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길 “예보료 인하 정부에 건의” … 타 금융사와 비교 될 수밖에
결국 보험료 인하도 가능해지나? … 업황 부진 여파로 여력 없어

 [FE금융경제신문=장인성 기자] 생보업계가 올해도 업황 부진을 고민할 만큼 시장 상황이 어려워지는 가운데 지난 19일 생명보험협회 신년 기자간담회 자리 첫 번째 순서로 다룬 문제가 예금보험료 인하를 거론해 생보업계가 예금보험료 인하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여 진다.

다만 예금보험료 인하 수준이 현재 기준으로 90%나 인하 해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정부도 보험업계에 적절한 보험료 인하를 요구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어 추가 흐름 변화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 작년 생보사 내 감소한 당기순이익만 약 9400억원 … IFRS17 준비 여파 커

21일 생명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2018년 생명보험사들의 당기순이익은 4조 269억원으로 전년대비 3.1%인 1219억원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는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 처분 비용인 1조 958억원을 추가한 비용으로 실제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전년보다 24.6%인 9639억원이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상 적자인 셈이다.

문제는 단순히 업계 불황으로 생보업계가 적자를 내는 것뿐만 아니라 IFRS17를 대비하는 과정에도 업계 부진을 촉발시킨다는 분석이다.

오는 2022년부터 새로 적용 되는 IFRS17이라는 새 회계 시스템은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지급해야하는 보험금을 계약시점이 아닌 결산기 시장금리를 반영해 시가로 평가하는 것이 핵심이 됐다.

덕분에 생보업계는 저축성 보험 위주 시장을 보장성 보험 위주 시장으로 급격히 변화를 꾀하고 있다.

실제 지난 2018년 전체 생명보험사 수입보험료는 110조 7435억원 가운데 보장성 보험의 수입보험료는 41조 4078억원으로 지난 2017년보다 8420억원이 증가한 반면 저축성 보험의 수입보험료는 22조 6354억원으로 전년보다 5조 2422억원인 13.5%나 줄었다.

게다가 저축성 수입보험료와 보장성 수입보험료의 차이도 지난 2017년 1조 6822억원인데 반해 지난 2018년엔 7조 7724억원의 격차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 IFRS17 도입에 따른 여파가 크다는 점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 신용길 “예보료 인하 정부에 건의” … 형평성 문제로 정부도 고민

이 때문인지 지난 19일 생명보험협회 신용길 회장은 “정부에게 예금 보험료를 현재보다 90%를 낮춘 보험료만 내게 해달라고 건의했다”며 “정부가 받아들이게 되면 지난 2018년 기준 예보료가 7721억원이므로 최대 800억원 수준만 납부하게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주목할 점은 지난 2018년 생보업계가 낸 예보료 7721억원이 지난 2018년 생보업계에서 감소한 당기순이익 9639억원 중 80.1%에 해당하는 수치라는 점이다. 즉 지난 2018년 1년 동안 줄어든 당기순이익 중 70%가 환원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는 예보료 인하 문제가 단순히 생보업계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금융사들이 동시에 겪는 진통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신 회장의 제의에 대해 정부가 긍정적으로 검토했으면서도 선뜻 생보업계 손을 들어주지 못하는 것은 나머지 금융사들과의 형평성이 제기되는 중이다.

대표적으로 증권업계의 요구가 거세다. 이는 예금 보험 출발 문제가 IMF로 인해 부실해진 은행들이 문 닫으면서 예금자 보호가 어렵게 되자 마련 된 고육지책인데 정작 증권사들이 은행보다 높은 예보료를 내고 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속적으로 투자자 예탁금을 예보대상으로 제외시키거나 예보료를 은행 수준만큼 인하해달라고 요구를 매해 하고 있다.

◇ 보험료 인하 가능해지나? … 업황 부진 여파 때문 힘들 것

힘들기는 하겠지만 정부 입장에서는 생보업계가 예금 보험료를 인하시키려면 정부도 충분히 납득할 만한 추가적인 카드를 제시해야 된다는 주장이 제시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보험료 인하가 그것이다.

보험사들이 보험 가입자들에게 걷는 보험료에는 다양한 요소들을 반영하고 있기도 하는 데 그 중 하나가 예금 보험료도 일정부분 반영 돼 있기 때문이다.

이는 작년 8월 진행 된 생보협회 세미나 자리에서 동아대 김대환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이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기금을 적립하고도 여전히 많은 보험료를 지불하고 있다”며 “지금보다 더 많은 보험료를 지불하는 것은 보험 계약자를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예금보험료 인하가 보험 가입자들의 보험료 인하를 유도할 수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생보협회 한 관계자에 따르면 “예금 보험료 인하가 수용 되면 어느 정도 고려할 수 있겠지만 지금 요구하는 예금 보험료 인하는 당장 보험업계가 짊어질 규제가 많다는 점에서 제시 된 만큼 여력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보험업계 부진이 해소 되면 가능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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