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도 ‘썰렁’한 반응…인터넷전문은행 미래 안개 속
은산분리 완화 불구하고 여전히 규제 적지 않아…키움증권 만 관심

[FE금융경제신문=권이향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이 유력 했던 네이버가 불참 선언을 하면서 제3 인터넷은행 초반 흥행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23일 오후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서울 여의도 금감원 대회의실에서 인터넷은행 인가심사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설명회에는 인터파크, 다우기술, 위메프 등의 ICT 기업과 신한, KEB하나 등 금융계 회사들은 참석했지만 지난 2015년 1차인가 때보다 관심은 덜했다.

앞서 1차 인터넷은행 인가 심사 당시에는 참석자가 몰리며 급하게 장소를 옮기는 상황까지 연출됐지만, 이날 설명회에는 국내 포털 업계 1위인 네이버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등 다소 맥 빠지는 분위기가 됐다.

관계자들은 “최근 인터넷은행에 한해 은산분리 규제가 완화하는 특례법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여전히 정부의 규제가 과도한 면이 있다”며 “초기 흥행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네이버가 발을 빼면서 판이 커지길 기대한 업계 분위기도 급격히 차가워졌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일본의 경우에는 네이버 같은 ICT 전문기업들이 인터넷전문은행의 지분을 100% 소유할 수 있다.

국내에선 ICT 전문기업에 한해 예외적으로 인터넷은행의 지분은 34%까지만 보유 가능하다. 또한, 금융당국의 한도초과보유주주심사라는 힘겨운 과정을 통과해야 하는 등 대주주 자격요건이 엄격하다.

게다가 시중 은행들이 모바일 뱅킹 등 디지털 분야 사업에 적극 투자하고 나서며 메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17년 첫 영업을 시작한 이후 케이뱅크·카카오뱅크는 별다른 수익 구조를 구축하지 못하며, 지난해 3분기까지 케이뱅크와 케이뱅크는 각각 508억원, 15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여의치 않은 상황에 네이버 역시 국내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울 것으로 바라봐, 국내 시장보다 해외에서 인터넷 은행 설립을 추진할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날 설명회에는 참석했지만 인터파크는 지난 18일 돌연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을 포기하며 사업 다각화보다는 내실 강화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1차인가 당시 인터파크와 컨소시엄을 꾸렸던 NHN엔터도 인터넷전문은행 불참을 선언했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시중은행들과 금융권 회사들도 단순 관심으로 설명회에 참석했다며 말을 아꼈다. 사실상 참여 의사를 적극적으로 밝힌 곳은 키움증권 한 곳에 그쳤다.

한편, 금융위와 금감원은 오는 3월 중 예비인가 신청을 받아 5월 안으로 최대 2곳의 인터넷은행을 추가로 인가할 계획이다. 다만 금융당국의 예상보다 ICT기업들과 금융권이 몸을 사리고 있어 제3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의 미래는 ‘첩첩산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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