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금융경제신문=권이향 기자]대우조선해양이 부실의 주범으로 손꼽히는 소난골 드릴십(이동식 원유시추선) 매각을 완료하고 9000억원대의 수입을 얻게 돼 경영정상화에 청신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은 26일 앙골라 국영석유회사 소난골(Sonangol)이 발주한 드릴십 2척을 내년 초 모두 인도하기로 선주측과 최종 합의했다고 밝혔다.

앞서 대우조선은 지난 2013년 소난골로부터 드릴십 2척을 총 거래금액 12억4000만달러에 수주했다. 이 중 20%인 2억5000만달러를 선수금으로 받았으며 나머지 80%(9억9000만달러)는 드릴십 인도시점인 2016년에 받기로 계약했다. 하지만 장기간 이어진 저유가 등으로 앙골라 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했고 소난골 역시 드릴십 인수에 난색을 표시, 잔금을 지급받지 못했다.

잊혀져 가던 이 거래는 올해 유가가 60달러선을 넘어서는 등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자 소난골 측에서 드릴십 인도 의사를 대우조선해양에 타진해 왔고 계약이 이행되게 됐다.

이번 합의에 따라 대우조선해양은 내년 1월 말과 3월 말까지 각 1척씩 순차적으로 드릴십을 인도하며, 최종 확정 계약가는 선수금을 포함해 척당 약 5억3000만달러(약 5969억원)다. 선수금은 수주 당시 이미 받아 내년에 드릴십 2척을 인도하면 일시금으로 약 9000억원 상당을 받게 된다.

이번 계약 이행으로 대우조선해양은 손익 개선 효과와 함께 대규모 유동성도 확보하게 됐다. 올해 3분기 기준 대우조선해양의 부채비율은 전년 동기(223.8%) 대비 7.9%포인트 하락에도 불구 215.9%로 여전히 200%를 웃돈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838억원에 불과한 상황으로 이번에 9000억원의 목돈은 가뭄에 단비와도 같은 효과가 기대된다.

비록 계약 시점보다 드릴십 시장가격이 30~40% 떨어져 계약서상의 제값은 받지 못했지만 시장가인 3억5000만달러 선을 웃도는 금액으로 거래하며, 골칫거리였던 소난골 프로젝트가 원만하게 해결된 점은 고무적인 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