 따로 있는데 저희는 통합해서 API를 이용하는 기업들이 어떻게 이것을 사용하는지에 대해 적정한지를 검사하고 확인하는 나름으로 프로세서를 만들게 됐습니다. 혼자하기엔 힘들어 금융보안원과 같이 3개월 TF팀을 만들어 33개의 항목을 만들었죠.

기업들이 참여하면 보안기준을 큰 틀에서 기준을 관리적 보호조치·기술적 보호조치·물리적 보호조치로 나눠 점검하고 실사도 나가면서 운용하고 있어요.

- 핀테크에 대한 금융권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디지털 부문 인재 채용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다. NH농협이 원하는 디지털 인재상은

제가 한 달 전 제주대학교에서 강연을 한 번 한 적이 있어요. 당시 제주 영업본부에서 요청해 캠프를 만들어 취업준비생들과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당시 그분들이 가장 궁금해했던 질문이 도대체 디지털 인재가 무엇이냐 였죠. 제 사견으로는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 인성입니다. 제가 계속 강조 했지만, 특히 농협은 농민을 위해 존재하는 곳이죠. 정서 자체가 국민적인 기업이다 보니 기본적인 사람의 소양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두 번째로 전문성입니다. 사실 전문성이라고 하면 학생들이 무슨 전문성이냐고 하실 텐데요. 요즘은 전공 상관없이 세상의 변화가 빠르죠. 이 말은 즉 지식의 유통기한은 짧다는 거예요. 다시 말씀드리면 전문성이 중요하다는 의미는 계속해서 학습하려고 하는 자세를 뜻합니다. 그만큼 학습을 계속하며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노력하는 인재가 디지털 금융시대에 적합한 인재라고 생각합니다.

- 한국소비자원의 조사에서 75세 이상 고령자의 97.8%는 “온라인뱅킹을 할 줄 모른다”고 답변하는 등 고령층의 디지털문맹 문제가 사회 문제로 떠올랐는데, NH농협이 디지털 금융소외자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마련한 방안이 있다면

저희는 모바일플랫폼 ‘올원뱅크’에서 시니어 맞춤 서비스인 ‘큰글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취약계층이나 노년층을 위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죠. 그렇지만 저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좀 더 넓은 의미에서 말하고 싶어요.

현재 70세이신 분들이 10년 전에는 60세 정도였죠. 그리고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09년이 스마트폰이 만들어진 때였습니다. 당시 60세 분들은 (스마트폰에)충분히 적응하셨죠. 다시 또 말하자면 지금 60세는 10년 전에는 50세였으며, 요즘 50대 분들은 스마트폰을 활발히 쓰고 있어요. 즉 계속해서 나이는 변해가고 사용자들의 노화 현상이 빨라지며, 고령층 사용자도 증가세를 보여요.

이런 상황에서 현존하고 계신 분들이 (온라인 뱅킹을) 원활히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낙담할 필요가 없습니다. 새로움에 대해 배울 의지만 있다면 앞으로 금융권은 이들을 배려할 서비스를 적극 제공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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