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신한·우리·하나 ‘사상 최대 순익’으로 배당금 2.5조 첫 돌파
금융그룹, 외국과 비교해 배당성향 낮아…주가 부양 필요성 대두
우리금융, M&A 실탄 마련 위해 전년보다 배당성향 5.2%포인트↓

[FE금융경제신문=권이향 기자] 지난해 4대 금융지주의 순이익이 10조원을 넘어서는 등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자 통 큰 배당을 실시했다. 이에 4대 금융지주의 배당금 총액이 처음으로 2조 5000억원을 넘어서 배당 확대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최근 금융권에 따르면 작년 KB·신한·우리·하나 등 4대 금융지주의 배당금 총액은 2조5208억원으로 전년도 2조 3171억원보다 8.8%(2037억원) 증가했다.

지난 2017년 2조원 돌파 이후 1년 만에 2조 5000억원을 넘어선 것이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회복세를 보인 2011년(9799억원)과 비교하면 157.3%나 급증했다.

지주사별로는 KB금융이 7597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신한금융(7530억원) 하나금융(5705억원) 우리금융(4376억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처럼 금융지주들이 고(高) 배당에 나선 까닭은 지난해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의 순익이 3조원 대를 달성하는 등 4대 금융지주들이 처음으로 당기 순이익 10조원을 돌파해 역대 급 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외국 금융사에 비해 국내 금융사들의 배당성향이 낮은 탓에 그간 주가 부양 방안이 마땅치 않았던 금융그룹은 역대 최고 실적에도 배당 확대를 주저할 이유가 없었다. 다만 적극적인 M&A(인수합병)을 고려중인 우리금융의 경우에는 지난해(26.7%)보다 낮은 21.5%다.

앞서 금융권 안팎에선 우리은행이 호 실적을 기록한 만큼 배당성향에 대한 기대감을 보인 바 있다. 하지만 지주사 전환 이후 1년 동안 내부등급법이 아닌 표준등급법을 사용해야 하는 우리금융 지주 입장에선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이에 우리금융은 주가 부양보단 M&A(인수합병) 실탄 마련에 초점을 두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을 제외한 KB·신한·하나금융의 배당성향은 일제히 상승했다.

특히 하나금융의 배당성향은 25.5%로 전년(22.5%)에 비해 3.0%포인트 증가해 4대 금융그룹 가운데 상승 폭이 가장 컸다. 그 뒤를 이어 KB금융(24.8%), 신한금융(23.9%), 우리금융(21.5%) 등으로 조사됐다.

일각에서는 배당 확대에 따른 이익잉여금 및 전체 자본 감소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자본 유출 위험성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11일 종가기준으로 하나금융의 외국인 지분율은 70%, 신한금융 67.21%, KB금융 66.38%로 우리금융지주를 제외한 금융지주의 외국인 지분율이 70%에 육박했다. 결국 배당 확대로 국내 금융지주의 이자이익이 외국인에게 흘러 들어간다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힘들게 됐다.

하지만 유럽 금융사 평균 배당성향이 60.4%이며 일본이 27.6%인 점을 감안하면 국내 배당성향(평균 24%)은 낮은 수준이다.

또한 하나금융지주(14.94%), 신한금융지주(14.88%), KB금융지주(14.60%) 등 국내 지주사들의 총자본비율 평균이 14.26%로 집계되며, 은행 지주사들은 국제기준을 충족하는 수준으로 자기자본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지주사들은 BIS 기준을 충족하며 자본 적정성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주주 환원 정책 강화를 통한 주주 가치 증대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배당성향이 11.1%에서 24.0%로 증가하긴 했지만 여전히 4대 금융그룹의 배당성향은 낮은 편이라며 각 금융사들은 주식 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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