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직원 1인당 평균 연봉 1억4000만원대 육박... 일부 직원 임금삭감이 불씨
노조 "리테일 직군은 임금 삭감, 임원.본사·관리부서 소속 직원들은 돈잔치"
임태순 대표 "열심히 하는 사람은 그만한 대가를 준다는 원칙 따라 확실한 보상한다"

[FE금융경제신문= 김다운 기자] 증권업계 최고의 고임금을 받고 있는 케이프증권이 일부 직원의 임금삭감 문제로 노사갈등을 벌이고 있다.

리테일 직군 임금 삭감 문제를 두고 노동조합과 갈등을 빚고 있는 케이프투자증권의 지난해 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이 무려 1억4000만원대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조 측 주장은 "리테일 직군에게는 성과에 따른 임금 삭감이라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면서 임원을 비롯해 본사·관리부서 소속 직원들에게는 돈잔치를 하고 있다"있는 것이다.

22일 케이프투자증권의 지난해 별도기준 실적을 살펴보면 영업수익 2104억원, 순이익 14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수익은 전년 1999억원보다 5.25% 올랐지만 순이익은 2017년 177억원보다 29억원, 16.38% 줄었다.

지난해 이 회사의 순이익이 대폭 감소했음에도 직원들 급여로 사용된 금액은 2017년 358억9076만원에서 지난해 354억3895억원으로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쳤다.

경영진의 경우 경영이사 2명, 사외이사 3명 등 등기임원 5명과 비등기 임원 19명 등 24명에게 지난해 39억6303억원의 급여가 지급됐다.

일반직원의 경우 정규직 89명과 비정규직 141명 등 230명에게 314억7592만원의 급여가 지급됐다. 1인당 평균 1억3685만원에 달하는 금액이며 증권업계 최고 수준이다.

실제로 주요 증권사들의 지난해 평균 연봉을 살펴보면 대부분 케이프투자증권보다 낮았다. 메리츠종금증권 1억3663만원, 하이투자증권 1억2819만원, SK증권 1억2778만원, NH투자증권 1억2277만원, 교보증권 1억1581만원, 미래에셋대우 1억634만원, DB금융투자 1억597만원, 유진투자증권 1억94만원, 현대차증권 1억원 등이었다.

특히 유안타증권 9841만원, 한화투자증권 9419만원, 이베스투자증권 9247만원, 대신증권 8195만원, 키움증권 7595만원 등에 비해서는 최고 4000만원 이상이나 높은 수준이다.

노조 측은 "리테일 영업직군 등을 대상으로 급여성과에 따라 무제한 임금 삭감을 추진하면서 회사에 순응하는 직원들에게는 높은 연봉을 지급하고 있다"며 "연봉 지급 기준에 형평성이 결여됐다"고 주장했다.

2016년 케이프투자증권으로 인수된 이후 주요 임원들은 전 임원들과 비교해 4배 이상 높은 연봉을 받고 있으며 노조원이 아닌 본사 직원과 관리직에 근무하는 이들에게 상대적으로 높은 연봉을 주고 있다는 것이 노조 측 주장이다.

반면 일부 노조원들의 경우 사측에서 마련한 연봉 가이드라인에 따라 저성과자로 분류돼 매우 낮은 수준의 연봉을 지급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에 따르면 케이프증권의 임태순 대표는 "열심히 하는 사람은 그만한 대가를 준다는 원칙에 따라 확실한 보상을 해준다고 보면 된다"며 "노조원 11명에 대한 임금 삭감이 이뤄진 것은 아니다. 적을 때는 1명, 많을 때는 3명 정도가 저성과자로 분류돼 임금이 삭감됐다"고 밝혔다.

또 임 대표는 "노조원들이 전 직원을 대표하는 것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조금의 노력만 하면 달성할 수 있는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해서 인센티브 등이 나가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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