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고액배당 사주일가 이익만 추구 현대중공업지주 맹비난
조선업 불황에 시름 현대중공업 회생에 적극적 투자 나설 것 요구

[FE금융경제신문=김다운 기자]참여연대가 현대중공업지주의 적극적 사업투자 및 배당정책 재고를 촉구하고 나섰다.

참여연대는 지난 17일 국회 정론관에서 ‘현대중공업지주의 총수일가에 대한 고액배당 철회 및 조선산업에 대한 적극적 사업투자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참여연대는 최근 3~4년간 현대중공업그룹은 전세계적 조선·해양플랜트 사업 불황의 영향으로 심각한 위기를 겪어, 2015년 사내하청을 포함 약 6만7000명에 달했던 직원 수가 지난 8월 약 3만2000명으로 줄고 하청업체들 또한 다수 도산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처럼 불황 극복 및 경영개선을 위한 사업역량 집중이 요구되는 중요한 시기임에도 불구 현대중공업그룹은 지주회사 전환 등 지배구조 및 사업을 재편하며 총수 일가 지배력 강화와 이익 집중만을 위한 경영 의사결정을 내렸고, 피해는 고스란히 ㈜현대중공업과 그 구성원인 노동자, 협력업체와 지역경제로 돌아갔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2000년부터 약 9670억원을 들여 확보한 자사주 13.4%를 인적분할해 지주회사에 전부 이전, 33.31%의 지분율로 ㈜현대중공업지주를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등 총수일가의 이익만 늘렸다. ㈜현대중공업이 자사주 매입을 하지 않았으면 회사 위기 극복에 쓰였을 자금이 총수일가의 지배권 강화를 위해 쓰인 것.

또한 ㈜현대중공업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이익을 창출하던 AS사업부문을 ㈜현대글로벌서비스라는 별도 법인으로 분리해 ㈜현대중공업지주가 지배하게 함으로써 AS사업부문의 수익을 통한 경영개선 기회를 박탈당했다. 현재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이 대표이사인 ㈜현대글로벌서비스는 지난해 설립 첫해임에도 불구하고 즉시 600여억원(영업이익률 25%)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얻었다. ㈜현대중공업이 얻어야할 이익을 총수일가가 지배하는 지주사가 가져간 것이다.

여기에 ㈜현대중공업은 2조원대 차입금 및 이자비용까지 부담하며 ㈜현대오일뱅크 대주주(지분율 약 91%) 지위를 취득해 지분 전부를 지주회사에게 이전했다. ㈜현대오일뱅크는 ㈜현대중공업지주가 지분을 취득한지 1년 만에 6372억원(당기순이익의 93%)이라는 막대한 액수를 배당했고 내년 상반기에는 ㈜현대오일뱅크 상장을 통해 최소 3조원에 달하는 지분가치 상승 이익 취득까지 예상되는데 ㈜현대중공업이 얻은 건 아무것도 없다.

참여연대는 ㈜현대중공업지주의 높은 배당성향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현대중공업지주가 공시한 배당성향 70% 이상이 확정될 경우 총수 일가는 지주회사가 벌어들인 순이익의 약 21% 이상을 배당을 통해 얻게 된다. 실제 ㈜현대중공업지주는 배당 확대를 위해, 자본준비금 2조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하는 임시주주총회를 오는 28일 개최할 예정이다.

참여연대는 ㈜현대중공업지주가 배당확대를 위해 개최할 예정인 임시주주총회를 즉각 취소하고 ㈜현대오일뱅크, ㈜현대글로벌서비스 등에서 발생한 이익은 불황의 후유증으로 사업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현대중공업 등 회사의 사업투자에 쓰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지배구조 개편과정에서 지주회사와 총수 일가가 취득한 막대한 이익을 ㈜현대중공업 및 협력업체의 경영환경 개선과 장래 사업 발전을 위해 투자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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