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금융경제신문=정순애 기자] "사회적 가치는 경제적 가치 못지 않게 중요합니다. 사회적 가치 측정과 창출된 사회적 가치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이라는 두 가지에 노력을 집중해야 합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8일 중국 하이난다오(海南島)에서 열린 보아오포럼 개막식 연설을 통해 기업의 신(新)경영전략으로 그가 제시했던 사회적 가치에 대해 소개하면서 사회적 가치 필요성 및 인센티브 제공 등 사회적 가치 창출 방법론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최 회장은 사회적 가치를 측정할 수 없다면 더 많은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없다며 평소 철학을 거듭 강조했다.

최 회장은 "우리는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경제적 성과를 키우기 위해 경제적 가치를 측정하는 회계 시스템을 진화시켜 왔지만 앞으로는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는 회계 시스템을 도입해 사회를 더 좋은 방향으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회장은 사회적 가치 창출의 구체적인 방법론으로 이른바 DBL(Double Bottom Line)을 소개했다.

최 회장은 "SK 주요 관계사들이 지난해 어느 정도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는지 올 상반기 내 발표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재무제표에 경제적 이익 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도 함께 반영하는 DBL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측정체계는 해가 지날수록 정교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국영기업 등을 관리하는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국자위)가 SK와 함께 사회적 가치 측정 프로젝트에 동참했다. 앞으로 더 많은 국가의 기업들, NGO, 시민사회 구성원들이 이같은 사회적 가치 측정에 동참하게 되면 지금보다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 회장은 더 많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선 인센티브 시스템을 만들어 사회적 가치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최 회장은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가 함께 창출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예컨대 사회적 인정이나 세제혜택 등 유무형의 인센티브 시스템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또 "SK그룹은 사회적 가치 측정체계와 인센티브 시스템에 대한 여러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 실험들이 조기에 성공한다면 혁신을 이루거나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등의 모멘텀이 될 것이며 더 많은 가치 창출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SK그룹 측은 최 회장이 이번 포럼에서 강조한 사회적 가치 창출은 지난 15일 막을 내린 중국 양회(兩會)에서 주요 정책과제로 제시된 질적 성장 제고, 환경오염 개선, 빈곤퇴치 등과 맥을 같이한다는 점에서 개막식 참석자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포럼에는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 이강(易綱) 중국 인민은행 행장 등 중국인사, 저신다 아던(Jacinda Ardern) 뉴질랜드 총리, 나카니시 히로아키(Nakanishi Hiroaki) 일본 경단련 회장 등 2000여명의 글로벌 리더들이 참석했으며 이번 개막식 연사에는 리커창 총리, 반기문 보아오포럼 사무총장, 이낙연 한국 총리 등 5개국 정상 외 한국 재계 인사로 최 회장이 유일하게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