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8곳, AI 활용한 서비스 및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사업 추진 중
고객 빅데이터 기반으로 초개인화 마케팅·디지털 방식의 ARS 도입 나서

[FE금융경제신문=권이향 기자] 카드사들이 빅데이터를 활용해, 실무역량 강화에 나서며 경쟁력 강화에 잰걸음이다. 이에 누가 제일 먼저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 업계를 선점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금융회사의 디지털 전환 추진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금융사 108개사 가운데 65.7%(71곳)가 디지털 전환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며, 전환 사업에는 총 5844억8000만원의 예산을 배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업 카드사 8곳 역시 총 18건의 디지털 전환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주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서비스와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사업 추진이 활발하게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업계 1위 신한카드였다.

지난 3월 신한카드는 공간 공유 팝업 플랫폼 스타트업인 ‘가치공간’과 함께 ‘통합마케팅 제휴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2300만 고객 빅데이터에 기반한 초개인화 마케팅에 유통 트렌드를 더해 틈새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뿐만 아니라 ‘마이샵(MySHOP)’ 앱 서비스를 통해 소규모 가맹점에게도 고객들의 카드 이용내역을 빅데이터 분석해 고객들의 소비패턴을 읽어 이들에게 필요한 혜택 및 쿠폰을 제공해주고 있다.

삼성카드는 몇 년 전부터 디지털 전환을 강조한 덕을 톡톡히 봤다. 지난 1분기 120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이 7.9% 증가했기 때문이다.

우선 삼성카드는 지난 3월 챗봇서비스 샘을 통해 삼성카드 홈페이지나 애플리케이션, 챗봇 채팅방에서 카드 추천 및 신청, 이용내역 조회, 즉시결제 신청, 결제정보 조회 및 변경, 금융상품 신청, 가맹점 조회 등을 자동화 서비스로 제공했다.

게다가 고도화된 디지털 방식의 자동응대(ARS)를 도입해 콜센터업무의 효율성을 높여 전화상담 문의가 20%가량 줄였다.

트레이더스 월계점 오픈 전에도 빅데이터 분석으로 잠재고객을 추출해 타킷층에게 ‘삼성카드 링크(LINK)’를 보내는 등 이용 고객 확대 마케팅을 진행했다. 또한 고객들의 소비 성향과 이동 동선을 분석해 다른 점포 대비 매출이 142.7% 증가하는 효과를 이루기도 했다.

코스트코 단독계약을 따내며 도약을 꿈꾸는 현대카드 역시 신사업 진출에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현대카드는 ‘하이브리드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업무에 적용한 포털을 구축했다. 지난 2017년에는 IBM의 인공지능(AI) 서비스 ‘왓슨’을 활용해 만든 챗봇 ‘버디’를 도입해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업계 최초로 ‘인공지능-자동응답시스템(AI-ARS)’를 도입해 인공지능 상담원이 대기 시간 없이 바로 상담을 하고 있다. 게다가 인공지능 상담원은 최대 100명의 고객을 동시 처리할 수 있다.

현대카드는 앞으로 월평균 150만건의 상담 가운데 최대 30%를 인공지능 상담원이 응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카드사들의 데이터를 활용한 빅데이터 사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규제완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작년 11월 데이터규제 완화를 위해 ‘데이터 경제 3법(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여전히 국회에 발이 묶였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다들 결제 정보를 바탕으로 한 마이데이터나 신용평가 사업 등이 업계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개인정보법이나 정보통신망법은 여전히 국회에 계류된 상태로, 빅데이터 사업 확장을 위한 법적 근거는 부족하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디지털 전환, 빅데이터 활용을 통해 효율성 증대와 비용 절감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기에 나서고 있다”며 “빅데이터 사업 활성화를 위해 차기 여신협회장이 빅데이터 관련 사업 인프라 구축에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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