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분기 3개 감소 대비 올해 1분기에만 30개 감소

[FE금융경제신문=권이향 기자]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시중은행들이 점포망 축소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비대면이나 인터넷·모바일 뱅킹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 등 디지털금융 소외 계층의 금융 접근성은 낮아만 질 것으로 전망돼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6개 시중은행의 영업점 수는 5472곳으로 지난 2017년 5507곳에 비해 35개나 줄었다. 특히 문제가 되는 점은 영업점포수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14년 같은 기간 대비 5920개었지만 2015년 5850개, 2016년에는 5674개로 매년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이런 와중에 올해는 새해부터 시중은행들이 은행 점포를 축소하면서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최근 KB국민은행은 다음달 28일까지 지점 6개와 출장소 6개점 등을 통폐합하기로 결정했다.

△잠실나루역(점) △우남역(점) △하남풍산(점) △가산패션타운 △시흥동 △평창동 △강남대역(점) △송도PB센터 △울진원자력(점) △광주하남산업단지 △광주첨단산업단지(점) △남천중앙 △군산국가산업단지 등 총 13개 점포가 사라진다.

우리은행은 이미 점포 통폐합이 종료됐다. 이달 2일 종로6가 지점, 가락시장, 동국대경주병원 등 총 10개의 지점이 증발됐다.

신한은행은 이달 안으로 △일산문촌지점 △구로남 △송도센트럴파크 △안국역 △옥련동 △아산배방 출장소 △전농동 출장소 등 총 7개가 통합된다.

디지털화 등의 영향 탓에 KEB하나은행은도 올해 점포 축소가 있을 것으로 예상 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로드맵은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하나은행을 포함해 4대 시중은행의 지점 가운데 단 3개만 줄어든 점을 감안하며 매우 빠른 속도로 점포가 사라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임대료와도 상관이 있다. 은행연합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7년 9월말 기준 3412개인 점포가 작년 9월 3321개로 줄면서 시중은행 임대료도 덩달아 151억1300만원 감소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최근 비대면 거래 증가와 임대료 절감을 위해 인근 지역 내 가깝게 있는 점포 등을 통합하는 등 수익성인 측면을 고려해 점포 통폐합을 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관계자는 “무조건 점포를 통폐합하는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기존 고객들에게 점포 통폐합을 소식을 고지하는 등 고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면서 은행도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으로 고민해 운영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최근 은행권들이 비용감소를 위해 손쉽게 점포망 축소 카드를 꺼내들면서 인터넷·모바일뱅킹 사용에 어려움을 느끼는 고령층은 외면해 비판이 일고 있다. 특히 디지털 전환이라는 이름 아래 금융권의 사회적 책임에는 소홀한 모습을 보여 더욱 아쉬움을 남겼다.

금융당국도 작년 7월 ‘은행 지점 폐쇄절차 등에 대한 모범규준’을 마련하며 대책을 세웠지만 성과는 신통치 않다.

은행권이 과도한 경영침해라는 입장을 보이며 금융당국과 갈등을 빚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지점 폐쇄를 최소화 될 수 있도록 올해 안으로 모범규준을 만들어 적용할 계획이지만 일반 영업점이 손해를 보면서까지 지점을 운영할 가능성은 희박해 디지털금융 소외 계층의 어려움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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