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가능성·적합성·KB 역할 기준으로 모델 선정…인성·자기관리능력 중요
미디어 환경변화 빨라…SNS팀 중심으로 다양한 소재와 스토리 담아낼 것

■ 김진영 KB국민은행 브랜드전략부 부장 

[FE금융경제신문=권이향 기자]김연아, 박태환, 박인비, 손연재 선수부터 가수 이승기, 아이돌 아이오아이(I.O.I), 방탄소년단(BTS)까지 연관이 없어 보이는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KB국민은행 모델을 거쳤다는 점이다. 지금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당대 최고 스타지만 이들에게도 유망주로서 진흙 속에 묻혀있는 진주와도 같았던 시절, KB국민은행은 꽃을 활짝 피우기 직전 이들을 광고모델로 전격 발탁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혹자는 이러한 KB국민은행의 성공사례를 단순히 운으로 치부할 수 있다. 하지만 이미지가 중요한 금융업에서 국민은행은 보이는 것 이상의 가치를 보려 했기에 언제나 확신에 찬 모험을 했다.

이처럼 새롭고 도전적인 선택을 거듭하며 금융 마케팅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는 주역 중 한 명인 KB국민은행 브랜드전략부 김진영부장을 만나 지난 2001년부터 쌓아 온 경험과 앞으로의 전략방향에 대해 물어 보았다.

-모델 선정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부분은?

사실 금융은 광고를 만들기가 매우 어려운 업종입니다. 다른 업권과 다르게 눈에 보이는 상품보다는 서비스 등과 같은 무형적 측면이 중요하며, 상품에서 보일 수 있는 차별적 포인트도 적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미지 전달을 중시하게 되는데 모델은 이미지를 차별적으로 전달해 주는 매우 중요한 매개체라고 할 수 있죠.

이에 저희는 모델 선정 시 세가지 기준을 중점으로 두고 있어요. 첫째는 ‘성장가능성’입니다. 성장가능성은 모델이 가진 현재의 위상이 아니라 미래의 위상을 예측하는 것 라고 할 수 있죠. 저희는 이 모델이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의 답을 구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하곤 합니다. 둘째는 금융 아이덴티티와의 ‘적합성’입니다. 금융의 기본 바탕인 신뢰를 얼마나 보여줄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도 많이 합니다. 이 때문에 인성, 자기관리능력, 주변환경 등으로 판단하게 됩니다.

셋째는 KB의 역할입니다. 단순히 광고효과만을 노리기 보다는 KB가 함께 함으로써 모델이 얻게 되는 시너지가 매우 중요한 기준입니다. 서로 WIN-WIN될 때 장기적인 관계구축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단발성 계약 외 이 기준을 통해 선정하는 경우 짧게는 3개월 길게는 6개월 정도 검토하고, 계약을 체결하면 되도록 장기간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한번 인연을 맺으면 그 인연이 긴 것 같다. 그 이유는?

단기간에 모델이 지닌 명성이나 이미지를 소비하는 방식은 지양하고 있습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금융업의 근간이 신뢰인데 신뢰가 1~2년 만에 만들어지지 않기에, 충분한 시간을 갖고 관계 구축을 형성해 가는 방식을 선호합니다.

윤종규회장님도 ‘한번 맺은 인연을 오랫동안 가져가는 것이 아름다운 일이다’라고 자주 말씀 하셨습니다. 또한, 저희와 함께 하는 스타들 역시 KB와의 인연을 소중하게 여기고 노력해 주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이들과 언젠가는 헤어지는 순간이 올 텐데 생각만 해도 많이 힘들고 슬플 것 같아요.

-섭외 과정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모델은?

저 개인적으로 모두의 팬이기 때문에 다 기억에 남지만 그 중에서도 방탄소년단(BTS) 선정은 의미가 깊었던 것 같습니다. 처음 BTS를 모델로 선정하는데 2가지 생경한 고민이 있었거든요.

6개월 동안 검토한 결과, BTS가 저희와 가장 잘 어울리는 모델 이었어요. 하지만 많은 걱정이 앞섰습니다. 당시 BTS는 성공신화를 이어가는 위상에 비해 광고모델 활동이 적었는데, 경험상 이런 경우 그룹 활동을 우선시 해 상업광고는 지양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BTS측이 수락할지 걱정이 됐어요.

또 행장님을 비롯한 경영진의 결재를 받을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서더군요. 그런데 허인 행장님은 내용을 유심히 보시더니 ‘합시다’라고 바로 결정을 해주셨어요. 게다가 BTS도 선뜻 응해주어 내색은 안 했지만 마음속으로는 환호했었습니다(웃음)

최근 BTS는 저희가 예측한 미래보다 더 빠른 속도로, 큰 규모의 월드클래스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1분1초가 역사가 되는 모습을 보면서 너무 자랑스럽고 기쁩니다. 그 속에서 순수하고 열정 가득한 그들의 선한 영향력이 세상에 더 밝은 빛을 줄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앞으로의 전략방향과 목표는?

갈수록 환경과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다매체 환경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은 프로들의 전쟁터라고 생각합니다. 전쟁터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모델도 중요하지만 미디어 환경변화에 대한 이해, 젊은 세대가 공감하는 콘텐츠 생산, 사람을 중시하는 인문학적 소양 등 이 시대가 요구하는 차별적이고 탁월한 능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설픈 실패의 경험보다는 성공확률을 높이는 데 주력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올 상반기에는 올해 새롭게 진용을 갖춘 SNS팀을 중심으로 ‘대한이 살았다’ 프로젝트, 그래피티, 꿈FC 등 다양한 소재와 스토리를 진정성 있게 담아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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