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우리은행장 채용비리로 첫 실형…‘본보기 판결’에 은행권 초긴장
前 우리은행장 채용비리로 첫 실형…‘본보기 판결’에 은행권 초긴장
  • 권이향 기자
  • 승인 2019.01.11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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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주 하나 은행장, 올해 3월 만료되는 은행장직 연임에 ‘빨간불’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연말 1심 재판 결과에 따라 향후 그룹 내 입지 결정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이 채용비리와 관련 징역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돼 은행권이 충격에 빠졌다. 사진은 지난해 1월 구속적부심 심사를 마치고 귀가하던 이 전 행장 모습.(사진=뉴시스)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이 채용비리와 관련 징역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돼 은행권이 충격에 빠졌다. 사진은 지난해 1월 구속적부심 심사를 마치고 귀가하던 이 전 행장 모습.(사진=뉴시스)

[FE금융경제신문=권이향 기자] 은행권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해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앞서 같은 혐의로 1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은 KB국민은행 전현직 임직원보다 무거운 형을 받게 되면서 은행권이 잔뜩 긴장한 모습이다.

특히 판결에서 이 전 행장 재판부는 은행 자체의 공공적 성격 및 사회적 위치를 감안하면 은행장의 재량권은 무한으로 확대될 수 없다고 강조해 채용비리 혐의에 연루된 다른 은행들 역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지난 10일 서울 북부지법 형사9단독 이재희 판사는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이 전 행장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하며 법정구속 했다.

이 전 행장은 지난 2015년부터 2017년 사이 인사 청탁자와 은행 내부 친·인척 명부를 만들어 이들 자녀가 서류전형이나 1차 면접 등에서 불합격하더라도 임의로 합격시킨 혐의로 기소된 상태였다.

이에 따라 채용비리 의혹에 연루된 함영주 KEB하나은행장과 신한은행장을 지낸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등도 이번 재판 결과가 연임 여부나 입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졌다.

함영주 하나 은행장은 지난 2015년과 2016년 하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 과정에서 부당한 인사청탁을 받고 서류전형 및 합숙·면접에 개입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게다가 인사부에 남녀 비율을 4대1로 해 남성을 많이 뽑도록 지시한 혐의도 받고 있어 함 행장은 지난해 6월 업무방해와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 돼 재판에 넘겨졌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도 지난 2013년 상반기부터 2016년 하반기에 외부 청탁 지원자 및 신한은행 임원, 부서장 이상 자녀 30명 명단을 별도 관리하며 채용 특혜를 제공하고 남녀 성비를 3대1로 맞춰 채용하는 데에 개입한 혐의를 두고 있다.

현재 이들 모두 관련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기업인 은행들이 인사권에서 자율성을 가지고 있고, 현재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이 진행 중인 것을 감안하며 은행권 수장들의 입지에 미칠 파급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또한 이 전 우리 은행장은 자신의 연임을 위해 채용 청탁 받은 명단을 관리하며 사익을 추구한데 반해, 조 회장이나 함 행장은 사익을 추구한 사실이 없어, 이 전 은행장과의 경우와는 다르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다만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어제 있었던 이 전 우리은행장이 실형까지 선고받는 결과에 다들 충격을 받은 눈치”라며 “게다가 재판부가 은행권의 공공성을 강조한 탓에 채용비리 의혹에 휩싸인 은행들의 앞날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이어 “이 전 은행장과 다르게 조 회장과 함 행장은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도 받고 있어 재판 결과에서 자유롭기는 힘들어 보인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권이향 기자  kehcl@f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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