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중심으로 할부금융·소액 신용 대출 등 사업 진출
현지 금융당국 허가 등 진입 장벽, 장기적 관점에서 도전

 

[FE금융경제신문=권이향 기자] 정부의 카드수수료 인하 정책으로 시작된 작은 날개짓이 카드업계에 폭풍우와 같은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최근에는 카드 수수료 인상을 놓고 대형가맹점과의 다툼에서 완벽한 판정패를 당하자 카드업계가 새로운 수익동력을 찾아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어 이들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사업 확대를 통해 조직 정비를 마친 KB국민카드는 캄보디아, 라오스 등 기존 진출 국가에서 인도차이나 반도 국가로까지 해외 진출 지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국민카드는 이미 진출한 라오스에서 자동차 할부 금융과 소액 신용 대출에 집중해 현지 시장 기회 탐색을 거쳐 카드업 진출도 본격 추진해 나가고 있다. 또한, 동남아 주요 국가에 진출하며 뿌리를 내린 KB국민은행, KB증권 등 KB금융그룹 계열사 간의 협력으로 시너지 효과를 도모할 계획이다. 

특히 핀테크·빅데이터를 활용한 신규 사업 발굴 등 여러 분야에서 핵심 경쟁력을 갖출 사업 모델 발굴에 적극적이다. 이에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와 같이 시장 잠재력이 높은 국가를 중심으로 현지 상황에 맞는 사업 모델을 찾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지난 국민카드는 지난 2017년 말 기준 누적 순손실 7억 2700만원을 딛고 일어나 작년 3월부터 순이익을 기록하며 지난해 2분기 누적 순이익 6억 3300만원, 3분기 말에는 11억 5200만원으로 급증했다.

작년 초 베트남 소비자금융 및 신용카드 회사인 ‘테크콤파이낸스(Techcom Finamce)’인수 승인을 받으며 해외진출 기지개 핀 롯데카드는 지난 12월에 롯데카드 베트남 현지법인 ‘롯데파이낸스 베트남(LOTTE Finance Vietnam)’출범식을 가졌다.

이날 출범식에서 롯데카드는 국내 카드사 중 처음으로 베트남 소비자금융 영업을 개시했다.

이 후 하노이와 호치민에도 진출한 롯데 계열사와 한국기업 임직원 등을 대상으로 다양한 대출상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 중으로 현지인을 위한 신용카드 상품도 출시할 계획이다.

국내 최초로 신용카드업을 시작한 하나카드는 지난 40여년 간 축적해온 해외 사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난 2017년 8월 일본에서 출범한 ‘하나카드페이먼트’ 자회사를 설립했다. 자회사를 통해 중국 모바일 결제 ‘위챗페이’ 매입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사드 이슈로 국내 중국인 관광객 숫자가 줄어든 반면 일본 내 중국인 관광객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 게다가 오는 2020년 도쿄 올림픽도 예정돼 있어 앞으로의 전망이 밝다.

지난 3월 베트남 중앙은행 산하의 국제 결제원 NAPAS(National Payment Corporation of Vietnam)와 지급결제 활성화에 대한 양해 각서도 체결해, 베트남 내 카드결제 확대를 위한 사업을 지원할 방침이다.

이러한 노력에 하나카드는 국내(약7%) 수준보다 2배에 가까운 12%의 해외 시장 점유율(개인신용판매기준)을 달성했다. 통상 이익기준으로 시장 점유율을 산정하기 힘들지만 해외신판 수익률이 국내보다 높아 영업이익이나 순이익을 기준으로 조사해도 개인신용판매기준과 비슷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더 주목할 점은 타 카드사들은 단기대출 등의 방식으로 해외진출에 나서고 있지만 하나카드는 해외시장의 지급결제 분야에도 진출을 선언하며 지불결제수단을 모두 아우르는 오픈형 통합 월렛을 하나멤버스로 구축했다. 

지난 2011년 베트남 시장에 첫발을 내민 신한카드도 작년 1월 베트남 금융당국으로부터 소비자 금융회사 PVFC(Prudential Vietnam Financial Company) 인수 허가를 받았다. 현재 베트남 내 외국계 은행 1위 신한베트남은행, 신한금융투자와 함께 시너지 효과 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6년 미얀마에 설립된 신한마이크로파이낸스도 현지 금융당국에서 MFI(Micro Finance Institution) 라이선스 획득해 양곤과 바고 지역에서 소액신용대출을 운영 중이다. 신한인도파이낸스는 인도네시아 재계 서열 2위인 ‘살림그룹’ 내 자동차 판매 계열사인 인도모빌과 함께 설립 됐으며 현재 신용카드 및 할부, 리스 사업 등을 진행 중이다.

협회차원에서도 카드사들의 해외진출을 돕기 위해 해외 진출국의 법률이나 시장현황 자료를 제공하는 한편 업권 간의 해외진출 네트워크 구축, 해외금융협력협의회 등의 방법으로 돕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해외 금융기관에서 라이센스를 취득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정보부족 등으로 단기간에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해외 시장 진출이 ‘그림의 떡’이 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미 활발하게 글로벌 시장 확대에 나선 국내은행들도 상당한 기간이 지나서야 성과를 보였다”고 설명하며 “국내에서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찾기 힘든 만큼 현지 상황에 맞게 할부금융 등 사업을 시작하며 천천히 도전해 나가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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