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원 이상 인수자금 필요한 ‘대어’ 아시아나 항공, 한화그룹 고민 깊어져
하나금융, 2025년까지 비은행 비중 30% 목표…유력 인수 후보자로 떠올라

[FE금융경제신문=권이향 기자] 롯데카드 매각 본입찰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한화그룹과 하나금융그룹의 2파전이 예상됐지만, 최근 아시아나 항공 M&A라는 변수가 새롭게 등장하면서 하나금융이 롯데카드의 새 주인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 금융계열사 매각주관사인 시티글로벌마켓증권은 지난 1월 예비입찰을 거쳐 지난 2월 롯데카드의 적격예비인수자(쇼트리스트)를 선정했다. 오는 19일에는 매각 본입찰이 진행된다.

본입찰에는 하나금융지주와 한화그룹, MBK파트너스 등이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한화그룹과 하나금융간 양자 대결 분위기가 뚜렷해지면서 업계의 관심이 쏠렸다.

한화그룹은 그동안 한화갤러리아의 시너지 효과 등 유통계열 확대를 염두하고 롯데카드 인수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그러나 최근 아시아나항공이 M&A 시장에 매물로 나오면서 분위기가 바뀌게 됐다.

한화그룹은 항공기 엔진부품을 만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계열사로 두고 있으며, 작년에는 청주공항을 거점항공사로 둔 저비용항공사 에어로K에 지분투자를 하는 등 일찌감치 항공 관련 산업에 관심을 보였기 때문이다.

투자은행(IB) 업계는 금호산업이 보유 중인 아시아나항공 지분(33.47%)의 가치를 최대 1조 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 가격을 포함하면 전체 매각 가격은 약 2조 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그룹은 롯데카드 매각 희망 가격으로 1조50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한화그룹이 두 곳 모두를 인수하고자 한다면 최대 3조원 이상의 인수자금이 필요하게 된다.

이 때문에 한화가 ‘대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롯데카드 인수를 포기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자 업계의 관심은 하나금융으로 쏠리게 됐다. 유력 후보 중 하나로 평가받는 하나금융은 최근 비은행 부문 강화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말 기준 하나금융 전체 수익의 93.4%가 KEB하나은행에 편중됐다. 여전히 수익의 대부분이 은행에서 나오게 되면서 ‘무늬만 금융지주사’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하나금융은 오는 2025년까지 비은행 이익 비중을 30%까지 늘리겠다고 공언하며 롯데카드 인수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특히 롯데카드 인수를 시작으로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 롯데 유통계열사와 ‘전략적 제휴’를 맺어 업계 불황을 이겨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3분기 기준 7개 전업카드사 중 8.16%의 점유율로 업계 7위인 하나카드가 롯데카드의 점유율 11.28%를 흡수하게 된다면 19.44%의 시장점유율로 순식간에 삼성카드(19.02%)를 밟고 업계 2위가 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부 고객의 중복이나 이탈이 발생하더라도 하나카드가 ‘규모의 경제’를 통해 업계 불황에 대비할 수 있다”며 “자금조달과 가입자 확보 등 업무 효율성 측면에서도 금융 그룹이 인수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고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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